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Ⅱ. 통일한국의 등장과 지역질서 변화는? 통일한국, 미·중 상호견제의 전초기지·완충지대 되지 말아야 2013년 11월호
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바람직한 통일외교의 길을 묻다
Ⅱ. 통일한국의 등장과 지역질서 변화는? 통일한국, 미·중 상호견제의 전초기지·완충지대 되지 말아야
중국의 부상은 동북아 역학관계에서 미·중관계를 가장 중요한 관계로 부상시키고 있다. 이른바 G2로 표현되는 미·중관계가 어떠한 자리매김을 하는가는 동북아 국제질서의 향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 미·중관계에 한반도 통일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문제는 G2로 불리는 미·중관계가 협력이 아닌 대결로 나아갈 때 미국이 통일 한반도를 대중국 포위 전략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하면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주는 의미가 부정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한·미관계를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이고 포괄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다시 말하면 한·미동맹의 역할이 북한만이 아닌 지역범위로 확대될 때 한·미동맹이 과연 미국의 대중국 포위·견제 전략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 내에서 ‘중국위협론’이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만에 하나 한·미동맹으로 중국의 이른바 ‘위협’을 견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한말의 ‘이이제이(以夷制夷)’ 도식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통일 후에도 지정학적 숙명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사실 한반도 통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통일 과정에서 한반도의 전통적 지정학 특성이 얼마나 약화되고 소실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지껏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전략이 한반도에 개입되어 갈등과 충돌, 전쟁을 유발해 왔는데 오늘날까지도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전략이 한반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바로 한반도 분단 현실이 강대국들에 개입할 빌미와 틈새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통일은 바로 이러한 틈새를 메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해양-대륙 잇는 경제권 … 지경학적 요충지
결국 한반도 통일은 남북분단을 극복한 통일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지정학적 멍에와 강대국 전략의 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자유로운 통일이 되어야 하며, 지경학적으로도 융합의 장을 이루는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전초기지로도, 중국이 미국을 막는 완충기지로도 활용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을 논할 때 그것은 과정의 평화만이 아니라 결과로서의 평화로 자리매김 해야 할 것이다. 즉 통일 한반도는 명실공히 동북아 5강으로서의 ‘균형자 역할’을 해나가면서 역내 질서를 주도하는 가장 긍정적인 힘으로 부상해야 할 것이다. 통일 한반도는 이제 해양과 대륙의 ‘세력’이 아닌 ‘경제권’, 즉 ‘해양 경제권’과 ‘대륙 경제권’을 잇는 지경학적인 요충지로 부상되어야 할 것이다.
김경일 / 중국 베이징대 동방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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