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Ⅱ. 통일한국의 등장과 지역질서 변화는? 통일한국, 동북아의 ‘통합자’ 역할 감당해야 2013년 11월호
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바람직한 통일외교의 길을 묻다
Ⅱ 통일한국의 등장과 지역질서 변화는? 통일한국, 동북아의 ‘통합자’ 역할 감당해야
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의 외교가 미·중 또는 일·중 간의 갈등을 포함해 동북아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며, 중재자로서 통합형 네트워크 형성을 주도하기 위해 무엇을 기반으로 그 같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한국 외교의 주된 과제다. 혹자는 한국이 가지는 ‘중간자로서의 위치권력’을 강조하며, 한반도가 지니는 지정학적 의미와 중요성을 토대로 제시한다.
그러나 ‘위치권력’을 일면적으로 강조할 경우, 지정학적 위치라는 물질적 속성(자원)을 파워의 기반으로 제시하는 것이 되며, 이론적으로는 신현실주의의 파워 개념으로 되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 권력이란 단순히 지정학적 위치나 경제력 등이 아니라, 중간자 또는 통합자로서의 가치와 이념, 지향성, ‘매력’ 등을 포함한 ‘관계성’에 기반한 포괄적인 영향력이어야 할 것이다.
견제와 협력이 혼재하는 미·중관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일·중관계에서 한국이 이들 국가들 간의 ‘균형과 타협’을 이루는데 있어 어떠한 수단으로 전략적 외교를 전개할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중요하다. 다양한 삼각협력의 추진을 포함한 다층적 복합외교가 주요한 수단으로 제시될 수 있다. 양자외교에 비하면 다자외교가 보다 네트워크 파워의 특성에 합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동북아 지역정치 구도에서는 삼각협력 자체가 새로운 세력균형 정책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문제는 소위 전통적인 ‘대국’들은 외교 전략에 있어 양자틀을 기본적으로 선호하며,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다자외교를 선별적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 대국에게 한국을 포함한 삼각협력틀의 의미와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쉽지 않은 현실적 과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정학적 요인을 포함한 권력 관계뿐만 아니라 이익과 이념 등 국제관계를 추동하는 제반 요소를 포괄적으로 결합한 종합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삼각협력 등 다층적 복합외교 필요
네트워크 권력으로서 지역질서 형성에 중심적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각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한반도 통일을 추진하는 과정에 필수적이며, 나아가 통일한국의 위상과 입지를 위해서도 불가결할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지역 내 각국들과의 양호한 관계가 전제조건이 된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통일외교, 그리고 통일한국의 외교가 지향하는 지역질서는 전통적인 권력정치와 세력균형과는 다른 새로운 국제관계의 틀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가시적으로 구현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균형자’를 넘어서, ‘통합자’의 역할을 한국이 감당한다는 것은 한국 자신의 국제정치관, 주변국가와의 관계가 동시에 변화함을 의미한다. 한반도 통일은 새로운 차원을 선취한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국제정치관을 획득하려는 노력과 고민의 과정이 될 것이다.
이종원 / 일본 와세다대 한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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