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Ⅲ. 통일한국과 주변 4강, 기대이익과 협력방향은? 미국-통일한국, 경제·안보적 호혜 관계 구축 불가피 2013년 11월호
창간 30주년 기념 특집 | 바람직한 통일외교의 길을 묻다
Ⅲ. 통일한국과 주변 4강, 기대이익과 협력방향은? 미국-통일한국, 경제·안보적 호혜 관계 구축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양국 배석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회담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마 전 10년 만에 평양에 다녀왔다. 현장에서 본 북한은 3대 세습의 불안정성을 딛고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있었으며 경제적으로도 이전보다 훨씬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이번에 평양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한 것은 바로 북한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소련과 달리 쉽게 붕괴되지 않는 이유는 중국의 직간접적 지원 때문이다. 북·중관계의 미묘한 변화와 관련하여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미국 내 여론, 통일한국에 대한 우려 전혀 없어
한반도에서 평화적으로 통일이 이룩되면 완성된 통일한국은 무조건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의 여론은 미래의 통일한국에 대해 우려하거나 걱정할 만한 일이 전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통일의 당사자인 북한과 대화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 환경에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역시 북한과 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는 있음에도, 북한의 핵문제로 인해 그 길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은 산적한 국내적 문제와 함께 중동의 정세 등 대외적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아 사실 북한 문제는 여지껏 후순위로 밀려왔지만 결국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의지다. 향후 통일한국의 길을 걸어나가는 방향에서 관련국의 리더십과 의지가 어떠한 모습으로 투사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아시아재단에서 아산정책연구소와 함께 몽골 및 베트남에서 학술 세미나를 가졌다. 핵심주제는 바로 북한이 몽골과 베트남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점이었다. 북한에서 개혁·개방이란 말은 절대 쓸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상황이지만, 결국 북한은 미래에 어느 정도는 개방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고 외국과의 교류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기 북한의 절친했던 동맹국들은 이미 모두 돌아섰다. 몽골, 베트남을 지나 이제 미얀마까지 정치·경제적으로 변화했고, 오로지 북한만 남았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의 개방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북한 정부가 언제 어떻게 시대적 요청을 받아들이는지 현재로서는 전망할 수 없지만 주변국들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통일한국은 결국 한국인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주변 강국들의 도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또한 이 문제는 북한과의 교류로부터 시작되어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 이후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많다. 한·미동맹은 통일한국의 선택에 달려있다. 통일한국이 중립국의 모습을 원한다면 중립국으로 남으면 된다. 또한 통일한국은 필리핀의 경우처럼 미군을 철수 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한국은 중국과 일본을 진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가. 독도를 포함한 영토갈등과 역사 인식을 둘러싼 일본과의 심각한 문제가 계속되고, 이어도 문제나 서해 불법조업 등과 같은 중국과의 경제·안보적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여러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져도 결국 통일한국과 미국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호 호혜적 관계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중보다 일·중 간 갈등 가능성 더 우려돼
한반도 주변국과 관련한 역학관계에서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면서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양자관계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미·중관계는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상호 호혜적인 요소가 많다. 양자가 깊게 관계되어 있어 기대이익을 포기하고 전면 갈등의 상태로 접어들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갈등의 위험성 측면에선 미·중관계보다 일·중관계가 더 우려스럽다. 센카쿠열도 등의 영토 문제는 쉽게 해결 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외교적 마찰의 소지도 얼마든지 있고, 무력 충돌 역시 완전하게 배제할 수는 없다. 한반도 주변국들은 모두 한반도에 나름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상황이 변할 조짐이 보이면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 과정은 길고 험난하며 또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국 정부의 통일외교 역량이 분수령이 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질 것인지, 통일한국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양호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예상하고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반도 통일비용이 1조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추산되며 특히 골드만삭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 후 10년간은 경제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나, 아무리 통일비용이 비싸다고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통일한국은 경제적으로 강국이 된다고 전망한다. 그만큼 통일효과가 클 수 있음을 거시경제 차원에서 분석한 것이다. 힘들고 쉬운 길은 아니지만 한국은 지금부터라도 통일준비를 시작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는 것이다.
피터 벡(Peter M. Beck) /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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