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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을 말한다 | 북한에서 노인으로 사는 것? 2013년 11월호

연간기획 | 북한인권을 말한다 25

북한에서 노인으로 사는 것?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기념해 열린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60돌 경축행사’에 참가한 전쟁노병 대표들과 만났다고 이 지난 7월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기념해 열린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60돌 경축행사’에 참가한 전쟁노병 대표들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3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선전용 웹사이트에는 한국의 거리에서 리어카를 끌고 가는 노인 사진 두 장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쓰레기를 주어 하루하루 힘들게 연명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2.2%(612만명)가 고령층으로 구성된 한국 사회에서 노인빈곤층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노인일자리 사업과 기초노령연금제 실시 등으로 노인빈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

北, ‘연로자보호법’ 제정 … 실제는?

고령화 문제는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사회적 도전이며 우리나라의 고령화 추세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기초노령연금제 등 노인복지 확대 추세는 늘어나는 노인층의 다양한 사회적 욕구에 대응하면서 가족의 부양의무를 덜어주고 국가의 보호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 다시 말하자면 헌법적 가치로 규정되어 있는 노인층의 복지권, 즉 사회적·경제적 권리를 보호하고 이행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북한의 기대수명은 2011년을 기준으로 각각 81세와 69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1990년을 기준으로 각각 남한 72세, 북한 70세로 나타난 기대수명 수치와 비교해 볼 때 10년 이상의 현저한 격차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노인 인구 비율은 약 8.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만성적인 경제난과 보건의료 시스템 붕괴로 인해서 노인층에 대한 배려와 복지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노인층은 북한 내에서 사회적 약자로 생산적 주체가 아닌 사회적 부담으로 인식되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말 현재 노인 인구가 유엔이 지정한 ‘고령화 수준(7%)’을 넘어섬에 따라 2003년 4월 ‘조선연로자방조협회’를 발족했으며 2006년 3월 이 협회를 ‘조선연로자방조연맹 중앙위원회’라는 상설 국가기구로 승격시킨 것에 이어 2007년 4월에는 노인들의 건강과 생활을 지원하는 ‘연로자보호법’을 제정했다. 북한에서 연로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만 60세 이상의 공민이며 ‘연로자보호법’의 보호대상은 노동연한을 마쳤거나 현재 노동을 계속하고 있는 60세 이상 남성과 55세 이상 여성으로 규정된다.

국제 노일의 날인 지난해 10월 1일 이 ‘노인들이 사회적 관심 속에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국제 노일의 날인 지난해 10월 1일 <조선중앙통신>이 ‘노인들이 사회적 관심 속에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노인 중에서도 정치적 충성계층 우대

북한은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면서 유엔에서 제정한 ‘국제 노인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0월 1일 ‘국제 노인의 날’을 맞아 평양시내 노인들을 모아놓고 체육, 오락경기 등 각종 행사를 조직하고, 예술 공연도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노인우대 정책을 선전했다. 그러나 북한에 ‘연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인복지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데, 군인을 위한 열차 좌석 특혜는 있지만, 노인들을 위한 경로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 헌법 제72조가 보장하고 있는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에 대한 무상치료와 사회보험에 의한 연로자보호 정책은 단지 종이 위에 쓰인 활자일 따름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양로원은 도시근로자, 국영기업 은퇴자들이 우선적으로 입소한다. 북한의 노인복지 정책은 혁명투사, 혹은 ‘전쟁노병, 영예군인’ 등 정치적 충성계층을 우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노동법’에 따르면 별다른 자격조건 없이 60세 이상 남성과 55세 이상 여성들에게는 모두 연로연금이 지급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수많은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듯이 북한 노인들은 일부 특권층을 제외하면 국가로부터 받는 실질적인 혜택이 전혀 없다. 60세 이상 남성 주민들에게는 식량배급이 종료되기 때문에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생존이 어려운 실정이다.

200만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 1990년대 말 북한의 대기근 시기 근로능력이 없는 노인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당수의 고령세대가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고령화 추세는 북한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북한 사회도 결국 늘어나는 고령세대의 다양한 복지욕구에 직면할 것이다. 사회통제를 개인의 권리보다 우선시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노동능력이 없는 노인층은 사회의 자원배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나이 든 사람은 행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개인의 노력만으로 풀기 어려울 때는 국가나 사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북한 당국도 자신들이 제정한 ‘연로자보호법’의 기본정신과 정책들을 하루 빨리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이원웅 / 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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