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원이 뜬다! | 모바일 폰 슬림화와 소형화 가능케 한 ‘영생의 과일’탄탈륨 2013년 11월호
신자원이 뜬다! | 모바일 폰 슬림화와 소형화 가능케 한 ‘영생의 과일’탄탈륨
탄탈륨(Tantalum)의 원광인 탄탈라이트(Tantalite)는 1800년대 초 처음으로 발견된 광석으로 신들로부터 영생의 과일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영원한 갈증과 굶주림의 고통을 대신하였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탄탈로스의 이름에서 연유한다.
탄탈륨은 전도성, 내열성, 내식성에 탁월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축전기, 합금재료, 제트엔진, 미사일, 인공위성, 의료기기 등 첨단기기 제조에 쓰인다. 세계 탄탈륨 생산량의 2/3 정도가 축전기 산업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탄탈륨 축전기는 모바일 폰, 디지털 카메라, 게임기 등 디지털 전자기기의 필수 부품으로 아직까지 다른 소재로 대체될 가능성은 없다. 탄탈륨 축전기의 뛰어난 내열성은 모바일 폰의 협소한 공간에서도 주변 장치를 손상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균질한 전도성은 고품질의 통화를 가능하게 한다. 더구나 미량의 탄탈륨으로 모바일 폰용 축전기와 전기회로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바일 폰의 슬림화 및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여 이들 제품 시장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탄탈륨은 광산(55%), 재활용(20%), 재고(17%), 주석 슬래그(8%)에서 공급된다. 재활용의 경우 전자기기의 소형화에 따른 분리 작업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그 공급 점유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낮아 광산 공급원의 중요성이 점점 증대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필수 소재 … 대체 가능성도 없어
탄탈륨의 세계 매장량 통계는 전문기관마다 차이가 있으나 ‘미국 지질조사소(USGS)’는 11만t, ‘탄탈륨-니오븀 국제연구센터(TIC)’는 31만4천t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 USGS는 DR콩고를 포함한 중앙아프리카 분쟁지역 국가들은 물론 중국, 러시아, 중동의 매장량도 제외하고 있어 매장량 통계를 보수적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USGS보다 세계 매장량을 3배 많게 추정한 TIC 통계에 따르면 주요 매장 지역이나 국가는 남미(12만9천t, 41%), 호주(6만5천t, 20%), 중국과 동남아시아(3만3천t, 10%), 러시아와 중동(3만1천t, 9.8%), 중앙아프리카(2만8천t, 9%) 순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생산량은 연간 1,000t을 상회하고 있으며 최대 생산국가인 호주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말 Greenbushes와 Wodgina 광산의 생산을 일시 중단함에 따라 호주의 2009년과 2010년 생산량은 80t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탄탈륨 원광의 가격은 전적으로 국제현물시장에서 결정되며 2012년 현재 국제가격은 1kg당 80달러 수준으로 가격 등급은 원광에 포함되어 있는 산화물(Ta2O5)의 집중도에 의해 결정된다. 탄탈륨 국제가격은 1978~1980년과 2000년 가격이 폭등하는 이상 현상이 두 차례 발생하였는데 2000년의 경우 1파운드(0.453Kg)당 220달러로 전년 대비 600% 이상 폭등하였다. 이는 게임기(Playstation 2)와 제2세대 모바일 폰 등 새로운 전자기기에 대한 수요 폭증에 기인한 탄탈륨 공급부족과 투기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2000년 가격폭등이 1~2년 사이에 빠르게 진정될 수 있었던 것은 DR콩고산 저가 탄탈륨의 대량공급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세계 탄탈륨 시장의 움직임에 주의 깊게 주목하여야 할 것은 DR콩고의 탄탈륨 생산이다.
DR콩고 동부지역 키부 지방에서 생산되는 탄탈륨은 컬럼바이트와 탄탈라이트의 혼합광석을 지칭하는 콜탄(Coltan)으로 불리는데, 1㎏의 콜탄에는 330g 정도의 탄탈륨이 검출된다.
DR콩고 ‘피의 콜탄’, 분쟁 광물로 지정돼
DR콩고의 탄탈륨 매장량이 세계 매장량의 80%, 아프리카 매장량의 80%라는 자료가 무비판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1990년대 초반부터 대부분의 외국 광물 탐사회사는 전쟁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철수했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에 의한 공식적인 매장량 자료는 존재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2008년 기준 아프리카가 세계 탄탈륨 생산의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DR콩고가 21%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DR콩고 인접국가인 르완다가 키부지방에서 불법 채광하여 반출한 탄탈륨이 2010년 기준 100t에 달하고 있어 이것을 포함한다면 DR콩고의 탄탈륨 생산량은 200t을 상회하게 되고 세계 최대 생산국가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탄탈륨 국제시장에서 DR콩고의 탄탈륨 생산과 유통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현재 콜탄은 분쟁광물로 지정되어 국제적 유통에 제한을 받고 있다. 콜탄이 분쟁광물로 지정되기 전 이미 UN, 국제적 인권 및 환경단체 활동가는 반정부 무장단체에 의한 콜탄 생산에서 인권탄압, 산림 파괴, 동물군(고릴라, 코끼리 등) 남획, 수질 오염 등을 자행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국제적 관심을 유도하였다. 국제사회에서 ‘피의 콜탄’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국제기구인 ‘자원개발산업 투명성 이니셔티브(EITI)’는 공정유통 감시대상 광물에 콜탄을 포함시켰다. 이에 H. C. Starck(독일), Cabot Cooperation(미국) 등 탄탈륨 제련회사와 최종소비자인 인텔, 애플, 모토로라, 노키아, 휴렛팩커드 등 국제적 기업들은 DR콩고산 탄탈륨의 거래 및 구매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또한 미국의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법안(2010. 7)과 미국 증권감독위원회 규제안(2012. 8)이 통과되면서 콜탄은 분쟁광물로 국제적 유통에 규제를 받게 되었다.
현재 DR콩고 정부가 공인한 원산지증명이 된 탄탈륨은 합법적으로 국제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으나 불법 채굴한 탄탈륨의 상당부분이 원산지 증명을 위조하거나 다른 지역 생산 탄탈륨과 혼합하여 유통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중국이 수입하는 탄탈륨의 50%는 불법 채굴한 DR콩고산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중국의 탄탈륨 제련회사인 Ningxia Orient Tantalum Industry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DR콩고산 탄탈륨이 분쟁광물로 국제적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탄탈륨 수입업체와 탄탈륨 제련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분쟁광물 규제법안에 대한 정확한 내용 파악과 원산지 및 공급사슬 실사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박창렬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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