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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의 북한 식수환경 개선사업 2012년 4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의 북한 식수환경 개선사업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이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식수와 위생 분야의 진전 2012(Progress on Drinking Water and Sanitation 2012)’ 보고서는 북한을 식수 분야에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오르지 못한 국가’로 분류했다.

여성과 아동, 물 부족 부담 떠안아

보고서에 따르면 상수도, 공공 배수탑, 위생적 우물 등에서 안전한 식수를 확보한 주민의 비율이 지난 2000년 전체 인구의 100%에서 2010년에는 98%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도시에서는 주민 99%가 안전한 식수를 확보했지만 농촌에서는 그 비율이 9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위생시설 분야에서는 ‘궤도에 오른 국가’로 분류됐다. 하수도, 정화조, 수세식 변기, 환기장치와 뚜껑 있는 재래식 변기 등의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 비율이 2000년 61%에서 2010년에는 80%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이번 호에서는 국내 민간단체인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이하 기아대책)의 북한 식수환경 개선사업을, 다음 호에서는 유럽 NGO들의 ‘깨끗한 물 공급 및 위생시설 지원사업’을 소개하려 한다.

사실 물의 원활한 공급은 인간 생활에 필수적이다. 인간의 몸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1%의 탈수가 오면 갈증을 느끼고, 10%를 손실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물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섬이나 산간벽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물 공급에 대한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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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대책의 기술자들이 북측 인력들과 함께 오수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기아대책

北 잦은 가뭄과 벌목, 비료 과다 사용으로 식수원 고갈

하지만 지구상에는 아직 이러한 하드웨어가 충분하지 않은 사회가 많다. 특히 재난 등으로 기본적인 사회 설비가 파괴됐을 때 물 공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997년부터 국제적인 NGO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스피어 프로젝트(The Sphere Project)’에서 발행한 「인도주의 헌장과 재난 대처의 최소 기준(Humanitarian Charter and Minimum Standards in Disaster Response)」은 “모든 사람은 물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인 법률로도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물에 대한 접근권은 건강에 대한 권리와 주거 및 식량의 권리 등 다른 인권을 보장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물과 위생은 재난 발생 초기 생존에 매우 필수적인데, 재난에 처한 사람들이 가장 취약하게 노출되는 것이 부적절한 위생과 불충분한 물 공급으로 인한 질병이라는 설명이다. 물이 나쁘면 수인성 질병 등 전염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또 위생 상태도 악화, 곤충을 매개로 한 질병도 크게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물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부담은 거의 대부분이 여성과 아동이 지게 된다는 점은 물 부족의 또 다른 심각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지구상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가사는 여성이 담당하는데, 여성들이 물을 긷는 과정에서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즉 우물 등 물을 얻을 수 있는 시설이 외진 곳에 있을 경우 물을 길러 가는 여성 및 아동은 강간 및 폭행의 폭력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러면 북한의 물 공급 현황은 어떨까? 조금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이 지난 2002년 발표한 ‘2002년 북한의 수자원 및 위생 보고서(DPRK Sector Report: Water and Environmental Sanitation)’는 북한의 전반적인 식수 공급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잦은 가뭄과 벌목, 비료 과다 사용 등으로 식수원이 고갈되어 가정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98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식수 공급원은 수도 시설(74.2%), 우물(16.3%), 수동식 펌프(8.2%), 공중수도(1.2%), 비보호 수원(0.2%)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또 북한 인구의 65%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상수도에 의존하고 있는 도시 주민들은 오히려 농촌에 비해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당국은 또 1인당 하루 식수량이 1994년 304리터에서 1998년 289리터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더 감소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북한의 식수 공급에서 제일 큰 문제점은 상수도가 상당수 노후했고 관리체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펌프 기기, 정화 소독제, 상수관 관리 장비, 수질 관리를 위한 측정 도구 등의 부족으로 식수에 대한 안전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북한의 내각기관인 도시경영성은 상수도관의 누수로 인해 북한에서 정화되는 상수의 50%가 유실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전력난으로 인해 가정 폐수가 자주 막힘에 따라 노후한 하수도관의 누수가 초래되고 있다. 상수도와 하수도관이 같이 매설되어 있어 상수도의 오염이 우려되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기아대책의 북한 식수환경 개선사업은 수자원 개발부터 시작됐다. 기아대책이 북한의 수자원 개발과 관련해 북측 당국과 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지난 2003년이다. 1994년부터 미주기아대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을 지원해 오던 기아대책은 2000년대 접어들면서 독자적인 대북지원사업을 모색한다.

환경과 의료, 위생 등의 분야에서 많은 해외 지원 경험을 가진 기아대책은 이 과정에서 북한에 수자원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을 파악, 이를 북측에 제안했다. 북측 당국 역시 이에 적극 호응, 약 1년간의 사업 협의 끝에 합의서가 만들어졌다.

수자원 개발에 관한 합의서를 바탕으로 기아대책은 지난 2004년 평양 적십자병원과 황해북도 봉산군 은정리 젖염소 목장 등 2곳의 지하수 개발을 시작했다. 이 해 여름 평양에 도착한 기아대책 수자원 개발위원회 관계자들은 적십자병원에서 시추작업을 실시한 끝에 하루 500t 가량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지하수 한 공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아대책 기술진은 또 황해북도 봉산군 은정리 젖염소 목장의 착유설비 및 가공설비에 필요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시추를 시작했다. 기아대책의 한 관계자는 은정리 목장의 경우 시추 초기 지하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수질이 좋지 않아 재차 작업을 시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며 다행히 곧 맑은 물이 나와 수중펌프와 파이프 설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은정리 목장에서 나오는 하루 70~100t의 물은 농장 주민의 식수와 생활수로도 활용된다.
기아대책의 수자원 개발은 지하수 및 지표수 개발 단계와 물탱크 등에 저장하는 단계, 그리고 정수 및 급수 단계 등 3단계로 이뤄진다. 기아대책은 적십자병원의 경우 급수설비 공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이곳의 급수시설은 대부분 30~40년 전에 설치된 것이라 이미 노후했고, 물탱크, 펌프, 배관시설 등의 병원 급수와 관련한 기초 시설의 개보수 작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급수설비 보완 공사를 통해 2,000여 명이 사용하는 각 병동에 효과적으로 물을 공급하게 됐다고 기아대책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기아대책은 직접적인 수자원 개발 이외에도 북한에 정수 장비와 염소 소독약도 지원했다. 정수시설의 노후화로 평양의 수돗물은 소독되지 않고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대책은 물론 오수 처리시설 개선에도 힘을 기울였다. 지난 2008년 기아대책은 평양시 락랑구역에 오수정화 처리시설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아대책의 이러한 식수환경 개선사업은 진행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하수를 개발할 수 있는 시추시설이 전략 물자가 될 수 있다면서 남쪽 당국이 반출을 승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북측의 담당자 역시 외견상 드러나는 실적 중심의 사업을 선호하면서 식수환경 개선사업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이 여전히 식수 분야에서 ‘궤도에 오르지 못한 국가’로 남아있는 것은 어쩌면 물 공급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무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손종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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