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4월 1일

시사초점|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논란들 2012년 4월호

시사초점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논란들

정치의 계절 4월이다. 이번 19대 총선의 주요 이슈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구 42만명의 제주도, 그 중에서 1,900여 명이 거주하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은 1993년부터 제기되었다. 우리나라 전체 교역 물동량의 99.8%가 제주남방 해역을 통과하므로, 이 지역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는 논리로부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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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전체조감도

제주해군기지, 남방해역 수호 역할

당초 예정지는 지금의 강정마을이 아닌 화순항이었지만 화순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돼 다른 몇몇 마을이 해군기지 유치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서 ‘해군기지 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이어 강정마을도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2007년 5월 정부는 후보 예정지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는바, 제주 강정마을(56.0%), 화순리(42.2%), 위미리(36.1%) 등의 찬성의사를 감안하여, 2007년 6월에 제주해군기지 건설지로 강정마을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당시 제주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여론조사에서도 찬성(54.3%)이 반대(38.2%)보다 많았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1차적으로 제주도민의 문제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안위 및 국가대계와 관련 있다. 현재 논란의 핵심쟁점은 크게 보아 4가지 문제로 집약된다. 첫째, 선정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이다.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마을회의 결정과정에서 87명만이 참석한 것을 두고, 대표성과 구성요건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불성설이다. 유치결정이 강압에 의해서 이뤄진 것도 아니며, 주민들의 자체투표와 제주도가 별도의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국방부에 건의하였다는 점을 망각한 논리다.

둘째,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건설은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이 논리의 기저에는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미 해군이 기항하게 되고, 결국 미군기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G2경쟁 시대를 맞이하여 제주도가 마치 미·중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제강점기와 제주 4·3항쟁의 피해가 남긴 트라우마가 작용한 결과인 것은 분명하나, “평화의 땅에도 비무장은 없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다시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의 하와이와 일본의 사세보, 요코스카 항이 ‘전쟁의 섬’은 아니지 않는가. 평화로운 해군기지의 새로운 역할 모델을 전 세계에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국방부 역시, 제주해군기지가 미군기지로 전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제주해군기지는 예방적 군사기지일 뿐이지, 타국을 침략하는 전진기지가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해군기지인가 아니면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인가의 여부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정부는 2008년 9월 해군전용기지가 아니라 민과 군이 공존하는 ‘제주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건설할 것을 천명하였다. 즉, 민간선박인 15만t급 크루주선이 기항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측에서는 15만t 크루즈 입항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제주도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달았다.

그러나 군함이 한 척이 계류하든 또는 두 척이 계류하던 그것을 군항으로 해석하면 군항이 될 것이나, 중요한 사실은 여기에 민간인 배도 입출항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해군전용의 군항이 아니라는 점이다.

넷째, 구럼비 바위에 대한 문화재 훼손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2011년 10월 5일 현지조사를 통해 여타 지역과의 비교우위를 갖는 문화재급 가치는 부족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한 해군은 이 지역에 서식 중이던 멸종위기 2급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새뱅이 등을 유사한 환경의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제주 전체 해안 178㎞ 중에서 제주해군기지는 2㎞에 불과하며, 환경영향 평가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보고되었다. 최근에 건설되는 전 세계의 군항을 살펴보면 과거와 달리 친환경적인 동시에 민간항구보다 더 깨끗하게 건설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제주해군기지는 약 1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국책사업이다. 이 기지가 완공되면 군인가족들을 포함 약 8,000명의 생활공간이 추가로 창출되고,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에 직·간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일례로 해군 부산기지의 경우 2010년 한 해 동안 부산지역에 2,022억원의 생산유발과 775억원의 부가가치를 가져다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강원도 동해시에 자리 잡은 해군기지도 2009년 한 해 동안 강원지역에 2,207억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한 바 있다.

국가번영과 안보를 위한 시대적 요구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하는 지역이다. 북한은 지리적 위치상 대륙과 연결되어 생존을 도모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해양에 의존하여 지금까지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구가해 왔다. 경제생존의 유일한 출로인 바다가 다른 어느 국가에 의해 교란되거나 봉쇄된다면, 국가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보건대, 바다의 중요성을 상실할 때 우리는 왜침을 당했고 민족의 웅대한 기상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우리는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바다를 찾고, 바다에 서고, 바다와 더불어서 우리 국가의 장래를 설계해야 한다.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영토가 아닌 다른 국가의 일부라면 모르거니와 선조들이 물려주었고, 우리가 살아가는 그리고 자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공간이라면 우리 헌법 제3조와 제5조, 그리고 제23조, 제37조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가발전의 백년지대계를 위해 소모적인 정략적 논쟁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제주해군기지는 반드시 건설되어야 할 것이나, 아름다운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훼손시키지 않고, 제주도민의 의견과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여 건설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도와 해군은 소통을 통해 조금씩 양보하여 각자 윈-윈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권오국/ 통일연구원 프로젝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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