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4월 1일

특집| 사회개혁, 공산당 사활 걸린 양날의 칼…우회로 모색 2012년 4월호

특집| 안정과 성장, 기로에 선 중국

사회개혁, 공산당 사활 걸린 양날의 칼…우회로 모색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년 동안 중국이 이룬 고도의 경제성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함께 G2로 인정받을 정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시키고, 대내적으로는 사회 전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 및 절대 빈곤층의 감소를 가져왔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갈등과 균열의 심화라는 부작용도 함께 불러왔다.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 및 계층 간 부의 불균형 확대, 부정부패 만연, 이주노동자의 사회적 소외 등은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저해하며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당장 올해 10월로 예정된 국가지도부의 권력교체가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사회 불안정이란 난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의제도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즉 사회적 불평등, 지역적 불균형, 부정부패, 농촌지역 집단 시위 및 소요사태, 농민공 차별, 소수민족 분리주의 운동, 식품 불안전, 물가상승, 취업난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강구에 논의를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중점적으로 수행해야 할 ‘정부의 7대 임무’에 수입분배구조 개혁을 위한 종합방안 마련, 농촌 공동토지 수용규정 제정, 양로보험 전면 실시, 빈곤층 지원방안 확대, 교육비의 GDP 4% 이상 확충, 부동산시장 억제정책 지속, 민간투자의 건전한 발전 유도 등을 포함시키고, 올해의 국정목표로 삼았다. 이들 7개 정부 과제 중 6개가 분배와 민생에 관련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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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7월 16일 중국 신장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무장경찰이 치안유지를 위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부차·부패·차별, 공산당 집권 정당성 위협

문제는 과연 중국 공산당 정부가 이러한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이다. 실현 능력 여부는 향후 중국이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공산당 집권체제를 존속시킬 수 있느냐를 결정하게 되고, 그에 따라 중국의 향후 역사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한 현 4세대 지도부도 사회적 갈등과 균열을 해소하기 위해 ‘이인위본(以人爲本)’, ‘우쾌우호(又快又好)’, ‘공부론(共富論)’, ‘조화사회’, ‘과학발전관’ 등 기존의 발전전략과 차별화된 노선을 모색해왔다. ‘반부패운동’, ‘법치사회 건설’, ‘정치개혁’ 등 구호를 내세우며 부정부패 만연 현상에 대해 폭발일로에 있는 사회적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반부패운동을 전개하면서 법치사회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정부의 의지와 달리 성과는 기대하는 것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과 함께 선택한 ‘국가발전 전략’ 및 ‘체제전환 방식’이 사회 불안정이란 난제의 해결을 제약하는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 전략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의미하는 선부론(先富論)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일부 사람과 경제발전에 유리한 일부 지역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됐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과 지역은 경제발전에서 상대적으로 극심하게 소외됐다.

중국이 선택한 체제전환은 공산당 일당독재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확산·심화하는 점진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잠재적으로 개혁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큰 당·정의 기득세력을 개혁·개방의 우군으로 만들어 체제전환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했다. 하지만 당·정 간부와 시장 행위자의 결탁을 용이하게 하여 부정부패의 만연을 가져왔다.

헌법 개정을 통해 사영기업가의 공산당 입당이 허가된 이후 당원의 자본가 비율은 점증하고 있으며, 이번 전인대 구성원도 30% 정도가 기업인이다. 개혁·개방 과정에서 자신의 배경을 활용하여 사업에 성공한 과거의 당·정 간부, 당·정 간부와 협력 또는 결탁 관계를 유지하며 성공한 기업가 등이 경제발전의 최대 수혜자이며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다. 이들을 건드려야 하는 국가발전 전략 및 체제전환 방식의 획기적인 수정은 구호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제시한 사회안정화 방안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 가능성이 낮고, 설사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벽은 높다. 시장화의 진전으로 사영경제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빠르게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 시장세력의 저항을 최소화하며 순조롭게 진행될 지 의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부정부패의 철저한 척결 시도는 십중팔구 공산당 체제 유지의 기반인 기득권 세력 대부분을 적으로 돌려야 한다.

중국 정부는 사회 불안정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면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이 훼손되지만,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선다고 해도 기존 기득권 세력이라는 장애물로 인해 역시 공산당의 권력 장악이 위협받게 된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의 사활이 걸린 양날의 칼이다.

구체성 결여된 사회안정화 방안 성과 의문

이러한 딜레마를 잘 인식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우회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민족적 자긍심과 애국심을 고취시켜 개혁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불만을 외부로 향하도록 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유지하며 공산당 집권의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한족 중심의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강화하여 소수민족 분리운동을 자극하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폭력적인 생계형 시위 역시 체제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시위의 발단은 주로 농촌지역의 강제적인 토지 수용과 보상, 임금체불, 기업파산 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특히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폭력시위 및 파업은 주로 2세대 이주노동자들이 개입하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의 주역이며 전체 인구의 50%를 차지하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하나의 계층을 형성하고 있어 더욱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체성이 결여된 사회 안정화 방안이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검토한 현실적이며 구조적인 제약 조건 및 환경으로 인해 이번 방안도 역시 사회를 기존의 방향과 관성에 따라 굴러가도록 하면서 상황을 봐가며 부분적으로 수정해가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경우/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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