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1월 1일

북녘 배낭여행 | 수양산에서 해주만까지, 산 길 따라 물 길 따라 2015년 11월호

북녘 배낭여행 9

수양산에서 해주만까지, 산 길 따라 물 길 따라

언젠가 황해남도 지역 여행을 하면서 해주시를 잠시 들렸던 적이 있다. 해주시에도 볼거리가 많다고 들었었는데 제대로 둘러보고 오지 못해 아쉬웠었다. 선선한 날씨가 이어져 야외활동하기 좋은 가을날, 해주시를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 떠났다.

해주시는 황해남도 남부의 서해연안에 위치한 황해남도의 도 소재지로 북부는 신원군, 동부는 청단군, 서부는 벽성군과 잇닿아 있으며 남부는 서해에 면해 있는 곳이다. 서북~동남 간 길이는 24km, 북동~남서 간 길이는 11km이고 면적은 206.93㎢로 도 전체면적의 2.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행정구역은 26동 5리로 구성되어 있다.

해주시 광석천 전경

해주시 광석천 전경

수양산성, 임진왜란 흔적은 아련 고즈넉한 운치 가득

 

해주시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수양산이었다. 수양산은 해주시와 황해남도 신원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가장 먼저 햇빛을 받는다고 ‘수양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수양산은 해발 946m로 황해남도에서 구월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라고 한다. 산이 높아서일까? 산성폭포라고도 불린다는 수양산폭포도 그 높이가 상당하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도착해서 마주한 수양산폭포는 정말 듣던 대로 높았다. 수양산폭포의 높이는 128m, 사거리는 186m, 너비는 12.5m라고 한다. 고개를 한껏 치켜 올려 쳐다보았는데도 폭포의 모습을 다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폭포수는 바위들을 에돌아 깎아지른 듯한 바위벽으로 우레같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폭포의 벽면이 약간 불룩해 마치 폭포수가 하늘에서 바위벽을 따라 떨어지는 것 같았다. 높은 곳에서 쏟아지는 폭포수가 만들어내는 구슬 같은 물방울과 물안개들이 가을 옷 갈아입은 원색의 단풍들과 한데 어울러져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었다.

수양산폭포를 감상한 후에는 수양산성으로 향했다. 수양산성은 수양산에 있는 옛 성터로 고구려 때의 유적이다. 성은 북쪽에 높이 솟은 장대산을 배경으로, 그 남쪽의 골짜기와 넓은 평지를 안에 넣고 그 주위의 봉우리와 능선을 따라 쌓은 고로봉식 산성이었는데 성벽의 높이는 5m안팎이고 둘레는 5,258m에 달할 정도로 길다고 한다. 수양산성은 임진왜란 때 선조들이 왜적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안기기도 했던 곳이라고 하는데 세월이 흐른 현재의 수양산성은 그 때의 치열했을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고즈넉한 운치를 품고 있었다. 또한 높은 수양산에 위치하다보니 산성의 서남쪽으로 아득하게 너른 연백벌과 해주만을 감상할 수 있었다.

수양산에서 내려와 도착한 곳은 광석천이었다. 광석천은 수양산의 남쪽 경사면에서 시작해 해주시의 시가지를 지나 해주만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하천 바닥에 화강암이 드러나 바위 위로 물이 흐르고 있어 돌내, 또는 옥계천이라고도 불린다는 광석천은 길이가 7.6km에 달하며 해주시의 옥계동, 사미동, 광하동, 광석동, 해청동 등의 영역을 흐르고 있다. 때문에 광석천을 따라 내려가면 해주시의 문화유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해서 남은 해주시 여행은 광석천 상류에서 하류로 가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광석천의 맑은 냇물과 아름다운 풍치를 감상하며 따라내려 오다 처음으로 들른 곳은 옥계동에 위치한 해주석빙고였다. 어렸을 적 경주로 수학여행가서 석빙고를 처음 봤던 기억이 떠올라 더욱 반가웠던 해주석빙고는 고려 초에 처음 만들어지고 1735년에 보수한 것이라고 한다. 굴의 길이는 28.3m, 너비는 4.5m, 높이는 약 6m에 달한다고 한다. 해주석빙고는 마치 기차 터널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화강석을 다듬어 남북으로 길게 무지개형으로 쌓은 다음 석회를 다져서 덮고 그 위에 잔디를 입힌 것이라 했다. 석빙고 내부에 들어가 보니 궁륭식의 천장과 큰 화강석판돌들이 견고하게 맞물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온몸으로 서늘함이 느껴져 해주석빙고가 아직까지 제 기능을 잃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빙고를 둘러본 후에는 근처에 위치한 해주5층탑을 찾았다. 해주5층탑은 고려 초기에 세운 것으로 두 층으로 된 기단위에 화강암을 다듬어 5층으로 쌓은 석탑이었다. 그런데 덩그러니 탑만 있는 것이 의아해 안내판을 읽어보니 과거 한 때는 이 탑을 중심으로 지은 절이 있었으나 오래 전에 없어지고 해주5층탑만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다시 광석천을 따라 걸어 내려와 해청동에 도착해서는 해주다라니석당을 볼 수 있었다. 해주다라니석당은 해주공원 안에 위치해 있었다. 해주다라니석당은 6각으로 된 두 겹의 바닥돌 위에 역시 6각의 받침대가 놓여 있었다. 6각몸돌에는 ‘대불정다라니 당’이라는 당명과 함께 범어로 된 다라니경문이 새겨져 있었다. 다라니석당은 단단한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풍화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아름다움이 비교적 잘 간직되어 있었다.

해주5층탑

해주5층탑

해주9층탑 원래 5층탑? 독특한 느낌 풍겨…

 

해청동에서는 해주다라니석당 뿐만 아니라 해주9층탑도 만나볼 수 있었다. 고려시기 유적인 해주9층탑은 원래는 5층탑이었는데 다른 탑의 부재가 일부 섞여 9층탑이 된 것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몇 개 안되는 다층탑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두 개의 탑이 섞여서일까? 그 구조와 형태가 장중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해주9층탑을 뒤로하고 광석천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침내 해주만에 다다랐다. 해주만은 황해남도의 해주시, 벽성군, 강령군, 청단군의 해안에 이루어져 있는, 강령반도와 구월반도 사이에 깊이 들어간 만이다. 해주만은 물결의 영향이 약하게 미치고 기후가 따뜻하며 밑바닥이 대부분 진흙으로 되어 있어 천해양식에 유리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해안가 곳곳에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짓는 어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서해바다 수평선에 짙게 깔린 석양 감상을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수양산에서 해주만까지, 아름다운 산 길 따라 물 길 따라 걸으며 문화유산까지 만날 수 있었던 이번 해주시 여행은 꽤 만족스러웠다.

박지혜 / IPA 온라인 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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