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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동네 리얼스토리 | 대동강 식인물고기 사건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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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동네 리얼스토리 57

대동강 식인물고기 사건

10여 년 전 평양을 거쳐 서해로 흘러드는 대동강 하류에서 익사나 생활고로 죽은 시신들이 자주 발견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발견되어 건져낸 시신을 본 사람치고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살점이 무참하게 뜯겨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이 훼손된 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세월이 하도 변해 이젠 강 속 물고기마저 식인종으로 변한 게 아니냐며 혀를 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도 아닌 강에 어찌 살을 파먹는 물고기가 있냐는 것이다. 의문의 일은 최근에 와서야 밝혀졌다고 평양 호위국 출신 A씨가 증언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시신 원인은?

 

2년 전에 탈북한 A씨는 평양 사람들이 대동강에서 낚시줄에 끌려 올라온 이상한 물고기를 본 다음에야 강에 식인 물고기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큼직한 물고기는 다름 아닌 피라니아라는 식인 물고기였다.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피라니아는 무리를 지어 사람을 공격하는 육식성 어종이다. 이빨이 마치 톱니처럼 날카로워 동물의 살점도 쉽게 물어뜯을 수 있다고 한다. 주로 남미 지역, 수온이 10도 이상 되는 열대기후에서 발견되는데 최근 우리나라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에서도 발견되어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저수지에는 피라니아 외에도 레드파쿠라는 어종이 함께 잡혔는데 최대 80cm까지 자라는 거대 어종이고 둘 다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환경 당국은 즉시 저수지의 일반인 출입을 금지했다는 보도를 들었다.

그렇게 열대성 기후에서나 서식이 가능한 피라니아가 어떻게 북한의 대동강에서 발견될 수 있냐는 것이다. 열린 사회인 한국에선 외국 나들이가 많아 관상용 물고기를 외국에서 들여오는 일이 부지기수여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닫힌 사회인 북한에서 피라니아가 어떤 경로를 거쳐 강에 유입될 수 있었고 또 서식까지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말하자면 그 원인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A씨는 최근에야 그 원인이 밝혀졌다고 말했는데 듣고 보니 그것 역시 특권층과 관련된 일이었다. 평양 중심가에서 약 8km 정도 떨어진 평양시 대성구역 미산동에 위치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부터 피라니아의 서식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진공상태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두 시신이 보존되기 이전에는 주석궁으로 불렸는데 당시에는 궁 앞뜰에 거대한 인공 연못이 있었다. 그러던 것을 시신보존을 위해 9억8천만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화를 들여 개축공사를 하면서 앞뜰 연못을 지금처럼 메웠다.

김일성 생존 당시 수많은 외국 대표단들과 대통령, 고위급 방문 인사들이 방북하며 가져온 다양한 선물 중에는 살아있는 희귀종 바닷고기나 민물고기들이 많았다. 눈에 띄는 일부 희귀종들은 동물원이나 수산연구소에 보냈지만 나머지는 주석궁 연못에 놓아 키운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던 것이다. 주석궁 방문 시 다양한 종류의 외국산 물고기로 출렁이는 연못 정경도 일종의 볼거리가 되면서 찾는 사람들의 기분을 한층 즐겁게 해 주었다고 한다.

주석궁 연못의 관상용이었던 것이

 

그러나 A씨는 이후 연못을 메우면서 상당한 양의 물을 처리할 때 주석궁 뒤로 흐르는 대동강에 물길을 내어 그 물을 뽑아냈다고 말했다. 결국 피라니아 같은 남미의 식인물고기도 그렇게 대동강에 방출됐고 서식지를 옮기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한국은 피라니아가 발견되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횡성저수지의 물을 뽑아내고 사람들의 접근을 금지하는 주의보를 내렸지만 평양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주민들에게 그런 종의 식인 물고기가 서식한다는 것마저 숨기고 있다고 했다.

왜일까.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고 결실이 있는 법, 만약 식인물고기가 주석궁 연못에서 한때 관상용으로 자랐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대로 강에 방출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신의 명당으로 신성시 되는 금수산태양궁전이 다름 아닌 식인 물고기의 발원지임이 드러날 경우 주민 충성을 생명으로 하는 독재체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을 우려했던 것은 아닐까.

이지명 / 망명작가펜(PEN)문학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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