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1월 1일

특집 | 북한이탈주민, 통일미래 사회통합 기수로 키워라! 2015년 11월호

광복 70주년 기념 좌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북한이탈주민, 통일미래 사회통합 기수로 키워라!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현재의 남과 북을 동시에 경험한 존재이자 통일 이후 남북 사회통합 과정에서 중요한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한국의 행보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체계화되고 민간단체의 관심과 지원도 강화됐지만 이들의 자립자활과 원활한 적응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 통일미래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갈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어떠한 과제를 극복해야 하는지 고민해 본다(편집자주).

 

“건강한 통합의 시작, 만나고 교류하고 알아가자”

 

 

윤인진

그간 한국 정부는 최선을 다해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위한 지원을 해왔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직장과 지역사회에서 남한 주민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정착하기 어려운 데에는 본인의 적응 의지가 부족하기보다 남한 주민들의 편견과 차별 및 배타적 의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따라서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인식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시선은 어떠한지 들어보겠습니다.

 

마순희

저는 2003년에 한국에 와서 정착한 지 12년 됐고요. 여러 직업을 경험해보다가 민간단체에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상담 일을 3년 정도 하다가 남북하나재단의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로 공채 입사했습니다. 지금은 정년퇴직을 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의 성공한 정착 사례를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죠. 처음 입국해 정착하던 때였는데 저희 아파트 앞에 길에서 상추나 오이, 가지 같은 채소를 늘어놓고 장사하셨던 할머니 한 분이 계셨어요. 저도 안쓰러운 마음에 많이 팔아드리곤 했죠. 그런데 어느 날 TV 뉴스에 그 할머니께서 나오신 거예요. 북한이탈주민과 관련된 취재 인터뷰에 응하여 나오신 것 같았는데 그 때 할머니가 “우리나라도 살기 힘든데 왜 저런 사람들은 자꾸 와서 이러는지, 우리가 더 힘든데 저 사람들이 자꾸 넘어오면 우리가 받을 것들이 더 적어지는 것 아니냐.” 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충격이었죠. 북한에 ‘나그네가 나그네를 싫어한다’는 속담이 있거든요. 이 할머니께서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어렵게 사셨던 분인데 본인도 어려워 국가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타지에서 온 다른 사람이 그걸 가져간다고 하니 몫이 작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물론 기분이 좋지는 않았죠. 그러나 할머니께서 매우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보고선 오히려 민간단체에서 일하며 받았던 옷가지나 후원물자 같은 것으로 많이 도와드리기도 했죠.

‘이 할머니가 그 때 그렇게 말씀셨던 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지금은 서로 친하게 잘 지내지만 가끔씩 그 때 생각을 해보면 남한 주민들이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명길

저는 2009년도 11월에 한국에 왔고 2010년 5월에 하나원을 수료했습니다. 그 이후에 안산 반월공단의 염색공장에서 일하고 있고요. 남한분들이 북한이탈주민을 볼 때 북한에서 죄를 짓고 왔다고 생각하거나 ‘못 사는 나라에서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식의 편견을 미리 갖는 것 같아요. 능력을 보는 게 아니라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만으로 소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죠. 회사 생활한 지 1년 정도 지나 동료들과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부서 책임자가 대뜸 “처음에는 당신이 들어오는 것 반대했다. 한국 사람들도 하기 힘든데 북한에서 온 사람이 이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래서 사장에게 ‘다른 부서로 보내든지 아니면 내보내든지 해라, 못 데리고 있겠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이런 말을 들으면서 남한분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을 생각하는 인식에 있어 보이지 않는 장애물, 큰 벽이 있다는 것을 크게 느꼈죠. 물론 그 이후에 쉬지도 않고 정말 열심히 일하면서 업무에 적응했고 지금은 나름 인정을 받아 큰 문제는 없지만 당시에는 그런 인식에 정말 많이 놀라고 실망하기도 했죠.

 

윤인진

북한이탈주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관련해선 특히 대중매체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남한 주민들이 실제로 삶의 현장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매우 적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시나요?

 

하지현

저는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서 북한이탈주민 사업팀을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 기관에서 2012년에 남한 주민들의 북한이탈주민 인식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결과를 보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만나보지 못한 분들이 대개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았고요. 반대로 북한이탈주민을 접할 기회가 있었던 분들은 이해도와 함께 긍정적 인식이 상당히 높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대중매체의 영향이 중요할 수 있죠. 그런데 사실 북한이탈주민들은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든지 <잘 살아보세> 등 북한이탈주민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대부분 흥미 위주로 자극적인 내용이나 왜곡되어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어요. 어떤 분은 “그 프로그램에서 북한 사람들이 목욕을 몇 달에 한 번씩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라.”면서 씁쓸해 하시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이 남한 주민들로 하여금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생각을 갖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매체가 북한이탈주민이 이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하는 실제적인 모습들이나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제도의 오해를 풀어주는 등 사회통합을 위한 긍정적인 모습을 보다 자세히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남한 사회의 인식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철우

저는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정책도우미 지원 사업부터 남북하나센터와 관련한 업무를 진행해 왔어요. 북한이탈주민과 관련된 사업을 해보니 남한 주민들은 두 개의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같은 민족이지만 전쟁의 상흔이 있는 것이죠. 예전에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쓸 때 지하철역에서 ‘새터민에 대한 관심을 가집시다’라는 말이 나오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새터민이 누구냐?” 물어봐요.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라고 말하면 “너희가 그 사람들의 속을 어떻게 아느냐, 빨갱이들이…” 이렇게 나오는 거죠. 아마도 그 분은 전쟁에서 피해를 입었던 가족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어쨌든 지금 와 생각해보면 물론 나이든 분들 중에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수용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시는데 전쟁의 상흔이 있는 분들은 여전히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층들은 전쟁의 경험이 없고 들은 이야기도 많지 않다보니 부정적 인식의 정도가 조금 희석된, 즉 같은 민족이면서 또 다른 나라의 국민이라고 보는 정도인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활동한 지역에서 보면 여러 상황 설명을 다 듣고선 결국 오해가 풀렸지만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말만 듣고선 무턱대고 ‘예의범절도 없고, 분리수거도 안 하고’ 등의 욕을 하던 주민분도 계셨죠. 또 많은 남한 주민들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 정책에 오해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북한에서 온 사람들에게 정부가 집을 무상으로 준단다, 현금으로 5억원을 준단다’ 이런 근거도 없는 소문을 듣고선 매도해버리는 부분도 있고요. 지금 대중매체에서 다루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내용이 남한 주민 입장에선 부분적으로 과장되고 흥미 위주로 갈지언정 전혀 생소했던 북한에 대해 작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도 물론 제공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것보다 다양한 연령층의 북한이탈주민이 참여해야 하고 탈북해서 입국한 시기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고려해서 비중 있게 다뤄주면 지금보다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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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진

북한이탈주민의 상호 긴장이나 갈등 양상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은데요. 북한이탈주민 간에도 출신 지역이나 북한에서의 계층에 따라 상당한 거리감도 있을 수 있고, 또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등 집단적인 활동을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대다수 북한이탈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요?

 

하지현 북한이탈주민 사회에서 긴장이나 갈등이라고 한다면 서로 잘못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먼저 입국한 선배 북한이탈주민들이 후배분들에게 돈을 빨리 버는 곳이 있다면서 보험이나 다단계 등으로 데리고 가는 분들도 있죠. 젊은 여성 북한이탈주민 같은 경우 안 좋은 쪽으로 취업알선을 해서 들어가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러다보니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선 ‘서로 같은 처지인데도 안 좋은 쪽으로 끌고 가는구나’ 하는 불만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죠. 또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여러 단체들이 있는데 사실 이런 단체들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해 집행하고 예산을 받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모든 북한이탈주민들을 대표하는 게 아닌데 저렇게 목소리만 내고 자기들 필요한 것만 받아가서 우리에게는 실제로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하면서 불만을 갖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김명길

북한이탈주민 사회를 들여다보면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북한을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그리고 북한이탈주민 관련 대중매체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죠.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 있을 때 식량지원의 혜택을 실제로 봤던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든 북한에 지원하면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해서 그런 주장을 펴고요. 지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의 사람들은 ‘북한을 지원하면 주민이 아닌 권력자에게 돌아가니까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이제 만나러 갑니다> 같은 프로그램을 두고선 ‘이런 것을 계속 만들어 방송해야 남한 사회가 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하는 반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굳이 왜 나와서 힘들었던 과거의 상처를 또 건드리느냐, 자꾸 우리가 못 살던 모습을 노출시키니까 남한 사람들이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을 더 무시한다’고 이야기하죠.

그런데 한 가지 짚어보자면, 남한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열심히 생활하고 정착해나가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사실 외부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든요. 지금 대중매체를 보면 열심히 사는 북한이탈주민들 목소리보다는 그렇지 않은 분들이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 조용히 정착해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진 불만이 있는 상황이고요.

 

마순희

제가 조찬기도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 어떤 북한이탈주민 한 분이 나와서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 입국 이후에 대해 간증을 했어요. 그 때 어느 매체의 북한이탈주민 출신 기자 한 명이 그 내용을 취재해서 기사가 나갔는데 간증한 사람의 실명과 살았던 고향을 그대로 내보내면서 실제로는 하지도 않았던 말을 지어내서 게재한 거예요. 인권의 불모지 북한을 떠나 어떻게 해왔고 지금은 한국에 와서 북한을 반대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산다는 식의 전혀 근거 없는 말을 써넣은 것이죠. 그 자리에 있던 제가 화가 나서 간증을 한 사람과 관련된 형제와 친척들은 여전히 북한에 있는데 그것을 실명으로 거론한 데다 사실도 아닌 내용을 덧붙여 올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기자라는 사람이 북한이탈주민이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며 대놓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결국 기사는 삭제되긴 했지만 이런 사례가 있을 정도로 북한이탈주민들은 정치적으로 다 유사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치부하거든요. 물론 입국해서 초기에는 그럴 수 있겠지만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모두 다 이런 정치적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생각하며 살지는 않아요. 오히려 생활하면서 취업이나 육아, 교육 등 실제적인 정착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에 집중해 사는 사람들이 많고 정치적인 이슈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소수죠. 제가 북한이탈주민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정착한 사례들을 발굴하면서 대화를 나눠보면 대다수의 분들은 소리 없이 잘 적응하고 있고 본인 사업도 성실하게 잘 하고 있어요. 대북전단을 보낸다든지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는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선 ‘하는 건 좋은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지, 드러내놓고 하면서 사회적 인식이나 이런 부분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등 여러 문제를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죠. 반대의 입장에 서 계신 분들은 오히려 조용히 정착해 나가는 분들을 향해 ‘자기 보신주의에 빠져 있다, 자기 안위만 생각한다, 같은 북한이탈주민이면서 현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고요. 북한이탈주민 사회 안에도 잠재된 갈등이 있는 거예요.

 

 

윤인진

저도 이민자 연구를 오래 했는데 항상 나타나는 것이 많은 이민사를 보면 올드커머, 즉 먼저 정착한 사람이 뉴커머, 새로 들어온 사람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북한이탈주민 사회에서도 그런 것이 느껴지는데요.

 

이철우

예. 그런 사례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아무래도 처음 입국해선 잘 모르시지만 조금 지나면서 북한에서의 경험, 정보 이런 것들이 자신의 이해관계, 이익과 결부된다는 것을 파악하시는 경우가 있죠. 그렇게 되면 작은 경험이지만 가치있다고 생각되면 사실을 왜곡시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살아남기 위한 과정에서 왜곡이 되기도 하고요. 저는 북한이탈주민이 처음 왔을 때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남한 사람이든 북한이탈주민이든 올바른 정착에 기여해 줄 수 있는 동료나 협조자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고 갓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개인적인 이익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면 결국 이용되는 경우가 많죠. 싸게 파는 거라며 물건을 사게 했는데 결국 알고 보니 새제품과 동일한 가격으로 팔았던 것을 알기도 하고요. 네트워크 판매, 속칭 다단계라고 하는 곳에 참여시키려고 후배 북한이탈주민들을 이끌기도 하고요. 생존의 전략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부정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죠.

 

 

윤인진

그간 상당히 금기시되어 왔던 부분이 바로 북한이탈주민의 이념적 성향인데요. 최근 여러 이슈들을 보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이념갈등이라는 것이 회피할 수 없는 중요한 영역인데 북한이탈주민들은 한국에서 정착하면서 어떠한 이념적 성향을 갖게 되는지요?

 

김명길

남한에 와서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 또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성향은 어떠한가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죠. 보통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많이 듣고 도움도 받으니까요. 그런데 북한에서 관심을 갖고 특별히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사실 북한이탈주민 대다수는 정치적인 이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잘 몰라요. 정당이라 해봐야 노동당 하나만 알고 있던 사람들이 여기 와서 보수니 진보니 대립하는 거 보면서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지 의문이예요. 대다수가 북한에서 노동자였고 농민이었잖습니까. 제대로 공부하고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사람들이란 말이예요. 그날 먹고 살기도 힘든데 그런 부분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자신의 이념과 노선을 정립하고 산다? 글쎄요. 보통 북한이탈주민 간에도 만나서 정치적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정당의 노선이나 거대한 이념적 문제보다는 소소한 이슈 위주로 논쟁을 하는 편이예요. 그런데 북한이탈주민들로 이뤄진 단체에 속해 활동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아마도 단체를 직접적으로 운영해야 하니 정치적 노선이나 이런 부분을 확고하게 하는 게 유리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어쨌든 제가 보기엔 대다수 북한이탈주민들은 관심 없어요. 잘 정착해 살아야죠, 북한에 남아 있는 형제나 친적들에게 돈도 보내줘야죠, 그런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요.

 

마순희

정치적 이념에 관한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제대로 판단이 안 서요. 어떤 강연회에 나가봤는데 보수적 성향의 사람이 와서 연설을 하면 끄덕거리면서 납득이 되고, 또 진보적 성향의 연사가 와서 들어보면 그 말도 맞는 것 같거든요. 김명길 씨 의견처럼 정치라는 부분에 있어선 여기서 단체를 만들어 한쪽의 지원을 받아야 생존이 가능한 북한이탈주민의 경우에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반응할테지만 단순히 조용하게 정착해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사실 어디에 치우치는 게 싫어요. 논쟁하고 대립하고 싸우는 자체도 싫고요.

 

이철우

글쎄요. 저는 모두가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람들이란 누구나 다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지 않을까 판단되는데요. 제가 북한이탈주민을 만나보면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친척들을 생각해보면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마음이 가죠. 이것은 남한에선 진보의 주장이고요. 그런데 북한의 통치자나 권력자들을 생각해보면 지원해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보수의 주장이 되죠. 그러니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생각한다기보다는 감정적인 부분 때문에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상당히 많은 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 대한 판단을 할 때 방금 말씀드린 가족이라는 것보다는 권력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더 많이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분들의 표현되는 방식은 대체로 한국 사회에서 보수적인 주장에 보다 가깝지 않았나 생각하는데요.

 

김명길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봐도 그렇고 솔직히 말해 그런 성향이 맞겠죠. 이게 왜 그러냐면,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빨리 붕괴되고 통일이 빨리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1990년대 후반 소위 ‘고난의 행군’이라면서 엄청 힘들었을 때 북한이 어쩔 수 없이 시장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갔잖아요. 당시에 남한에서는 햇볕정책을 통해 북한에 대규모 지원이 들어갔는데 그 때 북한 정권은 이러한 지원을 활용해서 오히려 시장을 통제하는 데 열을 올렸거든요. 차라리 확 풀어놓으면 알아서 먹고 살겠는데 막아버렸죠. 정말 힘들었던 때였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 원한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니 사실 대북정책면에서 보면 남한 사회에서 말하는 보수 쪽의 의견에 더 많이 공감을 하는 편이죠. 확고한 가치를 바탕에 두고 하는 생각도 아니고요. 정치적으로 어떤 이해관계를 고려한 것도 아니예요. 단순히 경험에 근거를 두고 소박한 심정에서 표현하는 것이죠.

 

 

윤인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봤을 때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없는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순희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잘 되어 있고 부족하다고 할 것은 없어요. 계속적인 지원만이 북한이탈주민들을 잘 정착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북한이탈주민들 스스로가 잘 정착하고 열심히 살겠다는 각오를 심어주는 방향에서 정책이 진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북한이탈주민 정착에서는 취업이 상당히 중요한데 관련 정책들이 많이 나온 상황이지만 목적에 맞지 않게 적용되는 부분들은 개선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대표적으로 고용지원금이 되겠죠. 고용지원금의 기본 목적이라 한다면 북한이탈주민들이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하고 직무에 관련된 기술이나 지식도 갖출 수 있도록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한 회사에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실제로는 각 회사 사정과 대표의 마음가짐에 따라 천차만별로 활용되고 있거든요. 워낙 열악한 사정에 처해 북한이탈주민 근로자만 채용한 뒤 지원금은 해당 목적에 맞게 쓰지 않는 회사도 있고, 반대로 어떤 회사는 지원금을 북한이탈주민 임금에 얹어 주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이것이 또 북한이탈주민 사이에서는 분란을 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 하죠.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같은 직군인데 북한이탈주민 고용지원금의 활용을 놓고서 차이가 생기면 본인 사업장에 가서 따지는 사람들도 생기곤 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고 종국엔 회사 생활이 어렵게 되는 경우도 있죠. 비록 의도하지 않았지만 북한이탈주민 고용지원금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북한이탈주민의 고용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각종 장려금, 특히 자격증취득장려금 같은 제도를 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그리 크게 동기부여가 되지는 않아요. 당장 자격증을 따면 장려금이 지급되니 취득이 비교적 쉬운 분야에 몰려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죠. 이 자격증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뒷전이 되고요. 장기적인 역량 강화 측면으로 보면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는 것이죠.

 

김명길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장 힘든 게 취업이죠. 그런데 네트워크가 없다보니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기가 참 힘들어요. 물론 여러 기관을 통해 취업 알선이 되고 있지만 단순한 연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까 북한이탈주민 사이에서 만족도가 낮거든요. 어떤 일을 하는 곳이고 업무는 무엇인지, 연계해주려는 북한이탈주민이 과연 업무에 적합한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판단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 오래지나지 않아 그만두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많아지고 회사에서는 나름대로 불만이 쌓이고 연계해 준 기관도 입장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업무를 유기적으로 잘 하려면 지역 단위로 실제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중에서 누가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효율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북한이탈주민 사회를 잘 알고 있는 가운데 남한 사회와 가교를 이으며 활발한 활동으로 정책적 사각지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북한이탈주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사람들을 양성하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현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잘 알려주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실효성을 갖춘 소통 창구를 설치하고 운용할 필요가 있죠. 북한이탈주민 어르신들 같은 경우 건강이 괜찮은 분들은 여전히 일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일자리도 마땅히 없을뿐더러 작은 아르바이트라도 하려면 수급 자격에서 탈락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조금 민감한 문제지만 이분들이 가끔 정치적 목적성이 뚜렷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는 경우가 있죠. 목적도 모르고 얼마씩 아르바이트 비용을 준다고 하니 가시기도 하고요. 이러한 일이 남한 주민들 눈에는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고 악순환이 계속 반복될 수 있는 겁니다. 또 실제 실무를 하며 느끼는 것은 북한이탈주민 관련 사업이라면 매우 유사한 내용이 많고 각 기관마다 중복되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물론 정부는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협의체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하지만 쉬운 게 아니죠. 사업 내용이 비슷하니 결국 협의와 협력보다는 사실 ‘우리 이런 사업하니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이 중심이 됩니다. 따라서 정부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민간단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봐요. 또 일회성으로 보여주기식의 행사에 너무 치중하지 말고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정착과 관련한 제대로 된 정책을 알리고 안내하는 데 주력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죠.

 

이철우

북한이탈주민 취업과 관련한 고용지원금 정책은 지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예요. 북한이탈주민의 역량 강화 측면보다는 오히려 고용주 입장에서 저임금 근로자를 쓰게 하는 정책으로 바뀌고 있고요. 대부분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알선해주는 곳도 북한이탈주민의 연령, 가족수를 고려하지 않는 단순 취업 알선이 많거든요. 혼자 입국한 20~30대 북한이탈주민과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40~50대 북한이탈주민 가장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다르죠. 그런데 지금 모든 정책은 북한이탈주민 개별 중심으로 가고 있단 말이죠. 그러다보니 가족이 있는 북한이탈주민 단위는 정책에서 계속 제외되고 있고요. 장애를 가진 북한이탈주민을 비롯해 심신이 어려운 분들은 여전히 현재 지원정책의 변두리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여러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을 모두 고려하기 위해선 지금의 정책이 이원화, 삼원화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죠.

또 북한이탈주민 사례관리를 하나센터에서 하라고 하지만 사실 불가능해요. 매월 새로운 북한이탈주민이 들어오잖아요. 교육을 포함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업무는 똑같은 상황인데 여기에 사례관리를 하라고 하면 만나야 할 북한이탈주민들은 계속 누적되는 거죠. 하려고 해도 할 여력이 없는 겁니다. 하나센터도 원래는 북한이탈주민이 많이 입국할 것을 대비해 만들어 놨는데 2010년 이후로 북한이탈주민 입국이 감소하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성이 있어요. 교육기관 중심의 하나센터와 적응지원기관 중심의 하나센터 등으로 기능별로 분리해 재정비 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 관리도 통일부 소관을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대한민국 국민으로 오랜 기간 정착해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언제까지 통일부가 관리할 겁니까. 보건복지부나 기타 부처로 이관하는 작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덧붙여 지금 정책에는 북한이탈주민의 제한경쟁 빈도가 높아요. 일반경쟁을 통해 남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 줘야지, 자꾸 북한이탈주민만으로 분리된 제한경쟁 속으로 품는 것은 궁극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역량 강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합니다.

 

 

윤인진

지금의 분단 사회가 북한이탈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마순희

남북이 분단되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삶은 항상 불안합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 미용실이 있었는데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남한분들이 ‘저렇게 속이 시커먼 것들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하시는 거예요. 제가 연평도 포격한 것도 아닌데 순간 저 자신도 모르게 어떤 죄책감이나 죄의식 같은 감정이 느껴지는 거죠. 그 자리에선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북한을 욕했지만 그 미용실을 다시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충격이 심했어요. 북한과 적대적인 상황에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죠. 그러다보니 항상 불안한 게 사실이죠.

 

김명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또 최근의 목함지뢰 사건 같은 것이 생길 때마다 남한 주민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랄까, 제가 한 것도 아니지만 남한 주민들이 “저 북한놈들!” 할 때 ‘북한’이라는 말만 들어도 괴롭죠. 저도 북한에서 왔으니 마치 제가 사건에 책임이라도 있는 듯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 들게 한단 말입니다. 남한 사회에서 정착해 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편견이나 오해들이야 원래부터 있을 것이라 각오하고 시작했던 부분이지만 이렇게 크게 한 번씩 군사적으로 충돌이 나면 괜히 마음이 좋지 않아요.

 

이철우

보통 북한이탈주민들이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있죠. 그래서 남한에 와서 생활하다가 결국 가족분들을 데려오려고 하시고요. 또 그 전에는 북한에 송금을 해주는 경우도 많고요. 문제는 그러한 북한이탈주민들은 10년이 지나도 삶이 팍팍해요. 처음 왔을 때보다 크게 변화되지 않은 상황,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는 경우가 많죠.

 

하지현

가족 문제도 발생한다고 봐요. 부모와 자녀가 오래 떨어져 있다가 나중에 자녀를 북한에서 데리고 왔을 때 정서적으로 서로 교류가 없어 생기는 문제가 있고 특히 사춘기 아이들 같은 경우는 불안정한 심리상태인데다 남한에 와서도 부모는 일을 해야 하니까 올바른 가정교육이 부재한 상태에서 방치되는 경우도 있고요. 또 다른 문제는 자녀를 북한에 두고 먼저 탈북했는데 중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여기서 또 다른 자녀가 생기는 일도 있죠. 중국과 북한에서 각각 태어난 자녀 간에 빚어지는 갈등도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다양한 사례별 가족 문제는 지금 당장은 크게 이슈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예요.

 

 

윤인진

건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 남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 모두를 통틀어 함께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이철우

오랫동안 분단되어 있었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이탈주민은 생소한 존재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분들이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낯설어 하죠. 우선 남한 주민들은

‘우리가 다수이기 때문에 소수인 당신들이 따라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기다림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북한이탈주민 역시 심정적으로는 이해되지만 조급하게 한다고 해서 모든 게 잘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용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현

저희 기관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봉사단이 있어요. 뒤늦게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을 포함해 지역 안에서 힘든 환경에 처한 분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등 다양한 형태로 봉사활동을 하시거든요. 그러면서 자신감과 자존감도 많이 향상되고 뭔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세요. 이제는 남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은 제공자와 수혜자 관계를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그러려면 함께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어서 상호호혜적 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야죠. 덧붙여서 북한이탈주민들의 긍정적인 정착 사례를 많이 발굴하고 홍보하여 남한 주민들의 지속적인 인식 개선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순희

건강한 사회통합을 위해서 우리 북한이탈주민 개개인이 모두 성공적으로 정착해야 북한이탈주민 사회 전체가 잘 정착했다고 할 수 있겠죠. 긍정적인 사례들을 많이 발굴해서 활용한다면 북한이탈주민 스스로 전반적인 의식에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논의했지만 정책적인 부분도 실제로 북한이탈주민들이 처한 어려운 부분을 감쌀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었으면 좋겠고요.

 

 

SR_201511_22| 총평 | 윤인진

오늘 좌담을 정리해보면 현재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지원 정책의 한 가지 큰 문제점은 제도적인 경직성이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 북한이탈주민 지원 정책이 만들어진 환경에 비해 지금은 북한이탈주민의 수와 입국 동기 등 다양한 면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대변화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각 유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데 하나의 제도를 가지고 모든 북한이탈주민에게 적용하려고 하는 제도적 경직성이 결국 유사하고 중복적인 사업들이 계속 나오게 되는 이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남한 주민들이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잘 모르고 무관심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을 북한이탈주민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히 북한이탈주민에게는 한국 사회에 살면서 소외감을 느끼고 차별의식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소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이 단체를 결성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치 전체 북한이탈주민 의견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 위험하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사회통합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접촉면을 늘리는 가운데 상호인식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선 결국 서로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되었습니다. 남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이 서로 잘 알 수 있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늘려가야 하고 그것이 일종의 양자 사이 가교 프로그램이 되어 모범적인 북한이탈주민들이 새로운 북한이탈주민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 시점에서 북한이탈주민 정책의 방향성을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으로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반 남한 주민과 같은 개념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점과 함께 북한이탈주민 관리를 위한 전담 체계도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사이에서 역할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을 ‘북한이탈주민’이라고 설정해서 바라보는 한 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타자화 되고 이용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와 같은 사회의 주민이라고 바라보면 인식과 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도적 관성이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는 이들을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일반 주민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는 시기로 맞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회자 윤인진 /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철우 /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장

하지현 / 한빛종합사회복지관 과장

김명길 / 안산 반월공단 근무. 함경남도 이원군 출신, 2009년 입국

마순희 / 나무온 착한(着韓)사례 자문위원.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 2003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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