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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유라시아 복합문화 산실…한민족 뿌리 닿아 있어 2012년 6월호

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유라시아 복합문화 산실…한민족 뿌리 닿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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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0년 11월 23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막한 ‘유라시아문화, 만남으로의 여행전’을 찾은 시민들이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하나인 토팔라르족의 샤먼 복식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시베리아 지역은 러시아 영토라는 경계를 넘어서 다양한 문화가 오랜 세월동안 생멸하면서 공존해 온 문화·역사적인 탈경계의 공간이다. 또한 우리 문화의 뿌리와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은 구비문학, 언어와 민속 및 종교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시베리아는 광대한 공간과 대자연만으로도 러시아 문학에 다양한 철학적, 종교적, 윤리적 그리고 사회학적 사유를 제공해주었다. 특히 현실을 거부하고 이상향을 갈구하는 러시아 문인들의 다양한 사상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시베리아에 대한 러시아 지식인의 관점은 극단적으로 부정적 개념에서 긍정적 개념으로 변모되거나 반전되어 왔으며, 문학적·낭만적 개념에서 사회적·실천적 의지로 구체화되기도 하고, 시베리아 지역주의로 표방되기도 했다.

동서양 상생가능성 탐색작업

특히 시베리아 문학은 작가가 시베리아 체험을 어떻게 하였느냐에 따라 그 이미지가 천국과 지옥 또는 양자가 혼재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것은 윤리·심리학적 내용으로부터 사회·역사학적 내용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유형문학 또는 수용소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가속화된 인간의 수탈과 오염에 의한 생태학적 참화 가능성이 특히 시베리아 농촌문학 작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라스뿌진, 아스따피예프, 친기스 아이뜨마호프 등에 의하면 아직 인간의 손길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시베리아야말로 당위적 측면에서 전통 러시아 정신과 신화와 민속이 유지되고 공동체적 가치가 살아 있어야 할 지역이다.

시베리아 지역 소수민족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소멸과 부활과정을 거친 그들의 문화에 대한 포스트오리엔탈리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시베리아 지역 소수민족의 민속, 특히 구비문학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앞으로 유라시아 복합문화권 속에서 자연과 인간, 물질과 정신, 민족집단 간 상생의 코드를 도출해내기 위한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라시아주의자들의 염원과 같이 동서양이 공영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다원적 의식과 생존양식이 함유된 비종결적 문화와 문학의 창조가능성을 탐색하는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문화적 뿌리를 찾아서

슬라브족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지만 시베리아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수많은 소수민족의 언어체계에 대한 연구도 가속되어야 할 것이다. 시베리아 소수 민족어의 ‘러시아화’와 러시아 정부의 언어정책을 통한 시베리아인의 ‘러시아화‘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언어학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사회학적, 언어역사학적, 문화인류학적 접근까지 그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언어 연구는 지역학 연구의 기본이라 할 만큼 중요하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하여 문화복합체로서 시베리아 지역의 각 민족 간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지역 소수민족의 언어 지도를 작성할 수 있는 근간이 생길 것이며, 과거에 우리 한민족이 거주하고 있던 지역의 한국어 뿌리 및 민족기원과 관련된 귀중한 연구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 삶의 흔적을 나타내고 표시하는 ‘시간의 수직적 개념’과 그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공간의 수평적 개념’이 교차하는 점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시베리아에 대한 연구의 역사적 접근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개념에 대한 분석이 동시에 진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자연환경 안에서 사회와 문화 현상을 통해 형성된 인간 활동의 삶을 추적해나가는 점이 필요하다.

종교에 대한 분석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근현대 이전의 삶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이에 대한 연구는 각 소수민족의 정체성과 정신세계를 이해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시베리아 지역은 러시아 정교가 우위를 점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교 및 샤머니즘 등 다양한 종교 역시 산재해 있다.

사실상 시베리아 지역은 다문화 공간으로, 고대로부터 토테미즘과 샤머니즘의 본산이라 일컬을 정도로 원시종교가 그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베리아 원주민이 갖고 있는 토착 종교를 중심으로, 정교를 비롯한 외부 종교의 유입이 이에 미친 영향과 함께 변이 과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고조선 시기부터 존재해왔던 한민족의 원시종교로서의 샤머니즘과의 유사성 및 상이성 분석 작업은 한민족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극동 지역에서의 한류열풍 지속성을 타진하고 이들 지역의 문화적 뿌리를 찾아 거주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 역시 우리의 대륙진출 작업의 준비과정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변이되고 있는 시베리아 지역 문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다면적인 관심과 연구는 유라시아 복합문화권의 상생과 발전의 가능성을 열기 위한 단초가 될 것이다. 아울러 동 지역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역량의 증가는 통일한국 성장공간의 잠재력을 확대시켜 나가는 중요한 근간이 될 것이다.

 

김정훈/ 배재대 한국-시베리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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