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6월 1일

특집ㅣ기술적으로 상대국 아우를 전략적 혜안 가져야 2012년 6월호

특집| 한·중·일 경쟁과 협력, 우리의 선택은? 과학기술

기술적으로 상대국 아우를 전략적 혜안 가져야

최근 한·중, 한·일 및 한·중·일을 중심으로 FTA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등 경쟁대상 국가들과의 협력을 국가적 어젠다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국가 간 관계에서의 영원한 화두인 경쟁과 협력, 이 두 가지가 만들어내는 우리의 미래상이 향후 얼마만큼 치밀하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먼저 중국을 보자. 중국은 지난 30년간 질 보다는 양적 경제발전을 이뤄왔다. 그 과정에서 중복투자, 과잉생산, 비효율적 생산구조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졌고, 지역 간 불균형발전으로 인한 도농 간 소득격차는 커졌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음에도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최근 4~5년간 등기실업률이 평균 4~4.5%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총체적인 경제발전 모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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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정부가 새로운 성장 비전으로 제시한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의 기준 중 하나는 ‘녹색성장과 연관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8월 8일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에서 관람객들이 친환경을 주제로 꾸민 기업독립관 전시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은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첨단기술 산업 및 신흥전략 산업의 발전을 유도하고, 저탄소 경제성장을 통한 지속가능 경제발전체제 구축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장시스템 정비를 실시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규범화된 시장경제제도를 확립하고, 사회 안정성 제고를 위해 노동계약법 등을 제정하며, 권역별 경제발전 정책을 통해 전국적인 균형발전(권역별 균형발전 및 도시화)을 실현하고자 한다.

中, 7대 신흥산업 육성 … 日, 21개 전략과제 추진

경제발전모델 전환은 12차 5개년 규획(2011~2015)에서 구체화되고 있고, 선택과 집중부분은 7대 전략성 신흥산업이다. 즉 에너지절약 및 환경보호 산업, 차세대 정보통신 산업, 바이오 산업, 첨단설비제조 산업, 신에너지 산업, 신소재 산업, 신에너지자동차 산업(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이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이에 맞는 산업모델과 정책 등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일본은 거품 경기 이후인 1991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그 와중에 대지진이 발생해 산업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2011년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9%였다. 일본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960년대 7.5%에서 1990년대를 지나며 3%로 떨어졌으며, 미국 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에 그쳤다.

또한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엔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소니와 샤프의 신용등급을 ‘BBB+’까지 낮췄다. 2000~2010년 사이 일본 전자 산업 생산은 41%, 수출은 27%, 무역수지 흑자는 61% 급감했다. 일본인의 기술과 사고방식은 오디오와 비디오 시대에 잇달아 혁명적인 제품을 창조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과 대지진 등 외부요소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일본의 산업구조는 탄탄하다. 일본 정부는 일본의 부활을 위해 ‘고정가격 매입제도의 도입 등에 의한 재생에너지 확대’, ‘환경미래도시 구상’, ‘산림·임업 재생 계획’ 등을 포함한 ‘신성장전략 21개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특히 문부과학성 주도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신산업·신시장 창출’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해 의약품·의료기기·재생의료 창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의 실현, 프론티어 개척(해양 및 우주) 등이 진행되고 있다.

韓,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 추진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09년 1월 한국 정부는 새로운 성장 비전으로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을 확정하였다. 17개 성장동력 선정은 ▲현재와 미래의 시장잠재력 ▲다른 산업과의 융합가능성 및 전후방 연관효과 ▲녹색성장 연관성이 기준이 되었다. 특히 이번 신성장동력 추진을 통해 차세대 무선통신,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등 핵심 원천기술과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을 향후 10년을 이어가는 세계 최고의 품목으로 만든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3회 한·중·일 과학기술장관 회의가 지난 4월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었다. 한·중·일 과학기술장관 회의는 한국 주도로 시작되었다. 한·중·일 3국은 같은 동양권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민족감정과 역사문제 등으로 미묘한 감정이 저변에 깔려 있어 경쟁과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제 한·중·일 3국은 21세기 동북아 기술패권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하였고, 선택된 기술분야와 전략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원투입 및 기술경쟁 전략을 실시해 나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상대국 정보에 대한 심층분석과 그들을 기술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전략적 혜안이 더욱 필요한 때다.

홍성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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