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스마트파워로 미래 권력을 보다? 2012년 7월호
북리뷰
<권력의 미래> 스마트파워로 미래 권력을 보다?
권력은 자원에 의해 규정되는 경향이 있다. 16세기 스페인은 식민지와 황금으로, 17세기 네덜란드는 무역과 금융으로, 18세기 프랑스는 인구와 군대의 수적 우위로, 19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한 뛰어난 기술력과 막강한 해군력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20세기 미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해온 기반은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무기와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다.
그런데 조지프 나이는 군사·경제력을 이용한 하드파워뿐 아니라 문화·가치·정책에 기초한 소프트파워에 주목한다. 하드파워가 밀어내는 힘이라면 소프트파워는 끌어당기는 힘이다. 그는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영리하게 조합하는 스마트파워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21세기에 미국이 현명한 강대국이 되는 비결도 스마트파워에 있다는 것. 그의 최근작 <권력의 미래>가 주장하는 바다.
저자에 따르면 21세기 권력은 두 가지 중요한 이동인 분산과 전이에 직면했다. 정보혁명과 세계화로 약소국은 물론 기업이나 테러집단 같은 비국가적 행위자에게 권력이 분산되고 있다. 사이버파워는 권력 분산을 더없이 복잡하게 만든다. 한편 권력 전이는 아시아의 귀환, 그중에서도 중국의 부상으로 집약된다. 특히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쇠퇴와 조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저자는 중국 등 부상하는 국가의 권력에 대비해 미국의 쇠퇴가 상대적이라고 주장한다.
각국이 가진 권력 자원의 발전 가능성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국내적으로 미국이 사회·문화, 이민, 경제, 정치제도 측면에서 일부 심각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지만, 그 역시 절대적 쇠퇴는 아니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21세기 권력 전이를 미국의 쇠퇴와 동일시할 수 없다는 견해다.
권력의 분산과 전이? 미국 이야기일 뿐
하지만 이 책은 논지 전개방법에서부터 미국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저자가 설명한 권력 분산은 엄밀히 말해 미국 권력의 분산이라고 하는 편이 적절하다. 예컨대 중국과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적 권력 분산 양상에는 민주주의나 민족주의 이슈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저자는 권력을 정의할 때 권력 자원 자체보다 그 자원을 바람직한 결과로 전환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권력 전이에 있어서는 부상하는 각국의 권력 자원을 검토하는 데 그쳤다. 권력 전환 전략으로서의 스마트파워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중국을 비롯해 부상하는 다른 국가의 스마트파워는 간과한 측면이 있다.
‘권력의 미래’라는 제목은 ‘미래의 권력’에 관해 말할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사실상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미국 권력의 미래’다. 권력의 미래, 즉 권력의 이동에 관한 서술이 다분히 미국 중심적인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이야말로 이 책의 약점이자 강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관점에서 말하는 미국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윤인주 / 평화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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