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7월 1일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북한 상주 국제기구들의 역사와 현황 2012년 7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북한 상주 국제기구들의 역사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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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지원용 영양비스켓을 들고 있는 UNDP 주북한 사무소장 제롬 세비지 ⓒUN, David Ohana 촬영

최근 북한의 가뭄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뉴스의 출처로 국제기구 또는 국제 NGO의 북한 상주사무소가 자주 언급된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남북관계 악화로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방북을 하지 못하면서, 평양 상주 기관들은 공신력 있는 대북소식통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다소 생소한 기관들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패쇄적으로 이름난 북한에는 얼마나 많은 기관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어떠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간 북한에 상주사무소를 두었던 기관들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유엔기구, 둘째는 국제 NGO, 셋째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넷째는 정부기구이다. 이 기구들이 북한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하게 된 것은 북한이 심각한 대홍수와 식량난을 겼었던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7월과 8월, 심각한 수해를 겪은 북한은 같은 해 8월 23일 북한의 유엔 대표부를 통해 1998년 유엔인도지원조정국(UNOCHA)으로 명칭이 바뀐 당시 유엔인도지원국(UNDHA)에 긴급구호 요청을 하였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에는 의료진의 파견을, 그리고 유엔아동기금(UNICEF)에는 5만달러 상당의 콩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유엔인도지원국은 ‘유엔재해평가 및 긴급조정팀(UNDAC)’을 북한의 수해지역에 급파하여 피해 상황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였다. 현지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엔인도지원국은 관련 유엔 기구들과 공동으로 국제사회에 대북 인도지원을 위한 모금을 호소하였다.

현재 6개의 유엔기구 평양사무소 운영

당시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 활동에 크게 주목하였고, 유엔 기구와 각국 정부의 원조기구, 그리고 미국, 일본, 유럽에 소재하고 있던 다양한 국제 NGO들이 대북 지원활동에 동참하게 된다. 2개월 후인 1995년 10월,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제일 먼저 평양사무소를 개소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기구들이 사무소를 설치하고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그간 평양에 주재했던 유엔 기구들로는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인구기금(UNFPA), 유엔인도지원조정국(UNOCHA) 등 7개가 있다. 이와 함께 비상주 국제 NGO들의 연락기구로 세계식량계획 산하에 식량지원연락단(WFP/FALU)이 설치된 바 있다.

유럽의 6개 NGO, 4개 정부기구도 평양 상주

그러나 북한이 2005년부터 유엔의 합동호소절차(Consolidated Appeals Process, CAP)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유엔인도지원조정국은 북한에서 철수를 결정한다. 이후 2007년 1월 유엔개발계획의 지원 자금이 군사비로 전용되었다는 의혹이 일면서 유엔개발계획 역시 철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유엔개발계획이 2010년 초 다시 상주사무소를 개설하여 활동을 시작하면서, 현재는 유엔인도지원조정국을 제외한 6개 기구가 평양에 상주 직원을 두고 있다.

두 번째로 살펴볼 기관들은 국제 NGO, 특히 유럽의 NGO들이다. 국경없는 의사회(MSF)가 1995년 처음으로 대북지원을 시작한 이래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유럽 NGO들의 대북지원은 식량과 의약품 지원 등 긴급구호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1997년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하면서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이시기 그러니까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총 18개의 유럽 NGO가 북한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북한정부의 간섭과 활동상의 제약으로 1998년부터 일부 NGO가 현장 활동을 접고 상주사무소의 철수를 결심하게 된다. 1998년 국경없는 의사회(MSF)와 세계의 의사들(MDM)이 철수 한데 이어, 1999년에는 옥스팜(Oxfam)이, 그리고 2000년에는 기아퇴치행동(ACF)이 북한에서의 활동을 중단한다. 그리고 이어 2002년 캐드(CAD)와 캡 아나무르(CAP Anamur) 역시 북한을 떠나게 된다.

이후 2005년 북한이 인도적 지원 종료 및 개발지원으로의 전환을 요청함에 따라 대부분의 유럽 NGO들이 철수하기에 이르렀고, 현재는 유럽연합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6개의 유럽 NGO만이 평양에 상주하고 있다.

이들 6개 기관들은 컨선(Concern Worldwide), 저먼애그로액션(GAA),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프로미에 위르정스(PU), 트리앙글 제네라시옹 위마니떼(TGF)이다. 그러나 이들 유럽 NGO들은 각 단체명을 사용하지 못하고, 유럽연합 프로그램지원단(European Union Programme Support Unit, EUPS)의 이름으로 상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6개 NGO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컨선(Concern Worldwide)은 1968년에 설립된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NGO로 현재 30여 개 국가에서 활동 중이다. 다음으로는 독일의 가장 큰 NGO 중 하나로 농업개발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어 북한의 식량 사정 등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으로 저먼애그로액션(GAA)이 있다.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은 1982년 태국으로 유입된 인근 국가의 난민들을 도우면서 시작되었는데, 현재는 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45개 국가에서 활동 중인 국제적인 NGO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1919년 영국에서 설립된 가장 오래된 NGO 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현재 110여 개 국가에서 활동 중에 있다. 프랑스 NGO로는 2개 단체가 상주하고 있는데, 프로미에 위르정스(PU)와 트리앙글 제네라시옹 위마니떼(TGF)가 있다.

이들 유럽 NGO의 사업 진행방식은 이른바 협력거버넌스형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유럽연합의 확고한 원칙과 지지를 바탕으로 대북 협상력을 담보받는 동시에 NGO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연합의 안정적인 자금을 지원 받는다. 유럽집행위원회 인도지원국(ECHO)의 경우 1990년에 전체 예산의 30%를 유엔을 제외한 NGO와 국제기관에 지원하였으며, 1999년 65%로 증가한 이래 2010년 66% 수준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로 살펴볼 기구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다. 이들 조직은 성격상 정부 또는 비정부 기구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들 사이의 역할 분담은 국제적십자위원회가 분쟁 지역에서의 활동을 전담하며 포로 송환, 서신 교환 등을 담당하고,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은 평시의 재난에 대한 구호활동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산가족문제 등에 한하여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이 북한 식량난 초기부터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설치하여 지원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기구들로는 스위스개발협력기구(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 SDC), 유럽연합식량안보단(EU Food Security Unit), 유럽연합 인도
지원국(EU/ECHO), 이탈리아 외무부개발협력사무소(The Development Cooperation Office of the Italian Ministry of Foreign Affairs)가 있다. 이중 유럽연합식량안보단은 북한에서 철수하였으며, ECHO는 2008년 5월 EUPS로 전환하여 현재는 EUPS 컨설턴트 1명만이 상주하고 있다. 이밖에 2011년 10월 10일 개소한 프랑스 협력사무소와 각국의 주북한 대사관 역시 일정부분 인도주의 기관들과의 업무 협조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주기구들의 북한 내 활동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북한 내 상주사무소의 설치를 허용받은 경우에도 실제 상주 인원의 숫자는 최소한으로 제한되었고, 북한 내의 이동과 통신에 심한 통제를 받았다. 또한 북한당국의 비자 발급의 지연 등으로 북한에 출입국시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난 6월 초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 기구들이 공동명의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어려움들을 엿볼 수 있다.

보고서는 유엔 기구들과 국제 NGO들이 각자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따라 저마다 다른 수준의 접근권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동일한 사업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에도 서로 다른 접근권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북한에서 접근을 위한 협상의 과정은 여전히 길고 어려운 과정이다. 북한정부는 인도지원 기관들이 프로그램의 이행, 모니터링 및 평가 활동 등을 위해 필요한 접근에 대해 종종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약을 가한다.”고 적고 있다.

남한 NGO 상주, 남북관계 특수성으로 무산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 상주사무소의 설치는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중에서도 효과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불필요한 ‘퍼주기’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따라서 남한의 NGO들에게도 상주사무소의 설치는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한의 NGO들 역시 북한 상주사무소 설치를 여러 차례 시도한 바 있다. 이미 2004년부터 대북인도지원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차원에서 상주사무소 설치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고, 북측의 파트너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 수차례 이러한 제안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의해 남한의 상주사무소 설치는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미국의 경우 정부 차원의 식량 지원분 중 일부를 미국의 NGO를 통해 북한에 지원하고, 이들 NGO 요원들이 유엔 기구들과 함께 수개월씩 현장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우리 정부의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이 재개된다면, 이를 남한의 NGO들을 통해 지원하면서 민간단체의 북한 상주사무소 설치를 북한에 제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민간차원의 상주사무소 설치는 정부차원의 연락사무소 개설에 앞서 남북 간 대화의 채널로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기대해본다. 물론 아직까지는 너무 먼 이야기일수 있겠지만….

 

황재성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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