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7월 1일 0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 북한에도 부자가 있을까? 2012년 7월호

북한, 이것이 궁금해요

북한에도 부자가 있을까?

북한은 사회주의적 소유제도를 기본으로 하여 제한적 개인소유를 인정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 배급체계가 그나마 제대로 작동할 때는 임금과 배급으로 생활을 영위했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 사이의 빈부 격차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출신성분과 직업에 따라 배급의 차이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고위 당·국가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그리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해 배급체계가 붕괴하면서 국가에 의존했던 생활이 더 이상 어렵게 되자, 북한주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장사가 성행하면서 사적 경제활동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장사 수완을 발휘해 돈을 벌어 북한에서 일명 ‘돈주’가 된 사람들이 나타나게 됐다. 다시 말해 신흥부자들이 발생한 것이다.

장사 수완 발휘해 큰 돈 번 ‘돈주’ 등장

평안남도 평성시는 신흥부자들이 많은 편으로, 평균 10만 달러 이상을 소지한 ‘돈주’가 약 20~3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는 달러가 안전하기 때문에 달러를 선호한다. 국가의 외화벌이 기관이나 기업소 등에서 이런 개인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한다. 액수가 큰 경우 약 3~5% 정도의 이자를 준다.

‘돈주’들 중에는 국가로부터 안전성을 보장받기 위해 막대한 양의 공채를 사거나 헌납을 하기도 한다. 공채를 800만~900만원 어치 산 ‘돈주’도 있고 아무런 대가없이 많은 돈을 국가에 헌납하는 ‘돈주’도 있다는 것이다. 국가로부터 감사장이나 표창을 받으면, 위법행위가 적발되더라도 안전할 수 있기 때문에 ‘돈주’들 사이에 기부금 경쟁이 붙기도 한다. 큰 ‘돈주’들은 직접 나서지 않고 5~6명 가량의 대리인(중간 상인)을 두기 때문에 ‘돈주’가 누구인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돈주’들은 거의 운영되지 않는 공장·기업소를 인수, 노동자를 고용하고 상품을 생산해 판매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자본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공장 입장에서는 자재가 부족하여 공장을 운영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계획량(금액)이 주어지기 때문에 공장의 지배인 입장에서는 ‘돈주’와의 거래를 통해 계획 금액을 맞추고, 공장을 ‘돈주’에게 빌려주는 일이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당국도 ‘돈주’들과 상인들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법에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경우 관망하다가 통제가 필요할 때 단속을 하는 것이다. 북한당국이 ‘돈주’를 단속하지만 북한주민들은 “돈주는 절대로 막기 어렵다.”고 말한다. ‘돈주’가 있어야 경제가 돌아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해주 지역의 ‘돈주’가 있어야 청진과 나선, 신의주로 가서 상품을 대량으로 사 올 수 있다. 이렇게 ‘돈주’ 한 사람으로 인해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르기 때문에 국가도 이들을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다.

재산 보호 위해 당·국가 고위 관료들과 담합

이러한 ‘돈주’들은 기본적으로 당·국가 고위관료들과의 담합관계를 유지한다. 이들의 도움 없이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국가 고위 관료들은 이들을 봐주는 동시에 이들에게 기생하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한편 큰 ‘돈주’들의 대리인 역할을 하기도 하는 거간꾼(중간 상인)들은 시장 시세를 매일 알아보고 중국상품 가격과 동향을 점검한다. 북한 시장에 없는 물건인데 팔릴 것 같은 물건을 외국에서 들여오거나 같은 물건이라도 가급적 더 싼값에 사온다. 이들은 또 각자 5~10명 가량의 소매상인들과 연결되어 있어 물건을 소매상인들에게 넘겨주는 역할도 한다.

일부 부유계층은 집안에 가정부를 두기도 하고 자가용을 구입해 비공식적으로 운전기사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응접세트와 녹음기, 녹화기, 선풍기, 냉동기 등 가전제품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 부유층은 중국을 오가며 식품, 생필품 등을 다량으로 매입하여 장기간 소비하는 등 일반 주민들이 볼 때 매우 호화스러운 생활을 한다.

이처럼 북한에서도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신흥부자들이 형성되었고, 이와 함께 주민들 간에 빈부격차도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리 /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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