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7월 1일

기획 | 북한, 대중·대러 경협 강화…남북 경협 완전히 대체 2012년 7월호

기획 | 7·1조치 10년…北 경제강산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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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6월 2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최대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의 CEO 알렉세이 밀러가 제14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의 혁신 전시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대중·대러 경협 강화…남북 경협 완전히 대체

최근 들어 국제사회를 향한 북한의 경제적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북한과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북한이 러시아에 진 110억달러(약 12조원)의 채무액 가운데 90% 정도를 탕감해 주고 나머지를 양국 합작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데 합의한 사실이다.

스토르착 러시아 재무차관은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러·북 정부 간 협정서가 내각 심의에 부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채무 조정 협정 서명에 관한 정부령에 대해) 정부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달 중이나 늦어도 다음 달 정부령을 내각에 제출해 북한과의 합의 결과에 대해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 北 채무 90% 탕감 … 10% ‘지원 통한 변제’

스토르착 차관은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북한 재무당국과 북한이 옛 소련에 진 110억달러의 채무 문제 해결에 합의하고 부처 간 의정서에 서명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정부 간 협정서도 가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간 협정서는 양국 내각의 심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북한은 옛 소련에 진 채무액을 ‘1달러 = 60코페이카(러시아 화폐 단위, 100분의 1 루블)’로 환산해 110억달러로 확정하고, 이 가운데 90%를 탕감하고 약 11억달러의 나머지 채무액은 ‘지원을 통한 채무 변제’ 모델에 따르기로 했다. 북한의 대외채무 규모는 러시아, 중국 등 30여 개국에 180억 달러(달러당 1,200원 기준환산 시 21조6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탕감 받은 채무규모는 총 대외채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인 셈이다.

‘지원을 통한 채무 변제’ 모델은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국가가 채권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이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탕감 후 남는 북한의 대러 채무 잔금이 교육, 의료, 에너지 분야 등에 걸친 러-북 간 합작 프로젝트 이행에 이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현재 북한을 경유한 남한으로의 가스관 건설, 같은 노선의 송전선 건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를 밀어붙이면서 여기에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결국 북한의 대러 채무 잔금이 이 같은 프로젝트 실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에 앞서 작년 8월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과 만나 이러한 사업에 합의했으며 블리드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이 합의를 이어가는 것이다.

양봉진 현대자원개발 사장이 밝힌 러시아 극동지역 잉여전력의 국내송전사업도 동일한 맥락이다. 양 사장은 “한국은 약 7,600만킬로와트(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남·북·러 통합 송전선을 통해 러시아가 한국의 전력망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말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인 인터 라오(Inter RAO UES)와 북한 에너지석탄성은 북한이 송전선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의정서를 체결했다. 의정서엔 북한이 부지를 제공한 대금을 송전선이 건선된 이후 전력 공급으로 상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노선을 가스, 철도, 송전 등에 활용해 돈을 벌어들이고 북한은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러시아로부터 채무를 탕감 받는 셈이다.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도 속도를 내면서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지린성 훈춘이 북·중 경제협력의 신흥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변 조선족자치주에 속한 훈춘에서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국제합작시범구’가 지난달 착공된 데 이어 산업연수생 형식으로 북한의 인력을 공급받으면서 북·중 경협이 탄력을 받고 있다.

우선 중국당국이 최근 취업비자를 내준 북한 근로자 100여 명이 시범적으로 훈춘 인근의 투먼에 있는 중국 기업에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양측은 시범사업의 추이를 봐가면서 인력 공급 규모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훈춘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3㎞의 도로포장 및 개보수 공사가 올해 하반기에 끝날 예정이어서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중국은 이 지역 경협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中 압록강 13개시, 北 노동력 최대 집결지 구상

단둥시는 단둥을 국제항구도시로 개발한다는 자체 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북한의 노동력을 끌어들여 중국 동북부의 대표적인 임가공 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압록강 유역의 13개 도시가 힘을 모아 북한 노동력의 최대 집결지를 만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북·중 간의 경제협력이 강화되면서 양국 간 무역규모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작년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는 6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대중국 무역은 56억3천만달러(수출 24억6천만달러, 수입 31억7천만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62.4% 증가했다.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9.1%에 달했는데 2004년 48.5%였던 대중국 의존도는 2005년 52.6%, 2006년 56.7%, 2007년 67.1.%, 2008년 73%, 2009년 78.5%, 2010년 83.0%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대중국 및 대러시아 경제협력의 강화는 점점 축소되는 남북 간 경제협력을 완전히 대체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시대가 열리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되고 있지만 한국정부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이 남북한의 통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장용훈 / <연습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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