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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7·1조치 및 추가 개혁, 계획경제 물적 기반 잠식 2012년 7월호

기획 | 7·1조치 10년…北 경제강산 어떻게 변했나?

7·1조치 및 추가 개혁, 계획경제 물적 기반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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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4일 개최된 북한 나선경제무역지대 투자토론회 ⓒ연합뉴스

김정일 체제 하에서 2000년대 초반 북한은 7·1경제관리개선조치(이하 7·1조치) 및 추가적인 개혁을 시도한 바 있다. 북한은 2002년 7월부터 경제제도와 운용방식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하고 경제를 회생시키고자 하였다.

7·1조치의 시행으로 북한에서는 물가와 생활비가 대폭 인상되고, 기업의 경영자율권이 확대되었으며, 개인과 기업에 대한 물질적 인센티브가 제고되었다. 북한에서 ‘사회주의 경제관리의 개선’이라고 부르는 7·1조치는 분배에서의 평균주의 타파, 생산성 제고 및 국가의 재정부담 축소에 목표를 두었다.

시장화 vs. 반시장 조치 … ‘체제 내 개선’ 반복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농업 및 기업 개혁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경제개혁 조치를 내놓았다. 2003년에는 농민시장을 종합시장으로 개편하였고, 국영상점 경영권을 일부 기관 및 기업소에 이양하는 등 상업부문에서의 개혁조치도 있었다. 2004년부터는 농업부문에서 가족단위 영농과 공업부문에서는 시범적인 개혁조치를 실시하였다. 대외경제부문에서는 2002년 하반기에 신의주특별행정구, 금강산관광지구, 개성공업지구를 특구로 지정해 추가 개방하였다.

개혁이 진행되면서 북한에서는 농업·경공업 등 일부 산업에서 생산성이 향상되고 개인 상업은 크게 활성화되었다. 이런 일부 산업부문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는 2000년대 초반 비록 성장률은 낮지만 북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북한에서는 개혁과 시장의 합법화 이후 사적 경제활동의 확산과 이윤 추구에 따른 배금주의의 확산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범죄행위가 증가하는 등 자본주의 체제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병리현상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계획경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도입된 경제개혁 조치는 예상 밖의 시장화 현상을 초래하였다.

국영기업조차 계획경제 영역 밖의 생산을 중시하고, 주민들은 직장을 이탈해 장사를 하는 등 불법적으로 비생산적 활동에 종사하는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었다. 7·1조치 이후 북한에서는 계획경제의 물적 기반이 서서히 잠식되고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북한은 경제개혁 조치 이후 빠르게 번져나가는 시장화의 정치·사회적 부작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2005년 말부터 시장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경제개혁 기조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후퇴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시장경제활동에 대한 세부적인 제재가 등장하였다.

이후 북한에서는 2009년까지 시장에 대한 통제가 집중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2009년 11월 30일 전격 단행된 화폐개혁은 7·1조치와 추가적인 경제개혁의 결과 경제 전반에 걸친 분권화 및 시장화 확산의 부작용이 누적되자 이를 시정하기 위한 수순의 일환으로 시도되었다.

북한당국은 화폐개혁과 함께 물가와 임금을 재조정하여 근로자의 직장복귀와 국가유통망의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시중자금을 국가재정으로 환수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였다. 북한의 화폐개혁은 시장통제 및 재정확충을 통한 계획경제의 전반적 복원에 목표를 두었다.

화폐개혁과 함께 병행실시된 반시장적 조치는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사실상 철폐되었다. 당국의 반시장적 조치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민심이반 현상이 현저해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례적으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 진화에 적극 나섰다.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한 수습 방안으로 북한은 시장거래를 다시 허용하고, 화폐개혁의 실책 인정 및 책임자를 문책하였으며, 각급 기관에 대해서는 식량 확보를 독려하였다.

북한은 반시장적 조치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현실과 타협하여 시장거래를 다시 허용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북한에서는 화폐개혁과 반시장적 조치의 실패로 2005년부터 시작된 시장경제에 대한 좌편향 정치논리는 다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화폐개혁 이후 추진된 반시장적 조치는 오히려 김정일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경제적 기반 마련 및 치적 쌓기에도 불리한 상황을 연출하였다. 주민들의 불만 해소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시장통제 완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체제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시장의 확산과 시장화의 진전에 대한 북한당국의 대응은 항상 딜레마에 처해 있었다. 시장의 확산에 따르는 부작용 시정을 위한 일상적인 통제는 실효성이 없고 강력한 통제는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해 체제불안을 오히려 가중시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시장통제에 나서는 것은 적어도 시장의 급격한 확산을 제어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시장의 확산, 시장화는 체제유지라는 국내정치 현실을 반영, 전진과 후퇴를 반복해 왔다.

김정은, 단기적으로 보수적 기조 유지할 듯

북한은 근본적인 개혁과 개방보다는 체제 내의 변화와 개선에 국한하는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정일 사후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권력이양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권력승계기에 접어든 지금 북한은 체제 위험이 따르는 본격적인 개혁·개방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도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시대에서 단기적으로 북한은 체제유지 강화를 위한 보수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북한에게 중국식 경제 변화 모델인 개혁·개방을 수동적이지만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지원과 중국과의 협력이 보다 절실한 김정은 체제는 중국과의 특구 개발 및 운영에 있어서는 과거에 비해 보다 전향적인 개방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최수영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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