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 종북, 안보근간 흔들 수 있어…경계해야 2012년 7월호
쟁점 | 종북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종북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최근 한국사회가 때아닌 종북(從北)논란에 술렁이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 4·11총선과정에서 불거지긴 했으나 기실은 1960년대 초부터 배태된 문제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사상의 자유가 신장되면서 종북세력은 민주적 성숙화의 이면에 숨어 국가안보의 근간을 갉아먹어 온 독버섯 같은 이단이라 할 수 있다.
종북의 맹아는 1960년 후반에 결성된 민자통(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이라 할 수 있다. 민자통은 1960년 7월 29일의 총선에서 참패한 혁신계가 당시 민족주의적인 열망에 사로잡혀 있던 학생들을 규합하면서 만든 조직이다. 이들은 평화통일을 지향했으나 그 주장은 당시 북한의 그것과 동일했다. 이들의 통일운동은 이내 반미운동으로 발전하면서 반세기가 넘도록 종북세력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에는 이른바 ‘리버럴(liberal) 강박증’이 유행처럼 번졌고 리버럴해야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것 같은 풍토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이 열병은 북한에 대한 인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적대하고 반목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살갑게 대해야 할 같은 민족이라는 것이다. 분단이라는 태생적 조건으로 첨예하게 맞서온 대북인식은 급기야 ‘남남갈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우리 사회를 양분(兩分)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음습한 토양 속에서 시나브로 자라 온 종북사상은 어느새 제도권 정치에까지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내 종북인사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고, 이들의 종북행태는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사상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얼핏 들으면 지당한 얘기다.
그러나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고 그것이 극단적으로 자유의 카오스(chaos)를 초래하더라도 그 같은 혼돈을 관통하는 기본 줄기는 있어야 한다. 그것은 기존 법체계를 존중한다는 시민적 합의이다. 한국에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이 헌법으로 명시돼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안보의 개념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 체제에서 강조하는 개인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의 권리를 외부의 침공으로부터 적극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탄생했고 개인의 권리 보호는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상의 자유라는 것도 국가안보를 훼손하는 것이라면 제한돼야 한다. 국가안보에 대한 강조가 과거 군사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던 사실도 부인할 수 없지만 한국 같은 분단국가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체제기 때문에 적을 이롭게 하거나 적국을 찬양하는 사상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같은 생각은 자유를 가장한 방종이자 안보의 근간인 건강한 국민의식을 갉아먹는 이단적 사고다.
국민들의 건강한 안보의식은 공익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공화주의 원칙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종북세력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면서 북한의 안보의식을 두둔하는 데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그들이 발붙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이 조국을 어디로 생각하는지에 따라 얘기는 한참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문순보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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