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9월 1일 0

시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국가의 책무 2012년 9월호

시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국가의 책무

필자는 지난 2010년 10월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을 때, 마지막 작별상봉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2박 3일간 짧은 만남 후 긴 이별을 준비하는 이산가족들이 조금이라도 가족들의 얼굴을 더 보기 위해 멀어져 가는 북한 측 차량들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쫓아 가시던 모습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리운 가족들과 헤어져 이산의 아픔과 고통을 간직하면서 북한에 둔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들을 생각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가족과의 자유로운 만남은 인류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인데도 불구하고, 6·25전쟁 등을 거쳐 분단이 고착화되면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가족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남북 간 상봉행사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을 뿐이다.

이산가족 교류 촉진 기본계획 수립

분단의 장기화로 인해 10대에 부모·형제와 헤어진 어린 소년은 이제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되어 가족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정부에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한 이산가족은 12만8천명이지만, 고령이나 지병 등으로 5만2천명 정도가 돌아가시고 현재는 7만7천명 정도가 생존해 계시며, 2000년 이후 18차례의 상봉과 7차례의 화상상봉을 통해 남북 총 4,321가족 2만1,734명이 상봉했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이산가족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이며, 1년에 1∼2번씩 이루어지던 일회성 상봉행사만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다행히 늦은 감은 있지만 2009년에 이산가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이산가족법)’이 제정되었다. 이산가족법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국가의 책무로 인정하면서, 국가는 남북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및 교류를 촉진하기 위하여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필요한 정책을 수립·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는 2011년 이산가족 찾기 신청을 한 생존 이산가족 전원(8만1,80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올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남북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번에 수립된 기본계획은 2009년의 이산가족법이 제정된 이후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이고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담아 올해 처음으로 수립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그동안 정부 및 민간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 문제점이 기술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당국차원에서는 단절된 남북 당국 및 적십자 간 대화채널을 복원하여, 전면적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의 정상화를 통해 면회소 상설 운영 및 남북 간 협의체제를 구축하고, 향후 접근성이 좋은 서부권에 이산가족면회소를 추가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서부권 이산가족면회소 추가설치 검토

민간차원에서는 이산가족 교류 지원금 현실화를 통해 제3국을 통한 생사확인 및 상봉을 지원하고, 민간교류 주선단체들로 구성된 ‘남북이산가족협회’의 신뢰도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려 한다.
또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북한 및 남북관계와 관계없이 국내차원에서 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향후 대규모 교류 및 사후 교류에 대비하여 지난 2005년에 제작한 바 있는 영상자료 제작·보관 사업을 확대하고, 희망하는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유전자(DNA) 보관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내년부터 대한적십자사 봉사원과 연계하여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이산가족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도 ‘이산가족 교류촉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그리운 가족들과 친지를 만나고, 정든 고향땅을 다시 밟는 그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이산가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윤승일 / 통일부 이산가족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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