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10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 상임위원회 정비 … 12년제 의무교육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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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취재수첩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 상임위원회 정비 … 12년제 의무교육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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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학생들이 지난 6월 22일 평양 창전소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의 올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가 열렸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가 1년에 두 번 열린 것은 2003년(4월·9월)과 2010년(4월·6월)뿐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 체제 확립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경제방침을 제시하고 경제개혁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뭔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식경제시대와 세계적 추이 맞춰 교과 개편”
그러나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9월 25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지만 기대를 모았던 경제개혁 관련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의 관련 보도에서 안건을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와 ‘조직문제’라고 밝혔지만 경제문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법령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가 대의원 전원 찬성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경제개혁 조치는 아니지만 북한의 12년제 의무교육제 실시는 앞으로 북한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2년제 교육제도를 채택해 ‘학교 전 교육 1년 → 소학교 5년 → 초급중학교 3년 → 고급중학교 3년의 학제’를 갖추게 됐으며 청년들의 사회진출 연령도 16세에서 17세로 1년 늦춰지게 된다. 이에 따라 북한 청년들의 군 입대 시기도 1년 늦춰질 것으로 보여 군의 병력 충원시스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은 2013∼2014학년도부터 6년제 중학교를 3년제 초급중학교와 3년제 고급중학교로 분리운영하고, 4년제 소학교를 5년제 소학교로 전환하는 사업은 2014∼2015학년도부터 실시한다. 북한은 1972년부터 계속 11년제 의무교육제도를 시행해 왔으며 40년 만에 교육시스템의 핵심인 의무교육기간이 1년 늘어나고 학제도 전반적으로 바뀌게 됐다.

“교원·학생 무질서한 사회동원 없애야”
<조선중앙통신>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은 지식경제시대 교육발전의 현실적 요구와 세계적 추이에 맞게 교육의 질을 높여 새 세대들을 중등일반지식과 현대적인 기초기술지식, 창조적 능력을 소유한 혁명인재로 키우는 가장 정당하고 우월한 교육”이라고 밝혔다.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보고에서 “12년제 의무교육의 실시는 전국가적으로, 전사회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할 방대한 사업”이라며 “국가예산에서 교육사업비 지출을 결정적으로 늘리고 교육사업에 필요한 전기와 설비, 자재를 우선적으로 보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12년제 의무교육의 ‘충적목표’ 및 ‘교종별 도달목표’를 새로 정하고 교수내용의 범위·수준도 고치는 등 사실상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편작업도 예고했다.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이날 보고에서 “학생들에게 수학,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의 일반 기초지식을 주는 데 기본을 두면서 컴퓨터기술 교육, 외국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 사실상 교육과정 및 교육방안이 ‘실용적인 교육’ 쪽에 무게가 실렸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또 이번 교육제도 개편 법령 안에 ‘각급 인민보안, 검찰기관이 교원·학생들을 교육과정 안에 반영된 국가적 동원 외에 다른 일에 무질서하게 동원하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법적 통제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학생들이 수시로 건설공사 등 각종 노동에 투입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또 회의에서는 홍인범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와 전용남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위원장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에 선임하고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을 최희정 당 과학교육부장에서 곽범기 내각 부총리로 교체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지난 4월 제12기 5차 최고인민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도 연속으로 참석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매번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며 2003년 11기 최고인민회의 구성 이후에는 2003년 9월 제11기 1차 회의와 2007년 4월 제11기 5차 회의, 2009년 4월 제12기 1차 회의, 작년 4월 제12기 3차 회의에만 참석했다.

내용에서 실망을 준 회의였지만 외형적으로 그동안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소식을 주로 오후 늦게 발표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발표는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통신>은 낮 12시35분께 속보로 12년제 의무교육을 시행한다고 밝힌 데 이어 3시18분께부터 최고인민회의 폐회, 구체적 법령 내용 등을 담은 기사를 잇달아 송고했다.

북한은 지난 4월 13일에는 오후 6시47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고인민회의 개최 소식을 타전했고 지난해 4월 7일에는 최고인민회의 개최 소식이 오후 8시께 <조선중앙TV>에서 처음 소개됐다. 북한이 이번에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빠르게 전한 것은 김정은 정권 들어 노동당 정치국 기능의 복원 등 정치·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정비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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