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대북인도지원은 생명 살리기 … 사회협약 통해 원칙 세우자 2012년 12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대북인도지원은 생명 살리기 … 사회협약 통해 원칙 세우자
지난 1995년 북한의 수해 지원을 계기로 시작된 한국정부와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이 17년여를 지나고 있다.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시작된 대북지원은 그 동안 북한의 식량난 해소는 물론 농업축산, 보건의료, 산림녹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북한의 인도적 상황 개선에 기여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점차 개발협력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통일 기반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서의 역할이 모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당국 간 정치적 사안으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은 남북관계의 상황 요인과 국내외 정치적 환경에 따라 그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었다. 특히 지난 2010년의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된 이후 정부는 물론 민간차원의 대북지원 활동도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민간단체 대북지원, 남북관계 개선 연결고리
지난 2년간 평화문제연구소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공동캠페인으로 기획한 “북한주민과 함께 미래를 그리다” 연재물도 사실 그 사업 내용은 주로 2010년도 이전까지였다. 최근 2~3년 동안 새롭게 시작된 대북지원 사업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은 대북지원 민간단체에서 일하는 한 실무자로서도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이러한 점은 지난 2년간 연재되었던 글들의 한계였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연재되었던 글들을 통해 우리는 민간단체들의 많은 대북지원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그 글들에서 드러나듯이 민간단체 사업의 경우 1회적인 지원으로 그친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이 개발지원의 양태를 띠며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식량 지원과는 달리 민간단체 지원사업은 물자 전용의 우려나 모니터링의 문제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유엔(UN)기구나 유럽의 국제 NGO들은 평양 상주를 통해, 남쪽의 민간단체들은 거의 1주일 단위로 이어지는 잦은 사업 현장 방문을 통해 모니터링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발지원 방식의 사업 특성 상 남쪽에서 지원한 물자가 현장에 없을 경우 더 이상의 사업 진전이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인도적 대북지원의 측면에서 최근 상황이 심각한 것은 정치군사적인 측면과는 거리가 먼 민간단체의 대북지원마저 중단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현재 인도적 대북지원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대북지원의 실질적인 추진 여부나 정부 정책의 문제점보다는 대북지원이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인도적 대북지원은 북한 체제에 대한 가치 판단이나 이념적 성향과는 별개로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대북지원, 남남갈등 쟁점으로 부상
그런데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경색과 함께 소위 ‘퍼주기론’과 ‘지원무용론’이 득세하면서 대북지원이 오히려 남남갈등의 주요한 쟁점이 되어 버렸다. 어찌 생각하면 인도적 대북지원이 최근 몇 년간 급감한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 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에도 원인이 있지만,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즉, 대북지원이 이념이나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상관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보되어 있었다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는 별개로 지속적인 대북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대북지원에 대한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은 남북관계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에 제19대 국회의원 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6개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가 지난 8월 제19대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지원은 남북 간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되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72.4%의 국회의원들이 ‘매우 찬성’과 ‘찬성’이라고 대답했다. ‘반대’라고 대답한 의원은 4.6%였고 ‘매우 반대’라고 응답한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규제하는 현재의 정부 정책은 국회의원들의 생각과도 거리가 있는 셈이다. 나아가 제19대 국회는 지난 9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와 민간의 대북지원을 촉구하는 “남북관계 개선 및 인도적 대북지원 촉구 국회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대북지원에 대한 국회 결의안은 현 정부의 대북지원 정책을 비판하고 또한 대북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그 동안 민간 영역에서 인도적 대북지원 운동을 펼쳐온 종교계와 민간단체들은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와 내년 초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도적 대북지원에 관한 사회협약”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사회협약을 통해 인도적 대북지원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모아내고, 향후 신정부와 국회가 이 사회협약을 준수하고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인도적 대북지원을 추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종교계와 민간단체들이 정리한 사회협약에 따르면 인도적 대북지원은 ‘각종 재난에 대한 긴급 구호,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그리고 북한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개발지원’을 모두 포괄한다. 사회협약은 또 △인도적 명령 우선 △중립성 △독립성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 등 4가지를 인도적 대북지원의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다음과 같은 5가지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 만들어야
첫째, 인도적 대북지원은 남북 간 정치군사적 상황과 연계하지 않고 정기성과 정량성의 원칙 아래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둘째, 정부는 북한주민들의 생존권 등 인도적 상황을 고려하여 식량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이를 제도화한다. 셋째, 민간 차원의 대북지원은 그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넷째, 인도적 대북지원의 제도적 보장을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한다. 다섯째, 각 정당 및 시민사회, 정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에 관한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한다. 이러한 사회협약 내용은 어쩌면 현 단계에서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이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도일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북한주민들의 생명을 살리는 인도주의 운동임과 동시에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대북지원을 통해 악화될대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풀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긴장상태의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를 다시 싹트게 만드는 일은 한국사회 전반의 중요한 의제 중의 하나이다.
2013년 새롭게 출범할 신정부는 민간과 협력하여 실종된 인도주의 원칙을 되살려 내야한다. 이를 위해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각계각층의 사회협약 운동에 많은 분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종교계와 민간단체들은 위와 사회협약을 제안하고 각계각층의 서명을 받고 있다. (사회협약 서명 문의: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02-734-7070)
손종도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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