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 한·중·일FTA 및 RCEP 협상개시 … 주도적 참여로 실질적 리더십 확보해야 2012년 12월호
집중분석
한·중·일FTA 및 RCEP 협상개시 … 주도적 참여로 실질적 리더십 확보해야

아세안+6(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정상들이 지난 11월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개시 기념식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11월 18~20일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역내국 간 정상회의 및 장관회의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협상개시가 공식적으로 선언되었다. 한·중·일FTA 협상이 개시될 경우, 한국은 RCEP의 모든 참여국과 이미 FTA를 체결하였거나 또는 협상 추진 중인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한국의 RCEP 참여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무역에서 중·일 및 RCEP 참여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에 30.2% 및 47.0%임을 감안할 때 한국은 동아시아 역내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 및 원활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아시아 차원의 FTA인 RCEP 협상과 한·중·일FTA가 동시에 추진됨에 따라 이들 FTA를 어떻게 연계하여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의 입장 정립과 세부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에 본 글에서는 한·중·일FTA 및 RCEP 협상개시 선언에 따른 우리의 대응방안을 간략하게나마 모색해보고자 한다.
한·중·일 및 RCEP 역내무역 급증 … NAFTA 추월
그 동안 한·중·일 및 RCEP의 경제적 위상이 빠르게 제고되어 왔다. 그 결과 RCEP의 경제적 위상은 유럽연합(EU) 및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에 비해서도 뒤처지지 않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비중을 보면, 한·중·일(22.3%) 및 RCEP(49.1%)는 EU(7.4%), NAFTA(6.7%) 및 TPP(9.6%)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규모에서도 RCEP가 EU, NAFTA보다 크고, TPP와 비교해도 거의 유사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한·중·일 및 RCEP 회원국 간에 거래되는 역내무역은 1990~2011년 동안 확대추세를 보여 역내국 간 무역의존 관계가 심화되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한·중·일 3국 간 역내무역 비중은 1990년의 12.3%에서 2011년에 21.3%, RCEP는 33.0%에서 43.7%로 증가하여 NAFTA(39.9%)를 2005년에 추월하였으나 EU(55.4%)보다는 여전히 낮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 한·중·일 및 RCEP의 역외무역이 역내무역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까지 한·중·일 및 RCEP 회원국에서 시장 주도의 무역의존 관계가 심화되는 기능적 경제협력이 빠르게 진전되어 왔으나 이제는 FTA 같은 역내관세 및 비관세장벽의 완화 및 제거 없이는 한계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RCEP 체결 시 10년간 GDP 1.21~1.76% 증가 예상
한·중·일FTA 추진 시 우선과제는 한·중·일FTA의 협상방식에 대한 합의도출에 있다. 3국 간 FTA 협상방식에는 일반적으로 3국 간 동일한 양허안을 택하는 3자 간 합의방식과 양자 간 합의방식이 있다. 이상적으로는 3국 간 합의방식이 바람직하나, 현실적으로는 양자 간 합의방식이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3국의 기술수준 격차로 인해 양자 간 합의방식이 3국 모두에게 보다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3자 간 FTA의 특성상 한·중·일FTA의 공통적 협상방식 및 요소가 필요하므로, 서비스·투자 및 규범 등의 분야는 3자 협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한·중·일FTA 추진 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일본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우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중·일 간 갈등이 향후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중·일FTA 협상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경제외적 상황으로 한·중·일FTA 협상이 난항에 직면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RCEP의 추진배경에는 동아시아 및 아태지역 내의 복잡한 정치·경제적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첫째, RCEP 출범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세안+3 차원의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EAFTA)을 주장하는 중국과 아세안+6(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차원의 동아시아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EA)을 선호하는 일본 간의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동아시아 차원의 FTA 추진이 지연된 데 있다. 둘째, 한·중·일 3국 간 FTA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아세안에서는 아세안 중심주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셋째, 아세안 10개국 중 4개국 즉 싱가포르,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TPP에 참여하면서, TPP가 동아시아 차원의 FTA 협상에 경쟁자로 부상하였고, 아세안 내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중·일FTA 우선추진 후 RCEP 협상도 바람직
이러한 정치·경제적 상황 아래 아세안+6 회원국인 16개국이 모두 RCEP 협상에 참여하기로 선언하였다. 그 결과 자유화 수준이 높은 지역 차원의 FTA는 출범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한국FTA, 아세안·중국FTA, 아세안·일본FTA 등과 같이 이미 아세안과 FTA를 체결한 협정을 보면 상품분야의 평균 자유화 수준이 90%가 넘는데 반해, 아세안·인도FTA는 8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한 상품양허 접근방식으로 단일양허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경우 높은 수준의 자유화는 더욱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물론 아세안 10개국을 하나로 보더라도 7개국(그룹) 간 양자 간 협상이 진행될 경우 21개 협상이 필요하므로 이에 따른 복잡성을 극복하기 위해 단일양허안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입장에서 모든 참여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단일양허안 방식이 진행될 경우 자유화 수준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여타 아세안+1FTAs에서는 90% 이상의 자유화 수준을 보인 데 반해, 아세안·인도FTA에서는 48.7%의 자유화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RCEP는 높은 수준의 FTA임을 강조하면서도 역내 기체결 FTA들과 병존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향후 동아시아에는 중층적 구조의 FTA들이 병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RCEP가 체결된 후에도 기체결 FTA가 남아 있고, 새로운 역내 양자 간 FTA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RCEP는 아세안+1FTAs를 대체할 수는 있을 것이나, 명실공히 동아시아 차원의 FTA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이 동아시아 무역자유화의 주요 수혜국임을 감안할 때 한국은 적극적인 자세로 RCEP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RCEP가 체결될 경우 한국의 실질 GDP는 발효 후 5년 동안 0.38~0.68%, 10년 동안 1.21~1.76%의 추가적인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정부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뿐만 아니라 원산지규정이나 통관절차 관련조치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동아시아 역내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및 원활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기체결된 아세안+1FTAs에서 서비스 교역 및 투자부문의 개방수준이 매우 낮았음을 감안할 때, 한국은 이들 분야의 자유화를 통해 동아시아 경제의 경쟁력 제고 및 역내생산 네트워크 증진을 추구해야 한다.
한편 한·중·일 FTA와 RCEP를 거의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한·중·일 3국의 입장에서는 한·중·일FTA를 우선적으로 추진함으로써 RCEP 협상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중·일FTA가 지연될 경우에 대비하여 3국 간 FTA를 RCEP 차원에서 추진하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 3국 입장에서는 3자 간 FTA를 우선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아세안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RCEP에서 실질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한국 정부는 한·중·일FTA가 RCEP를 위해 필요하고, 또한 한·중·일FTA가 지역 차원의 전반적인 관계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일FTA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방호경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