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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반도는? Ⅱ 시진핑 시대, 선린외교보다 대국외교로 무게중심 옮겨가 2012년 12월호

특집 | 오바마와 시진핑,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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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총서기직에 오른 시진핑이 국가부주석 시절인 지난 2월 14일 미국을 방문,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는? Ⅱ 시진핑 시대, 선린외교보다 대국외교로 무게중심 옮겨가

중국은 2012년 11월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맡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시진핑 시대의 막을 올렸다. 시진핑 중심의 5세대 리더십이 기존의 권력 교체의 패턴을 유지한다면 2012년부터 2022년 20차 당 대회까지 10년간 중국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시진핑이 집권하는 이 시기는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전략적 절호의 시기’로 간주되고 있다. 중국은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 ‘전면적 소강사회의 실현’, 그리고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 ‘중등 선진국가로의 성장’이라는 국가대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은 부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견제를 불식시키면서 동시에 인민들의 드높은 자부심과 기대감도 충족시켜야 하는 딜레마도 안고 있다.

중국은 대대적인 권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변화보다는 지속성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10년 일련의 영토분쟁에서 보여준 중국의 강경한 태도가 부상에 따른 외교정책의 변화로 해석되는 것을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18차 당 대회 정치보고는 향후 중국의 외교에서 미세하지만 중요한 변화의 추이를 전망케 한다.

첫째,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제3세계 국가의 리더라는 정체성을 제기하고 있지 않다. 이제 스스로를 신흥대국, 또는 개발도상대국으로 언급하며 달라진 위상에 부합하는 책임과 역할의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대미 ‘신형대국관계’ 비전 … 상호 ‘윈-윈’ 천명

둘째, 중국의 부상에 따라 국가이익과 대외활동 영역 또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은 해양, 우주, 가상공간의 안보에 주목하고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중국은 “어떤 외부적 압력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하여 향후 중국이 여전히 주권과 안보와 관련한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고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셋째, 중국은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전과 달리 대미외교에서도 주도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신형대국관계의 요체는 과거 미·소관계와 달리 미·중 양국은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상호의존하고 있으며, 전략적 분야에서의 협력도 불가피한 관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상호존중하고 ‘원-윈’하는 새로운 유형의 대국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적 수사이지만 중국은 미국과 갈등·대결보다는 협력하면서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확보해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요컨대 시진핑 시대는 산적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명실상부한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목표를 향해 전진해 갈 것이며, 그 목표의 출발은 동아시아가 될 것이다. 이 가운데 미국이 아시아로의 전략 중심의 이동을 공식화하면서 미·중관계는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전개되고 있는 미·중관계의 중요한 특징은 갈등과 협력이 이전보다 빈번하게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양국은 상황과 영역에 따라 갈등과 협력이 동시에 전개되기도 한다. 그만큼 미·중관계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관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부상이 동아시아에서 선행되면서 미·중 양국관계의 기복이 이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표출되고 있다.

중국은 부상이 진행될수록 미국의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중 포위에 대한 전략적 불신도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가능하다면 미국의 견제를 우회하고, 미국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동아시아에서의 위상과 영향력을 강화시키려는 대외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중심의 동아시아 동맹체제에 직접적으로 도전하기보다는 동맹체제 이외의 외연을 확대시켜 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우선적으로 미국 주도의 동맹체제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것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며 단계적으로 중국 주도의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구축해 가고자 한다. 즉 중국은 정치·외교적으로는 양자 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확대하고, 경제적으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소지역 경제협력권, 그리고 ASEAN+3(한·중·일)를 통한 경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안보 분야에서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상하이협력기구(SCO), 6자회담 등 지역 다자주의 네트워크를 주도하고자 한다.

중국 주도 동아시아 질서 단계적 구축

5세대 지도부의 최대 국가목표는 이른바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강대국화의 실현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우선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안보딜레마 해소와 영향력 증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이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중국의 부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안정지향의 선린외교보다는 영향력 확대라는 대국외교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게 될 것이고, 대미정책과 중·미관계에 더욱 종속되어 갈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부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미·중 간 갈등과 경쟁, 협력의 순환 패턴이 한반도로 전이되거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더욱이 취약한 안보구조와 대립적 정치 구도를 지니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미·중관계의 파장이 실체 이상 강하게 전달될 수 있다. 예컨대 미·중 양국은 천안함 사건 직후 한반도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치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2011년 정상회담에서는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장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타협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시진핑 시대 10년은 한국에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중국의 부상은 한국에는 분명히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향후 10년간 한국이 부상하는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정립하는가는 향후 초강대국 중국과의 관계를 규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나아가 강대국 간 세력경쟁 구도에서 한국의 생존 공간을 확보하는 기회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향후 중국의 부상과 그에 따른 미·중 간의 대결과 타협이 구조화 될 경우, 어느 경우든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과 발언권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중 간의 제한적 경쟁이 진행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은 점진적으로 미국, 중국 등 강대국이 개입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축소해가는 한편 북한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을 확보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동률 /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