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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新 G2시대 동아시아 평화·협력 네트워크 주도하자 2012년 12월호

시론

新 G2시대 동아시아 평화·협력 네트워크 주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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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고, 중국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제5세대 지도부가 등장했다. 세계는 이를 두고 新 G2시대의 개막으로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시진핑 총서기(당시 국가부주석)가 미국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고, 중국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제5세대 지도부가 등장했다. 세계는 이를 두고 新G2시대의 개막으로 주목한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집권 10년 동안 중국은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미·중은 ‘차이아메리카(Chiamerica)’로 불릴 정도로 경제적 상호의존관계가 깊어졌다. 또 미·중은 양자 차원의 문제는 물론 지역 및 세계적 차원의 문제를 논의하는 전략대화의 파트너가 되었다.

美, 아시아 회귀 … 中, 대국굴기 상충
G2시대의 개막으로 특히 영향을 받는 지역은 동아시아다. 미국은 전통적 패권국으로서 ‘아시아 회귀’ 정책을 추진하고, 이에 맞서 중국은 ‘신형(新型)대국관계’를 내세우며 새로운 ‘패권국’으로서 이 지역을 자국의 영향권(sphere of influence)으로 만들려고 한다. 미국에게 매우 심각한 도전이다. 미·중은 이제 전략적 차이를 조정하고 힘의 균형추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중국은 적어도 동아시아에서 ‘패권국’으로서의 대국굴기(大國起)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으며 시진핑 시대에 이를 본격화할 것이다.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시진핑의 첫마디는 “중화민족부흥”이었다. 중화의 부흥은 군사력의 강화와 공세적 대외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중국해 등지에서의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은 대표적 사례다.

중국의 적극적 팽창정책과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관여(engagement)의 확대는 갈등과 충돌의 잠재성을 증대시킨다. 또한 미·중관계의 변화는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에도 영향을 주며, 당연히 한반도 전략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러시아와 일본, 그리고 북한에서도 최고리더십의 변화가 있다. 한반도는 동북아지역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다.

오바마 2기의 동아시아정책은 아시아 중시 정책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경제력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지역에서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2010년 이후 동맹국, 파트너십, 지역다자제도 등 3중의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주도의 신질서 속에 선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또 오바마 2기 행정부는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TPP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정책을 자국에 대한 포위전략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중·일 FTA 및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강화와 러시아, 상하이협력기구(SCO) 등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로 돌파하려 할 것이다.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지역 중의 하나다. 오바마 2기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다. 미국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북한에 먼저 양보할 의사는 없다. 미국은 대화와 압력 기조를 병행하면서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 또 한 번 ‘정책 변화’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 또한 기존의 대북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에 대한 견제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에 매우 유용한 전략적 수단이다. 중국의 서태평양지역 진출 전략에 북한이 출구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이 때때로 중국의 골칫덩어리이지만 버릴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후진타오 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양자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진핑은 북한에 경제개혁을 권유하면서 중국의 영향권 속에 단단히 동여맬 가능성이 높다.

한국, 강한 중견국 전략으로 세계와 소통해야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첫째, 미·중 역학관계의 변화는 한·미동맹의 강화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강화를 넘어서는 지혜를 요구한다. 한국의 국가발전 전략에서 미국과 중국은 가장 소중한 협력의 대상이다. 한국은 두 강대국의 이익 및 그들 간의 이익교환과 심각하게 충돌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두 나라 또한 한국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 이 지역에서의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는 데 중요하다. 따라서 양자 간 이해충돌의 고리를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일본과 러시아, 북한도 포함하는 ‘동아시아 평화·협력이니셔티브’를 제안, 네트워크 구성을 주도해나가야 한다.

둘째, 그 동안 북한은 우리의 전략 추진에 핵심적 걸림돌이었다. 그렇다면 그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바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북한의 호응이 염려된다면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는 선제적 전략을 추진하면 된다. 북한지도부와 북한주민에 대한 전면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그 자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동시 병행적이고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펼쳐 나가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관련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셋째, 이러한 대외전략과 대북정책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국내적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튼튼한 국내 기반을 갖지 못한 대외전략과 대북정책의 추진은 모래 위에 성 쌓기와 다름없다. 중국이 중화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며, 미국이 실추한 세계 지도력을 만회하려는 데에는 국민을 결집시키는 지도자의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과연 한국이 이러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까. 한국은 ‘20-50’(인구 5천만-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을 달성한 세계 7번째의 국가다. 세계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나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견국가다. 우리의 능력을 자만해서는 결코 안 되지만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 ‘강한 중견국’ 전략으로 세계와 소통하면 우리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박영호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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