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 남북 기상역량 격차 확대…통일비용 증가시켜 201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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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기상역량 격차 확대…통일비용 증가시켜
북한은 1995년과 1996년에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뒤, 국가 산업의 인프라 붕괴로 어려움을 겪어 오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의 피해는 그 동안 간과되었던 기상분야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북한 기상청인 기상수문국의 독립부처 승격, 기상예보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로 이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2007년 전국적으로 약 2억7,000만 달러, 전체 GDP의 1% 이상의 홍수피해를 입었으며 2010년 8월에는 신의주 지방에서 전체 농지의 92%가 침수되는 등 2000년대 들어 거의 매년 홍수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자연재해 취약성은 단기적으로는 북한 경제의 재건 어려움으로, 장기적으로는 통일비용 증가에 따른 남북통일의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 3시간마다 수동으로 기상 관측
남, 자동관측장비로 실시간 정보 수집
자연재해의 피해 감소를 위해서는 재해 예측과 재해에 대한 대응능력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특히 기상예보와 같은 예측분야는 자연재해의 규모를 사전에 줄일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2003년 세계기상기구(WMO)가 북한 기상수문국의 현황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북한의 기상예보 능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북한의 기상예보 능력을 관측, 통신, 예보 부문으로 나누어서 우리나라의 현황과 비교해 보자.
우선, 관측부문을 보자. 우리나라 경우는 전국적으로 544개의 자동기상관측장비(Automatic Weather Station)가 설치되어 있다. 이들 자동관측 장비들과 네트워크는 전국적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기상관측 정보의 수집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남한보다 넓은 국토면적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370여 개 지역에서 관측이 되고 있으며, 그 나마 신뢰성이 높은 곳은 27개 지역에 불과하다. 여기에 아직까지 자동화된 관측소가 없는 형편으로 사람이 3시간에 한 번씩 수동으로 기상 상황을 관측하고 있다.
이러한 수동 관측은 악천후나 어둠 속에서 사람이 직접 측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측정의 부정확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서 관측 정보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다음으로 통신부문을 보자. 우리나라는 최근 3세대 망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2세대 망을 기상관련 통신전용으로 활용하는 등 매우 높은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통신수준은 전국의 관측정보가 수분에 한 번씩 중앙기상청으로 수집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전력 및 통신 인프라의 부족으로 통신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WMO에 따르면 중앙의 기상수문국과 12개의 기상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통신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상대와 관측소 사이에는 전력 불안정으로 통신장애가 자주 발생하며 통신이 실패한 경우에는 진공관 무선송수신기를 사용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예보부문을 살펴보자. 남한은 이미 제3호 슈퍼컴퓨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10년 간 약 3,300배의 계산 속도를 강화시켰다. 이러한 계산 역량의 강화는 보다 복잡한 기상예측 모델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서 기상예측 시간을 보다 장기적으로 확대하였으며 전지구 예보모델을 통해서 중기간의 예측역량 강화를 달성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그 동안 기상수문국 산하 중앙기상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동안 예보모델 개발을 위해서 다양한 노력들을 벌이고 있으나, 예보에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2003년 기준으로 팬티엄3 컴퓨터 2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계산 능력의 한계는 결국 낮은 수준의 예보모델을 사용하게 하여 현재와 같은 게릴라성 폭우 대처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북, 전력 불안정 … 통신장애 자주 발생
현재 우리나라는 우수한 관측장비, 통신 인프라, 예보계산 능력들을 바탕으로 단기예보 정확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91.9%를 달성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상대적으로 낮은 정확도의 기상관측 정보와 낮은 수준의 통신, 제한된 기상예보 역량으로 양질의 기상예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남한의 지속적 투자에 대비하여 북한의 기상역량이 정체 또는 퇴보하고 있어 남과 북의 기상 역량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확대되는 기상 역량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지원이 정답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상분야 협력의 물꼬를 틀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북한은 기상정보를 군사정보로 취급하고 있어 남북기상 협력은 매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간 대화를 통해서 기상분야의 협력이 민간차원의 교류임을 인식시킴으로써 남북 기상협력의 장을 만들고 서로 간 기상정보 공유 등의 협력사업들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북, 2003년 기준 펜티엄3 사용
남, 슈퍼컴퓨터 사용
물론 이와 같은 협력은 전반적인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면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경색국면 속에서는 정부가 기상과 관련하여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인도적인 차원과 국제적 제재의 원칙 속에서 지원을 고려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6자회담을 통해서 핵문제가 해결되고 남과 북의 상생환경이 이루어지는 경우 한반도의 번영과 통일을 위해서 북한에 대한 기상지원을 시행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만약 북한의 기상수준을 우리나라와 동등한 수준이 되도록 협력사업을 지원한다면 관측부문에서는 북한에 약 663개의 자동화 관측소의 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부문에서는 북한의 전력문제와 통신 인프라의 구축 지원을 통해서 기상분야의 통신조건을 원활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보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계산역량이 한반도 전역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지원이 필요하지 않으며 기상정보의 공유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적으로 통신 인프라 지원을 제외하는 경우 약 4,5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지원들은 우리에게는 임진강 유역의 홍수 피해 및 수인성 질병 방지, 황사피해 감소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북한에게는 자연재해의 감소를 통한 경제재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통일비용 감소 효과까지 있음을 고려할 경우,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김종선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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