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3월 1일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 통일 실험, 드디어 첫발 내딛다! 2016년 3월호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1

통일 실험, 드디어 첫발 내딛다!

 

2014년 어느 봄날이었다. ‘통일을 실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다. 순진하고 어쩌면 황당한 질문이었지만 실험학교로서 SNU 통일학교는 이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70년 남짓 동안의 남북 분단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통일을 경험하지 못했다. 경험하지 못한 통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통일에 대하여 추상적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었고, 통일교육은 당위적 차원에서 피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남북관계 속에서 통일에 대하여 ‘구체적이며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교의 여러 교수들 및 연구자들이 통일교육 관련 회의를 하던 중에 우리는 ‘통일교육’과 ‘실험학교’라는 두 개념을 하나로 연결시키게 되었다. 학교라는 작은 공간에서 남북의 교사와 학생이 함께 가르치고 배운다면, 통일을 실험하고 경험하면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통일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험학교로서의 SNU 통일학교는 통일을 위한 새로운 교육적 실험이었다.

실험학교란 대학교 또는 교사교육기관과 연계되어 운영되는 학교를 말하는데, 주요 목적은 예비교사 양성, 교육관련 연구수행, 그리고 교육 전문성 신장 등이다. 그 기원은 미국의 교육학자인 시카고대학교의 존 듀이가 1896년부터 1903년까지 운영하였던 ‘실험학교’에서 찾는다. 듀이의 실험학교는 기존의 전통적인 학교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출발하였다. 이러한 실험학교들은 현재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실험학교, 시범학교, 모델학교, 또는 부설학교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며, 학령기 이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부터 초·중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SNU 통일학교 첫째날 꿈날개반(초등) 도덕 수업 ‘우리가 꿈꾸는 학교’

SNU 통일학교 첫째날 꿈날개반(초등) 도덕 수업 ‘우리가 꿈꾸는 학교’

통일한국 미래형 학교, SNU 통일학교의 탄생

남북한의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실험학교 운영을 통한 실증적 연구와 경험주의적 교육이 필요하다. 연구와 현장 실천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 단계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교육관련 문제들(학제, 교육과정, 교육평가, 교원양성, 교육행정 등)을 예측하고 공교육 체제에서의 해결책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여러 가지 남북한 교육통합에 대한 연구는 이론적이고 추상적 측면이 강조된 반면, 남북한 학교통합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측면을 강조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실험학교로서의 SNU 통일학교는 교육통합 이론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적으로 구현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1년여 기간 동안의 연구에 기초하여 기획되고 운영된 SNU 통일학교는 남북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실험학교로서 통일한국의 미래형 학교였다. SNU 통일학교는 분단과 통일에 대하여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가 아니라 남한의 학생들과 탈북 학생들이 통일 이후에 다니게 될 통일한국에서의 학교 상황을 체험함으로써 통일한국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인재로 성장시킬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2015년 8월부터 11월까지 8회에 걸쳐 격주제로 실시된 SNU 통일학교는 세 가지의 목적으로 운영되었다. 첫째, 통일한국의 교육적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한다. 실험학교로서의 통일학교 운영은 통일 이후 남북한 학교통합의 구체적 방안 모색을 가능하게 한다. 둘째, 통일한국의 유연하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한다. 실험학교로서의 통일학교 운영은 통일 이후의 상황을 가정하여 이루어지지만, 통일학교에 참여한 남북 학생들은 학교에서 작은 통일을 경험한 미래 리더로서의 통일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셋째, 통일 이후 실질적이며 효과적인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을 개발한다. 남북한 교사와 학생이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통일학교에서는 통일 이후 학교 상황을 미리 체험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교사와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통일한국의 교육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

78명이 3개월 동안 만들어 간 ‘작은 통일’

‘통일을 실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연구실이나 실험실에서의 시행착오와 반복된 실험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는 어떠한 시행착오도 없어야 하며 모든 상황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 통일을 위한 준비 중에서 통일한국을 살아갈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보다 더 중요한 준비는 없다. 즉, 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는 통일교육이다. 남북관계가 그 어떤 어려움에 빠졌더라도 통일교육은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통일을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통일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2015년 SNU 통일학교는 78명의 사람들이 약 3개월 동안 만든 작은 통일이었다. ‘우리가 통일’이라는 표현은 통일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소중한 외침이다. 이 외침이 2016년에는 더욱 커지길 희망한다.

박성춘 / 서울대 통일교육연구센터장(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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