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9월 1일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 통일의 교단에 선 그 이름 선생님! 2016년 9월호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통일의 교단에 선 그 이름 선생님!

SNU 통일학교 도덕 수업. 통일학교 교사가 조별로 큰 전지에 스스로가 생각하는 학교에 대해 써보는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SNU 통일학교 도덕 수업. 통일학교 교사가 조별로 큰 전지에 스스로가 생각하는 학교에 대해 써보는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SNU 통일학교 졸업식 때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감정이 북받쳐서 어깨가 들썩였고 결국 목 메인 소리로 졸업식 연설을 했다. 교사들, 스텝들, 학생들도 나를 따라서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이 카메라에 찍혔다며 여러 사람들이 나를 놀렸다. 울보 교장선생님이 되었다. 나의 눈물은 감사의 눈물이었다. 헌신적으로 수업을 준비하고 학교를 운영해 준 모든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다. “통일학교 선생님, 감사합니다. 통일을 만들고 있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로 편견 없이 듣고 배우는 게 좋은 경험”

SNU 통일학교의 담임이었던 손수진 선생님은 북한에서 체육교사였다. 그녀는 북한에서 체육수업을 하던 때를 항상 그리워하고, 통일이 되면 어떻게 체육수업을 할지에 대해서 언제나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북한의 못사는 이야기에 대한 강의만 하면 무슨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겠는가? 과연 그런 수업으로 통일 의지가 생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상적인 통일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손 선생님의 딸은 통일학교 꿈누리반 학생이었으며 그녀의 남편은 통일학교 체육수업을 도와서 준비하고 진행했다. 한 가족이 모두 통일학교에 참여했다. 그녀는 통일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통일학교의 성공적 운영이라고 생각했다. 통일은 남북한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통일교육과 SNU 통일학교에서의 교육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통일학교 과학수업 시간에 유전자 실험을 도와주었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생 실험조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제게 떠오르는 통일교육은 남한과 북한의 학생들이 나뉘어 각자의 이념을 주입받는 것이었습니다.”(최우식) “탈북 청소년들과 남한 학생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비슷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을 구분해서 대하고 탈북청소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김현균) “학생들이 서로 누가 탈북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한 것은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차이가 없는 평범한 학생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서로에게 편견이 없는 상태에서 수업을 듣고 배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고경량)

통일학교에서 ‘통일’은 학습의 주제가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이었다. 선생님들은 통일된 이후의 학교 모습을 생각하며 남북의 학생들이 함께 즐겁게 임할 수 있는 수업을 준비했다. 통일학교에서 음악수업을 담당했던 이경은 선생님은 “북한 출신과 남한 출신의 교사와 학생이 함께 어우러져 공부한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일이고, 통일사회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선생님은 “졸업식을 지켜보면서 매우 감명 받았다. 통일학교의 필요성을 믿으며 함께 성장한 공동체의 멋진 마무리를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통일학교가 지속되어 이런 멋진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며 통일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했다.

‘학생들 마음속 통일의 꿈, 어떻게 심어줘야 할까?’

이러한 평가는 통일학교를 기획한 남북한 선생님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통일학교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통일학교에서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의 교육과정 및 교수방법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식사는 무엇으로 준비해야 하는가?’, ‘학생들의 등하교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가?’라는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도 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마음 속에 통일의 꿈을 어떻게 심어줘야 할까?’라는 통일역량 개발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통일의 씨앗은 통일학교 꿈날개반과 꿈누리반의 학생들이다. 담임교사 4명과 과목별 교사 9명을 합한 13명의 교사가 흘린 땀과 눈물로 통일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튼튼하게 자라서 열매 맺을 것을 간절히 기대한다. 정치·경제적 통일 논의도 중요하겠지만 통일 이전, 통일 과정, 통일 이후 한반도의 진정한 통일을 생각한다면 교육적 측면에서 먼저 준비해야 한다. 교육도 여러 분야에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통일의 씨앗을 가꾸는 교사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성춘 / 서울대 통일교육연구센터장(윤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