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 ‘사람 통일’ 교실, 신나게 놀고 배운 현장 속으로 2016년 11월호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9
‘사람 통일’ 교실, 신나게 놀고 배운 현장 속으로
2015년에 실시한 SNU(서울대) 통일학교에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남북한 교사와 학생이 함께 가르치고 배움으로써 ‘사람 통일’이 실현된 학교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통일된 교실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통일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잠재적 교육과정을 우선적으로 강조하였고 어떤 내용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형식적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지금까지 통일교육은 남한의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과 북한에 대해 가르치는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탈북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진로와 직업교육을 통하여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 많았다. 하지만 이처럼 남한의 일반 학생과 탈북 학생으로 구분하여 통일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달리 서울대 통일학교에서는 그 비율이 1:1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과정이 필요하였다. 남한과 북한을 타자화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통일을 위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남북 학생 1:1 비율 … 출신 구분하지 않고 교육 진행
통일학교 교육과정은 구성주의적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 중심의 협동 학습에 기초하여 각 과목별로 재미있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서울대학생 12명이 공부법을 멘토링하고 현장체험학습의 도우미가 되어서 통일학교 학생 개인의 능력 및 요구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였다. SNU 통일학교의 교육과정은 도덕, 국어, 수학, 과학, 미술, 체육, 음악 등 7개의 과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아침 급식, 조회, 수업시간, 쉬는 시간, 학습 멘토링, 종례, 점심 급식 등을 포함해 실제 학교처럼 운영되었다.
초등학생반인 ‘통일꿈날개반’의 경우에는 도덕 시간에 ‘우리가 꿈꾸는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학생들 스스로 통일학교의 교칙을 만들었다. 통일학교의 첫 수업시간이었던 도덕 시간에 학생들 스스로 교칙을 만들면서 학생들이 만든 도덕적 가치 덕목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과학 시간에는 ‘골드버그 만들기’를 통하여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반응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실험하였다. 수학 시간에는 ‘규칙성에 담긴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의 수업을 통하여 실을 활용한 작품을 만드는 스트링아트 작품을 만들었다. 국어 시간에는 ‘꿈의 퍼즐 조각을 찾는 여행’ 등 학습자의 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되었다.
중학생반인 ‘통일꿈누리반’의 경우에는 도덕 시간에 ‘숨은 가치의 세계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수업을 통하여 통일학교에서 모든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가치 덕목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수학 시간에는 ‘보드게임 속 확률의 세계’ 수업을 통하여 놀이를 통하여 수학적 사고가 실생활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과학 시간에는 자연과학대학의 생명과학 실험실에서 ‘생명과학의 이해와 내 몸의 DNA 추출 실험’을 실시하였다.
또한 체육, 미술, 음악 시간에는 초등반과 중등반이 함께 수업을 진행하였다. 체육 시간에는 ‘병끼고 달리기’ 등 북한 학교 체육시간에 하는 활동을 함께 체험함으로써 남북한의 놀이와 체육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였다. 미술 시간에는 남북 분단과 통일을 상징하기 위하여 커다란 두 개의 천을 이어서 ‘우리가 통일’이라는 대형 걸개 그림을 만들었으며, 올해 초에는 이 작품을 베를린 장벽에 설치하고 남북통일을 기원하기도 했다. 음악 시간에는 ‘우리 같이 불러요’라는 제목으로 여러 가지 노래를 합한 뒤 다함께 합창하였다. 독일이 통일되던 날 울렸던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처럼 통일학교 졸업식날 학생들은 서로의 마음을 모아서 합창을 한 것이다.
7개 과목의 교과 수업 이외에 통일학교에서는 총 5회의 학습방법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초·중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특히 중학생들은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방법 등 효과적인 학습 방법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서울대학생 멘토들은 스스로의 공부 방법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그리고 통일학교 학생들은 멘토들과 함께 서울대학교 곳곳을 탐방하는 현장체험학습을 경험하였다. 다양한 단과대학의 여러 학과에 대한 소개를 받았고, 교수, 대학원생, 대학생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학생들의 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같음과 다름의 조화’ … 화해·협력으로 통일역량 키우기
지난 10월 8일부터 새로운 2016 SNU 통일학교가 시작되었다. ‘사람 통일’이 된 교실 환경 속에서 ‘같음과 다름의 조화’라는 주제를 ‘도덕/사회’, ‘인문/예술’, ‘수학/과학’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학생 중심의 협력 학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VR(가상현실) 고글을 활용하여 통일한국으로의 가상 여행을 떠나는 도덕 수업, 다양한 방언을 연습하여 짧은 영화에 목소리를 입히는 국어 수업, 사람의 소리를 변조하고 전자 기타를 만들어서 음파를 실험하는 과학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2016 SNU 통일학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통일역량을 갖춘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것이다. 통일역량에 대한 사회적, 학문적 합의가 아직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통일학교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통일을 위하여 필요한 하위 역량으로 화해역량과 통합역량을 선정하였다. 통일학교를 통하여 학생들이 통일역량을 개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통일학교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박성춘 / 서울대 통일교육연구센터장(윤리교육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