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네 리얼스토리

윗동네 리얼스토리 | 내 이름은 오봉녀 2018년 1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94 내 이름은 오봉녀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2007년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A씨. 그녀는 지금도 남한 어디선가 살고 있을 어머니의 가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의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어머니의 가족은 아마도 한국전쟁 때 모두 저 세상에 간 것 같다고 했다. 탈북하기

윗동네 리얼스토리 | 막장에서 돌아온 남편, 살아남았다 2018년 1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93 막장에서 돌아온 남편 살아남았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북한 정권은 무속을 부인하며 무속인들의 활동을 제압한다. 그런데 인간 삶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생각도 못할 신비한 일들이 일어나며 그것을 예측하고 풀어내는 사람도 있다. 신통방통이란 말도 그래서 생겨난 것인지도 모른다. 함경북도 명천군 칠보산리에 그렇게 명석한 예언을 하는 노파가 있었다. 사실 이

윗동네 리얼스토리 | 황금송이 2018년 10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92 황금송이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8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의 한 달은 북한에서 ‘황금’을 줍는 시기다.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당국에서 당 자금 마련, 즉 외화벌이 일환으로 주민을 버섯 채취에 동원하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쌀과 밀가루를 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고 집에서 제조한 농주가 아니라 ‘넥타이’를 맨(상표 달린)

윗동네 리얼스토리 | 정말 더웠다 2018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91 정말 더웠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올 삼복에 터진 폭염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에어컨 없이는 한순간도 버틸 수 없을 폭염 속에서 문득 북한 땅이 생각났다. 다들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남한은 에어컨이라는 적극적인 조력자가 있지만 북한 주민들은 에어컨이란 말도 모른다. ‘평양공화국’이 아닌 ‘지방공화국’ 사람들을 염두에

윗동네 리얼스토리 | 돈만 된다면… 2018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90 돈만 된다면…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개혁·개방은 썩 오래전부터 북한주민들 속에서 화제로 떠올라 서로 마주 앉으면 구구절절 논의되던 문제다. 한때 북한보다 못 살았던 이웃나라 중국인들이 개혁·개방을 한 덕에 먹을 것이 풀려 어려움을 벗고 나타난 그때부터였다. 그것이 아마 1978년 말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후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도

윗동네 리얼스토리 | 금(金) 숨겨라, 뚝딱! 2018년 7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9 금(金) 숨겨라, 뚝딱!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얼마 전에 만난 탈북자 A의 이야기를 아래에 그대로 적는다. “그때가 아마 김일성 탄신일 70돌을 맞는 해였죠. 정주년 탄신일을 맞아 70t의 사금을 수령께 선물한다는 당 중앙의 방침에 따라 사금 채취 전투가 전국적인 범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내가 복무하던 군부대도 예외일 수 없었죠. 함경남도

윗동네 리얼스토리 | 모래사장 페트병 2018년 6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8 모래사장 페트병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북쪽 서해 황해남도 장산곶지구에서 군 복무를 하는 군인들은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만 되면 바다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밀려오는 바다를 예리하게 주시한다고 한다. 혹시 남쪽에서 침투하는 간첩이나 월북자를 잡기 위해 그러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아니다. 지난해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군인 A는 왜

윗동네 리얼스토리 | 그 시절 옥수수는 금(金)이었다 2018년 5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7 그 시절 옥수수는 금(金)이었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1980~1990년대 북한에서 상류급 생활을 했다는 한 여성을 만났다. 남편이 비행기 조종사여서 식량공급도 걱정 없이 받아 잘 살았다고 한다. 공급량은 입쌀 80%에 찹쌀 10%, 흰 밀가루 10%씩 하루 식구 1인당 1kg씩 받았고 수입한 흘레브(빵)와 버터도 매일 공급받았다. 초콜릿도 정상 공급됐고 주마다

윗동네 리얼스토리 | 살아봤으니 그 삶을 안다 2018년 4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86   살아봤으니 그 삶을 안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지난 2016년 5월 한국통일문학포럼 소속 작가들과 함께 압록강 유역을 답사하는 기회가 있었다. 탈북한 사람은 나 한 사람이었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강을 낀 도로로 달려 강과 건너편인 북한 내부 상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생소하고도 아픈 정경을 저마다 카메라에 담기에

윗동네 리얼스토리 | 그렇게 하면 수령이 뭐가 되니? 2018년 3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85 그렇게 하면 수령이 뭐가 되니?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황해북도 사리원에 위치한 미곡벌은 논 면적만 해도 300여 정보(약 300만㎡)가 넘어 산악이 많은 북한치고는 큰 벌방으로 이름이 났다. 땅이 기름져 노동당이 제시한 벼 수확량만 해도 1정보 당 10t 생산으로 전국 농장들의 본보기로 적극 추켜세우는 고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걸핏하면 김일성

윗동네 리얼스토리 |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2018년 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4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1990년대 말 북한 전역이 ‘고난의 행군’으로 한창 굶주림에 몸살을 앓던 때다. 어느 날 지인들을 불러 한잔 하려고 시장에 나갔다. 돈깨나 주무르는 사람들이라 늘 신세만 진 것에 보답하고 싶어서였다. 시장 초입에서 나는 어떤 사내와 맞닥뜨렸다. 꾀죄죄한 형색만 봐도 꽃제비가

윗동네 리얼스토리 | 막장에서 만난 첫사랑, 막장처럼 헤어졌다 2018년 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3 아내의 과거 막장에서 만난 첫사랑, 막장처럼 헤어졌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누구나 첫사랑에 대한 추억은 남다를 것이다. 필자도 그렇다.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독자들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용기를 내본다. 군에서 갓 제대한 해 필자는 함경북도 명천탄광 채탄공으로 배치 받았다. 수백 m 지하에 있는 일터는 공기도 희박하고 몹시 더웠다. 채탄장 일은

윗동네 리얼스토리 | 아내의 과거 2017년 1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2 아내의 과거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아버지가 북한 노동당 중앙 간부였고 그 자신도 호위국 군관으로 일하던 차일무(가명) 씨는 지난 2010년 8월 탈북해 한국에 입국했다. 소위 북한 엘리트 출신이 왜 탈북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얼핏 보면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나는 사연을 들은 후 격분해 치를 떨었다. 사람의 삶

윗동네 리얼스토리 | 돼지고기를 보면 어머니가 그립다 2017년 1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1 돼지고기를 보면 어머니가 그립다 이지명 / 국제펜(PEN)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산지 벌써 13년이다. 지나간 시간은 참으로 가슴 뿌듯하다. 크게 한 일도 없고 내세울 일은 더더욱 없지만 상상으로만 그려보던 남쪽 나라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낸 소중한 기간이었다.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오늘은 내가 북한에서

윗동네 리얼스토리 | 두만강에 선 여인, 눈물 흘리며 웃었다 2017년 10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80 두만강에 선 여인, 눈물 흘리며 웃었다 탈북한 보안원 K씨의 옆집에는 등이 살짝 휜 척추 장애인 여인이 살았다. 갓 태어났을 때 업고 있던 엄마가 포대기 끈이 풀려 아기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척추가 잘못되어 그렇게 됐다고 하는데 인물이 출중했다. ‘고난의 행군’에 접어들며 한 해 사이로 부모가 아사하자 홀로 남게 된

윗동네 리얼스토리 | “괜찮을 거야 승진했다잖아” 2017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9 “괜찮을 거야 승진했다잖아” 대기업의 건설 부문에서 차장까지 승진했다가 정년퇴직한 탈북자 A씨. 평소 형님·동생으로 가깝게 지냈던 이 사람에게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북한에 있는 아들이 군단 후방보급처 고급장교로 승진했다는 소식이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A씨는 울먹거렸다. 실상을 아는 나도 적잖이 놀랐다. ‘반역’을 선택한 아버지 때문에 연좌제로

윗동네 리얼스토리 | 옆에서 듣고 있어요! 2017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8 옆에서 듣고 있어요! 지난 달 북한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북·중 접경 지대에 나온 조카 녀석의 전화였다. 첫마디부터 이상했다.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 서울살이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오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 순간 황당해서 “너 지금 무슨 정신으로 그런 말을 하니?”라고 물었는데, 전혀 근거

윗동네 리얼스토리 | “김 제곱이 말이야” 2017년 7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7 “김 제곱이 말이야” 북한에서 ‘서답’이라는 말은 함경도 사투리인데 ‘빨래’를 말한다. 빨랫감을 들고 강으로 가면 “너 서답 씻으러 가는구나.”라고 말한다. 항간에서는 똑 부러지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 ‘서답 같은 녀석’이라 놀리기도 한다. 말하자면 빨래처럼 깨끗이 씻어 한 물 벗겨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로 친하거나 허물없는 사이에

북한法 통일LAW | 북한도 부동산 붐? 2017년 7월호

북한法 통일LAW 북한도 부동산 붐?     북한은 지난 2009년 1월 21일 「살림집법」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051호로 처음 채택했다. 이후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수정·보충된 이 법은 총 6장 63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법 목적을 “살림집의 건설, 이관, 인수 및 등록, 배정, 리용(이용), 관리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인민들에게 안정되고

윗동네 리얼스토리 | 화교(華僑) 수난시대 2017년 6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6 화교(華僑) 수난시대 요즘 북한 내부를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제5차 핵실험에 걸쳐 연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정권의 행태에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많이 엇갈리는데, 뭘 좀 아는 사람들은 불안을 느끼고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못살아도 힘은 강하구나.’ 하며 엄지를 흔들며 으스대기도 한단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까닭은 초라한

윗동네 리얼스토리 | ‘얼음’이 얼려버린 첫사랑 2017년 5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5  ‘얼음’이 얼려버린 첫사랑   지난 2016년 8월에 입국한 젊은 남자 김해(가명) 씨는 척 봐도 인물이 훤한 사람이다. 훤칠한 키에 하관이 좁고 넓은 이마에 이글이글 타는 눈빛을 가졌다. 언변도 좋아 마주 앉아 북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왜 탈북했냐는 물음에 그는 윗옷을 걷어 올리고 배와 가슴을 보여주었다. 깜짝

윗동네 리얼스토리 | 강을 건너라 몸값이 뛸지니! 2017년 4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4 강을 건너라 몸값이 뛸지니!   흔히 자정이 지나면 아침까지 자연만이 숨을 쉰다고 말한다. 그런데 공장도 없고 인적이 드문 심심산천의 북·중 접경지역에서 언제부터인가 자정 무렵이 되면 때 아닌 소란이 벌어진다. 양강도 혜산 지역의 압록강과 함북 무산 쪽 두만강 기슭은 삼경만 지나면 염소 울음소리로 요란스럽기 짝이 없다. 바로 북한 지역에서

윗동네 리얼스토리 | “뜨락또르 운전수보다 못하다고?” 2017년 3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3 “뜨락또르 운전수보다 못하다고?” 함경북도 회령에서 왔다는 이 사람의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 이 사람은 말하는 내내 진중했다. 회령 여자가 신랑감 고르는 기준에 관한 이야기여서 웃을 만한데도 이 사람은 ‘뚝바위’처럼 무뚝뚝하게 말했다. 함경북도에서는 말이 없고

윗동네 리얼스토리 | 어머니를 감춰라 2017년 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2 어머니를 감춰라 2017년 새해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이때껏 북한 지도자들에게서 들어볼 수 없었던 말을 늘어놓았다. 그의 난데없는 자아비판에 외신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과 같은 일인독재체제의 특성 상 최고지도자가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부족한 지도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일반 사람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우상의 대상으로 인식시켜야 하는데,

윗동네 리얼스토리 | 북한식 속도전의 뒷모습 2017년 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1  북한식 속도전의 뒷모습 지난해 8월 말 두만강 지역을 휩쓴 대홍수에 의해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만 채의 주민가옥이 파괴되었다. 이로부터 약 2달이 지난 11월 16일, 북한 정부는 70여 년 만에 일어난 대홍수 피해를 극복하고 새로 지은 아담한 집에 지역 주민들이 입주해 지원된 물자로 걱정 없이 살게 되었다고

윗동네 리얼스토리 | 칼바람 속 운전사 2016년 1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0  칼바람 속 운전사   어느새 추운 겨울철이 성큼 다가왔다. 북한엔 한 번 눈이 내리면 그대로 쌓여 다음해 4월이 될 때까지 녹지 않는데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기온이 마치 봄날처럼 푸근하다가도 일단 멎는 순간부터 쌩쌩 칼바람이 불어친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아우성치는 바람에 ‘싸구재’란 이름을 붙여 ‘싸구재 바람’이라고 부르기도

윗동네 리얼스토리 | 수해인가, 인재인가 2016년 1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9 수해인가, 인재인가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태풍으로 인한 홍수가 함경북도 일대를 단 번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필자도 유년시절을 함경북도 새별군(현재 경원군) 용포리에서 보냈는데 1968년 여름 100년에 한 번 정도 온다는 대홍수가 범람해 가산을 잃고 대성통곡하는 주민들을 본 적이 있다. 두만강이 불어올라 일어나는 이런 대홍수가 어떻게 범람하는지

윗동네 리얼스토리 | 나선특구 택시기사 멱살잡이 2016년 10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8 나선특구 택시기사 멱살잡이 올 여름 중국 옌볜 훈춘에 갈 기회가 있었다. 한국 입국 전 체류했던 곳이어서 내게는 감회가 새로운 고장이었다. 그때 신세졌던 사람들을 찾아 술이라도 한 잔 하려고 이쪽, 저쪽 돌아가며 택시를 탔는데 택시에서 지인을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 사람은 개인택시 기사였는데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영업도

윗동네 리얼스토리 | 합법적인 밀수? 2016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합법적인 밀수? 현재 북·중 간 밀수 현황에 관해 최근 입국한 A씨를 만나 물었다. 물론 필자도 북한 전 지역에서 공공연히 성행하는 밀수에 대해 모르는 바는 아니다. 밀수는 국경지역에 사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북한은 밀수거래 없이 살아남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도 법이 있는 나라인데 주민들이 밀수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윗동네 리얼스토리 | 물고기가 사라진다 2016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6 물고기가 사라진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7월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참석해 북한이 중국에 어업 조업권을 판매해 올해 3천만 달러(약 35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보고했다는 보도를 들은 사람치고 놀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7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까지 열고 새로운 김정은 시대 출범을 알린 북한이 행하는 시책이라서 그 놀라움은 한층 더

윗동네 리얼스토리 | 담배의 품격? 2016년 7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5 담배의 품격? 금연 열풍으로 인해서인지 요즘 대한민국의 흡연 실태를 얼핏 살펴보면 돈 있고 사회적 역량이 있는 사람일수록 거의 금연을 한 것 같다. 하기야 삼성이나 엘지 같은 대기업들에서는 직원들이 금연을 안 하면 퇴사까지 시킨다고 하니 감히 어찌 금연을 도외시 할까. 대체로 보면 서민층에서 아직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물어물

윗동네 리얼스토리 | 망챙이 2016년 6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4 망챙이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가 끝난 일주일 후 나는 북·중 접경에 나온 조카와 전화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당 대회도 있었고 해서 북한 내부 군중 동향이 궁금했던 차에 이루어진 조카와의 통화가 내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대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당 대회 끝난 분위기 어때?” “말도

윗동네 리얼스토리 | 북한의 한류 진원지? 2016년 5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3 북한의 한류 진원지? 이 이야기는 요즘 북한을 강타하고 있는 한류에 대한 이야기다. 언젠가도 한류에 대한 토막이야기를 이 코너에서 했지만 오늘 또 들고 나왔다. 왜냐면 조금 충격적이랄까, 아니면 놀랍다거나 독특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꼭 들려주어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얼마 전 북한에 있는 조카와 전화 통화에서

윗동네 리얼스토리 | 1대당 1,200분! 초과하면? 2016년 4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2 1대당 1,200분! 초과하면?   최근 함경북도 보위부 후방보급 운전기사를 하다가 2016년 1월에 한국에 입국해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을 나온 김 씨를 만났다. 북에서 휴대폰을 가져봤냐는 질문에 김 씨는 휴대폰은 이제 북한 주민의 생계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수단이 됐다며 사용해 본 경험은 물론 휴대폰 기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이집트

윗동네 리얼스토리 | 배달 왔어요! 2016년 3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1 배달 왔어요! 밤 열시 쯤 신주 모시 듯 하는 박 씨 집 전화가 자지러지게 울었다. 박 씨는 아랫목에 옷도 벗지 못한 채 누워 곤한 잠에 빠져 들다가 게슴츠레 눈을 떴다. 점심 때부터 저녁 늦게까지 음식주문 전화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박 씨다. 빨리

윗동네 리얼스토리 | 수남시장 짝다리 2016년 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60 수남시장 짝다리 최근 북한 장마당 모습이 매우 이채롭다고 한다. 지나온 세월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구역에 위치한 수남시장만 봐도 그렇다고 하는데 수남시장이 생겨난 지도 벌써 20년이 넘는다. 100여 만 인구가 먹고 살 기본적인 물물거래가 이루어지는 거대시장으로 발돋움하기까지 시장의 구석구석 별의별 희귀한 흔적들이 마치 나무연륜처럼 또렷하게

윗동네 리얼스토리 | 미라 공화국 2016년 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9 미라 공화국 북한의 전 주석 김일성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1994년 7월 8일. 평양에 ‘비공개 외국대표단’이 들어왔다. 김일성 시신보존 문제로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급파된 러시아 비공개 대표단이었다. 러시아 외무성 국장급 1명과 러시아 생물구조연구센터 연구원들로 구성된 비공개 대표단은 평양과 평성 사이에 위치한 정부초대소인 철봉초대소로 숙소가 배정되었지만 이들은 순안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윗동네 리얼스토리 | 사령관 뜯어먹기 2015년 1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8 사령관 뜯어먹기 인민군 호위국 출신인 김 씨와 마주 앉아 술 한 잔 기울이는데 식당 벽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북한 이을설 원수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당년 94세 1921년생, 폐암으로 사망했다는 뉴스에 나는 ‘살만큼 살았네’ 하는데 김 씨가 옆에서 ‘저 사람, 괜찮은 영감이었는데…’ 한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01년 여름

윗동네 리얼스토리 | 대동강 식인물고기 사건 2015년 1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7 대동강 식인물고기 사건 10여 년 전 평양을 거쳐 서해로 흘러드는 대동강 하류에서 익사나 생활고로 죽은 시신들이 자주 발견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발견되어 건져낸 시신을 본 사람치고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살점이 무참하게 뜯겨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이 훼손된 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세월이 하도 변해 이젠

윗동네 리얼스토리 | 바람 부는 대로 돛 다는 ‘터널 인생’이란… 2015년 10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6 바람 부는 대로 돛 다는 ‘터널 인생’이란… 평양 지하철은 두 개의 노선으로 이루어졌다. 수십 개의 역으로 이루어진 노선 상 전동차가 논스톱으로 통과하는 역이 광명역이다. 광명역 지상은 바로 주석궁이 있는 구역이기 때문이다. 평양 지하철은 100m 정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전동차를 탈 수 있게 만들었다. 전쟁 시 공중폭격으로부터 평양

윗동네 리얼스토리 | 함흥 서점주인 과거사 2015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5 함흥 서점주인 과거사 3년 전 어느 여름날 함흥시 성천구역 장마당 귀퉁이에 난데없이 책방 하나가 생겼다. 주인은 예쁘장하게 생긴 30대 중반쯤 되는 여자였는데 얼굴에는 늘 방실방실 웃음이 피어있었다. 유독 한 사람, 어떤 남자만 들어오면 웃던 얼굴이 단박 파래지며 여주인은 이내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남자는 이런 걸음이 처음이

윗동네 리얼스토리 | 30년 만에 되찾은 사랑 2015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4 30년 만에 되찾은 사랑 1960년대 중반 평양엔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들이 많았다. 베트남은 국부로 불리는 호치민의 ‘새베트남건설’ 전략으로 당시 전쟁 중이였음에도 많은 유학생들을 외국에 보냈다고 한다. 평양에도 300여 명의 유학생들을 파견했다. 다른 나라 유학생과 달리 같은 사회주의 나라라는 의미에서인지 당시 북한은 베트남 유학생들을 극진히 대우했고 보살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윗동네 리얼스토리 | 평양 왕국의 잔반 처리법 2015년 7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3 평양 왕국의 잔반 처리법   호화란 말은 한마디로 좋고 화려하다는 말이겠지만 거기다 방탕이란 말을 붙이면 의미가 달라진다. 방탕이라는 의미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계층에서 발생한 말이 아닌가 하는 사실을 현 북한 정권 내부의 낭비를 통해 또 한 번 들여다 볼 기회를 가졌다. 얼마 전 북한의 김정일 경호원으로 일한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왕의 여자 황수옥 2015년 6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52 왕의 여자, 황수옥 1980년대까지만 해도 캄보디아 왕국의 노로돔 시아누크(1922~2012) 전 국왕은 거의 북한에서 살다시피 했다. 당시 북한 주석이었던 김일성은 그를 동생으로까지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갖고 극구 치하해 주곤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잦은 방북을 텔레비전 영상을 통해 볼 때마다 북한 주민들은 남다른 친근감을 보였다. “황수옥을 현지 아내로

윗동네 리얼스토리 | 이렇게 좋은데 왜 ‘적(敵)’인가? 2015년 5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51 이렇게 좋은데 왜 ‘적(敵)’인가? 어떻게 여자가 남자의 귀뺨을 후려칠 수 있을까? 한 대 맞고도 남자는 아무런 소리도 못하고 덤덤히 여자만 바라본다. 우리는 드라마를 통해 그런 장면들을 보며 나름 안쓰럽기도 하고 즐거워도 한다. 남한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와 같은 장면들을 보며 북한 아줌마들은 순간이나마 불법영상물을 본다는 생각조차 잊고 대환성을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장군님, 제 손에 터십시오!” 2015년 4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50 “장군님, 제 손에 터십시오!” 며칠 전 평양호위사령부 복무경력을 가진 진인사필름의 시나리오 작가 A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들려 준 이야기는 이렇다. 전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당 중앙위원회 청사의 층마다 엘리베이터 양 옆엔 두 명의 호위병이 늘 부동 자세로 중무장을 하고 서 있다. 절대

윗동네 리얼스토리 | 달러, 엔, 위안, 싹쓸이 하라! 2015년 3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9 달러, 엔, 위안, 싹쓸이 하라! 북한에서도 전자카드 하나로 물건을 사고 계산하는 시대가 열렸다. 단지 아직까지 지방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수도인 평양에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래’라고 불리는 전자카드의 용도는 우리나라 체크카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체크카드는 은행에 가서 현금도 뽑아 쓸 수 있는데 나래카드로는 일단 집어넣은 돈만큼 물건을 구입하는 데만 쓸

윗동네 리얼스토리 | 무임승차 매뉴얼 2015년 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8 무임승차 매뉴얼 함경북도 길주에서 국경도시 혜산으로 가는 버스 안. 소란스런 일이 벌어졌다. 맨 뒤 두 번째 줄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았는데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 차장이 뒷줄에 앉은 사람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 할머니 앞에 와 손을 내밀자 할머니가 당당하게 “저 앞에 앉은 내 며느리에게서 받으시오.”라고 한다. 차장 아가씨가

윗동네 리얼스토리 | 세가지 머저리 2015년 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7 세 가지 머저리 떵떵 얼어붙은 청진 수남 장마당 옆길로 무거운 배낭을 진 아주머니가 걷고 있다. 추운 날씨임에도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힐끔 거린다. 잘라낸 드럼통이나 낡은 바구니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음식 장사를 하는 아주머니들이다. 배낭 진 여인이 저쯤 가자 한마디씩 한다. “저거 뭘 저리 졌다우?”, “군부대에서

윗동네 리얼스토리 | 똑같이 했는데 왜 나만! 2014년 12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6 | 똑같이 했는데 왜 나만! 대학입학 시험장 안의 분위기는 자못 엄숙하다. 평시엔 두 학생이 앉던 책상에 한 학생만 앉아 받은 시험문제를 푼다. 시험지는 A4 용지 두 장, 거기에 받은 문제의 답을 모두 적어야 한다. 시험관으로 나온 여러 선생님들의 눈총을 받으며 수험생들은 문제의 답을 쓰기에 여념이 없다. 시간은

윗동네 리얼스토리 | 계란 훔치면 할머니는 덤으로? 2014년 11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5 | 계란 훔치면 할머니는 덤으로? 함경남도 함흥시 성천구역 농민시장. 습한 여름이 지난 가을이어서 그런지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뽀얀 먼지가 쉴 새 없이 일어난다. 여러 줄로 길게 늘어앉은 사람들의 지친 모습이 보기에도 안쓰럽다. 중국제 크림 한 두통을 놓고 입이 찢어지게 하품하는 아주머니가 보이는가 하면 먹일 것이 없어 끌고

윗동네 리얼스토리 | 백두산이 갈라놓은 절친 2014년 10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4 | 백두산이 갈라놓은 절친 북한에선 주(週) 생활총화라는 걸 한다. 한 주간 생활에서 있던 이러저러한 결함들을 회의에서 적나라하게 내놓고 비판하고 다음 주부터는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진행한다. 조직생활총화는 1968년 김정일이 정계에 등장하면서 발기한 것인데 지금까지 당의 방침으로 시종일관 변함없이 진행해 왔다. 형식은 자기비판과 함께 반드시 상호비판을 병행해야 한다.

윗동네 리얼스토리 | “대한적십자사? 그게 뭔데?” 2014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3 | “대한적십자사? 그게 뭔데?”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연천리는 시내에서 100리(약 40km) 정도 떨어진 어촌 마을이다. 연천 앞바다엔 작은 촌이지만 수산사업소가 있고 사업소엔 천해양식반도 있다. 2008년에 한국에 입국한 연천주민 한 씨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는 이제 6년에 걸친 한국 생활에 만족을 표시하며 행복해 했다. 한 씨는 딸 둘을

윗동네 리얼스토리 | “수령님도 다 이렇게 했어” 2014년 8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2 | “수령님도 다 이렇게 했어” 북한에서 열아홉에 멋도 모르고 부모의 권유에 따라 결혼한 A씨는 지금 서울에 산다. 이제는 40대 중반이지만 지금도 결혼 첫 날 밤을 회고하며 어이없는 웃음을 짓는 A씨. 그 어이없는 웃음의 속내를 한 번 살그머니 들여다보자. 잔치 날, 밤이 어수룩해지자 손님치레를 하던 신랑이 잔뜩 취해서

윗동네 리얼스토리 | 누가 더 먹어야 하나? 2014년 7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1 | 누가 더 먹어야 하나? 북·중국경인 혜산시장 입구에서 두 남녀가 싸우기 시작했다. 언성이 높아지고 쌍말까지 오가자 장꾼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구경을 한다. 뼈 굵은 남자는 황소 같은 눈을 희뜩 뒤집고 당장 잡아먹을 듯 여자에게 삿대질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여자도 질세라 같이 목에 핏대를 세우는데 당장 무슨 사단이 날

윗동네 리얼스토리 | “옥수수 배낭 가져올 걸 그랬나?” 2014년 6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40 | “옥수수 배낭 가져올 걸 그랬나?” 아주머니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씩씩대며 걸어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오면서 실컷 욕을 해댔다. “세상 참 더럽게 변해 간다. 내가 강냉이 한 배낭 값밖에 안 된단 말인가?” 김아주머니가 들려준 일이다. 그날은 정말 재수가 없었고 후회도 막심한 날이었다고 한다. 글쎄 하루 종일 발바닥이

윗동네 리얼 스토리 | “머저리 돈 받으세요” 2014년 5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9 | “머저리 돈 받으세요” 6년 전 한국에 입국하여 서울에 정착한 A씨는 어느 날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남편과 전화로 만났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남편을 떠나 온 A씨에게 있어 남편의 신상이 못내 걱정되어서다. 떠나올 때 남편 몰래 안내자를 따라 국경을 넘은 A씨다. 같이 동행하기엔 너무 완고한 남편이어서

윗동네 리얼 스토리 | 버스는 쿵쿵 내 사랑은 반짝 2014년 4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8 | 버스는 쿵쿵 내 사랑은 반짝 김일성종합대학 졸업생으로 현재 서울에 정착해 살고 있는 최성용 씨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자. 군에서 제대하여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한 최성용의 집은 평양시 선교구역 등매2동이었다. 거기서 종합대학까지 가려면 송팔행 버스를 타고 선교에 와서 다시 대동강역 합장교행을 갈아타야 한다. 당시로 말하면 매일 아침 9시면 대학에서

윗동네 리얼 스토리 | 미녀의 부탁 2014년 3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7 | 미녀의 부탁 함경북도 청진시는 100만이 넘는 인구가 사는 큰 도시다. 국가적 식량공급이 단절된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청진 사람들은 대부분 시장을 통해 식량을 구입해 생계를 유지한다. 청진에서 가장 활성화된 시장은 아마 수남구역에 있는 수남시장일 것이다. 수남시장 정경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이곳에는 북방의 유일한 경제개방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저를 팔아 겨울 나세요” 2014년 2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6 | “저를 팔아 겨울 나세요” 양강도 혜산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한 국경 도시다. 북한에서 계속되는 식량부족과 함께 중국과의 무역으로 주민들이 식량을 구입해 들이는 주요 도시이기도 하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에도 정부에서 승인한 교역 외 밀수 형식의 도강을 통한 식량구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주민들의 교역하는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저희가 뭐라고 수박을 보내 주십니까!” 2014년 1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5 | “저희가 뭐라고 수박을 보내 주십니까!” 북한에서는 개인 상호 간 선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 의리를 중시하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일 자체가 수령우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군대에서 선물은 오로지 수령이 인민들에게 내려주는 것으로 고착됐다. 어느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느 중앙급 기관에 수박 4개를 선물로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앗! 쓰다박사커피 2013년 12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4 | 앗! 쓰다박사커피 이번 호에선 커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커피도 차 문화에 속하는 것인데, 북한에는 차 문화가 얼마나 발달되었을까? 이 짧은 글에서 구구절절 다 파헤칠 수는 없지만 독자들 중에서 ‘북한에도 커피가 있을까?’ 하고 묻는다면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왜 커피가 없겠는가.’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윗동네 리얼 스토리 | “김정은? 저러면 오래 못 살아!” 2013년 11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3 | “김정은? 저러면 오래 못 살아!” 우선 월간 <통일한국>의 창간 30주년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장구한 기간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고민해 온 필진과 편집자, 행정 등 관계자 여러분들의 그간 노고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러한 노력이 한데 모여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믿는다.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최신 트렌드 ‘멧북’을 아시나요? 2013년 10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2 | 최신 트렌드 ‘멧북’을 아시나요? 어느 사회나 유행은 있다. 북한이라고 다를 바 없다. 최근 북한을 휩쓸고 있는 유행은 뭘까? 유행은 언제나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유행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뒤진다면 그 젊은이는 틀림없이 능력 없는 사람, 가까이 다가갈 필요 없는 사람으로 평가될 것이다. 북한 실태를 보면 먹는 것도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시장님 납시오~ 2013년 9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1 | 시장님 납시오~ 서울에 있는 ‘이북5도위원회’와 같은 기관이 북한에도 있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각 지역 도지사, 군수, 심지어 면장까지 빠짐없이 임명되어 있는데, 한때 그리 임명된 사람들의 자긍심이 대단했다. 식량기근과 함께 지금에 와서 정부의 무관심으로 모든 게 유명무실해졌지만 임명된 일부 사람들의 가슴 속 자긍심은 지금도 여실히 살아있다. 예전에

윗동네 리얼 스토리 | “모든 힘을 돈벌기에로?” 2013년 8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0 | “모든 힘을 돈벌기에로?” 양강도 혜산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조선족 자치현인 장백과 마주하고 있는 도시다. 국경지대여서 무역과 밀수로 목돈을 번 사람들이 돈 자랑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최근 혜산은 신(新) 부자 행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배급 중단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굶주림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붐비는데 이곳

윗동네 리얼 스토리 | 뛰는 단속반 위로 나는 팔봉이 2013년 7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9 | 뛰는 단속반 위로 나는 팔봉이 일요일도 아닌 주중 오후, 팔봉이네 집에 또래 고등중학교 6학년 학생 예닐곱 명이 모여들었다. 비디오로 남한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저녁시간이나 주말엔 부모들이 집에 있어 엄두를 못 내고 이렇게 주중 하루를 택해 낮 시간을 이용한다. 수업할 시간인데 아파트에 학생들이 모여 들면 이상한

윗동네 리얼 스토리 | 혼자 쌀밥 먹는 욕심쟁이 모자놈? 2013년 6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8 | 혼자 쌀밥 먹는 욕심쟁이 모자놈? 북한 남자들은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여자보다 항상 위다. 사회구조로부터 산생되는 현상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권위주의적 방식으로부터 특별우대를 받는 것을 응당한 것으로 여긴다. 가정에서 남자는 세대주고 여자는 남자의 부양으로 사는 집사람인 만큼 남편을 최대한 섬겨야 함을 미덕으로 여긴다. 이러한 예는 예로부터 굳혀진 전통이라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사회주의 사회에서 굶으면 쓰나” 2013년 5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7 | “사회주의 사회에서 굶으면 쓰나” 북한에 있을 때 들은 이야기다. 박 아무개 씨가 퇴근해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얼른 상을 펴고 밥그릇을 올려놓는다. 김이 솔솔 나는 흰 쌀밥을 보노라니 저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지만 본디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점잔을 잃지 않으려 “어험, 어험.” 기침부터 한다. 시장할텐데 어서 잡수라고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잔칫집에서 대접 잘 받으려면? 2013년 4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6 | 잔칫집에서 대접 잘 받으려면? 얼마 전 북한에 있는 조카(여)와 통화를 했다. 또 돈 보내라는 청이지만 그때마다 사는 소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대체로 보면 오가는 말 중에 가슴 아프다거나 웃지 않고는 못 견딜 일들이 내포되어 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조카에게 “네가 지금 나와

윗동네 리얼 스토리 | 한국엔 가도 남조선엔 가지마? 2013년 3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5 | 한국엔 가도 남조선엔 가지마? 얼마 전 이야기다. 두 노인이 간소한 술상에 마주앉아 이야기를 한다. 두 사람 다 엇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데 대화를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창문을 등대고 앉은 노인은 반말을 쓰고 마주 앉은 사람은 “예, 예.” 한다. “형님은 올해 들어 더 늙으신 것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없어도 너~무 없으니… 2013년 2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4 | 없어도 너~무 없으니… 어디선가 고기를 삶는 구수한 냄새가 풍겼다. 새벽 3시쯤 공 씨는 못 견디게 창자를 긁는 그 냄새에 잠을 깼다. 분명 옆집에서 나는 냄새였다. 한참을 멈칫거리다가 밖을 나선 공 씨는 살금살금 옆집 부엌문에 다가섰다. 문틈으로 구수한 냄새가 새어나오는데 두터운 커튼을 친 것인지 아님 아예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여보’가 된 돼지? 2013년 1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23 | ‘여보’가 된 돼지? 북한주민들이 제일로 즐기는 명절은 아마도 설날일 것이다. 민족최대의 명절이라 일컫는 4·15(김일성 생일)나 2·16(김정일 생일) 등은 정중성을 기해야 하는 만큼,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민속명절인 1월 1일이라 하겠다. 설과 관련해 공급되는 물자도 ‘위인’의 생일 명절과 비슷하고 또 생일 때와는 달리

윗동네 리얼 스토리 | 흡연 도야지 2012년 9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흡연 도야지 함경북도 김책에서 있던 일이다. 새 며느리를 맞은 김 씨는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엌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으로 보아 벌써 며느리가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김 씨는 흐뭇하게 웃었다. 생김새부터 마음에 꼭 드는데다 부지런함까지 겸했다고 보면 이건 정말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온 셈이다. 더구나 새아기는 큰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인분은 쌀, 쌀은 공산주의” 2012년 5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인분은 쌀, 쌀은 공산주의” 올해 들어 북한에서는 봄철을 맞아 집집마다 인분 2t씩을 내라고 지시했다 한다. 농사는 천하지대본이고 쌀은 공산주의라며 그와 같은 과제를 안기는데, 사실 주민들로서는 이게 참 골치 아픈 과제다. 하지 않으면 비판하고 사상투쟁 무대에 세워 난리를 치니 하지 않고선 배겨날 수 없다. 필자가 북한을 떠나온 지도

윗동네 리얼 스토리 11 | 또 누굴 죽이나…? 2012년 1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11 | 또 누굴 죽이나…? 여행증명서 제도가 북한에 생긴 것은 1967년 9월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서였다. 1968년 초부터 전국에서 발효됐는데 이때부터 공민증(주민등록증)만 있으면 마음대로 전국 어디나 갈 수 있었던 시절은 끝이 났다. 여행증명서 제도는 불필요한 유동을 없애고 사람들을 한층 더 조직화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증명서를 떼려면 해당 조직과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콩나물시루 속 ‘어화 둥둥 내사랑’ 2011년 10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8 콩나물시루 속 ‘어화 둥둥 내사랑’   생활에 있어 대중교통이 차지하는 몫은 방대하다. 어느 사회나 교통이 원활해야 경제가 활성화 되고 대중문화도 발달해 사람 사는 멋이 나는데 오늘 날 북한의 교통실태는 너무 열악하다. 기름 사정으로 인해 자동차나 수상교통은 생각할 수조차 없고 대체로 보면 전기로 달리는 열차 하나뿐이다. 정상적인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유골 도둑놈 복 터진 사연 2011년 9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7 유골 도둑놈 복 터진 사연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있던 일이다. 먹고 살기엔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은 재산을 갖고 살던 재일귀국민 서태호는 어느 날 가족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일본에서 갖고 왔던 부친의 유골단지가 비어 있음을 알았다. 즉시 보안서에 도난 신고를 했지만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한숨 속에

윗동네 리얼 스토리 | 유골 도둑놈 복 터진 사연 2011년 9월호

윗동네 리얼스토리 7 유골 도둑놈 복 터진 사연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있던 일이다. 먹고 살기엔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은 재산을 갖고 살던 재일귀국민 서태호는 어느 날 가족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일본에서 갖고 왔던 부친의 유골단지가 비어 있음을 알았다. 즉시 보안서에 도난 신고를 했지만 허전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한숨 속에

윗동네 리얼 스토리 | “그 남자 마라초냐? 차렷담배냐?” 2011년 5월호

윗동네 리얼 스토리 3 “그 남자 마라초냐? 차렷담배냐?”   ‘겉보기가 안보기’라는 말처럼 우선은 외형을 보고 많은 평가가 내려지는 것이 사람이다. 생김새라든가, 말투, 행동, 쓰는 물건에 따라서도 나름대로 그 사람의 가치를 점치기도 하는데, 북한에서는 때로 무슨 담배를 피우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수준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 갑자기 담배라 하니 조금은 우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