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서로 다른 것보다, 같은 것을 보고 싶었다 2017년 1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마지막회 서로 다른 것보다, 같은 것을 보고 싶었다 도명학 / 자유통일문화연대 상임대표   지금까지 100회에 걸쳐 ‘남한사회 정착기’ 이야기를 전했다. 그동안 탈북인의 시각으로 남북한 사회를 비교해보며 우리가 이루어야 할 통일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참 많이 생각했다. 오랜 분단으로 인한 남북의 차이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모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겨울 스포츠 남북이 이렇게 다르다니! 2017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100 겨울 스포츠 남북이 이렇게 다르다니! 도명학 / 자유통일문화연대 상임대표 평창 동계올림픽이 몇 달 후로 다가왔다. 남과 북에 다 살아봤으나 올림픽은 TV로만 봤지 현장에서 직접 본 적은 없다. 더구나 북한은 하계든 동계든 올림픽 자체를 주최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평창 올림픽은 꼭 경기장에 가서 참맛을 느껴볼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이렇게 빠르다니! 2017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9 이렇게 빠르다니! 남과 북의 격차는 철도를 통해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남한에 온지 10년이 됐지만 지금도 열차를 이용할 때마다 문득문득 그 차이를 느낀다. 그동안 지하철, 경전철로부터 시작해 KTX, 무궁화호, 새마을호, ITX청춘2층열차 등 다 타봤다. 다만 아직까지 자기부상열차를 타보지는 못해 기회가 되면 조만간 꼭 타볼 생각이다. 자기부상열차가 지난해 인천공항철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이 계절에 이 과일을? 2017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8 이 계절에 이 과일을? 남한에 태어나 줄곧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별일 아니겠지만 북에서 살다온 내게는 사시사철 신선한 과일을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호강스럽다. 한겨울에도 얼리거나 말린 과일이 아니라 나무에서 금방 따낸 것 같은 싱싱한 것을 판다. 국내산 과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입산 바나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이거 먹으면 건강해지나요? 2017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7 이거 먹으면 건강해지나요? 남한에 갓 왔을 때는 건강보조식품이 무엇인지 몰랐다. 북에서 건강보조식품이라는 말을 모르고 살았기 때문이다. 약이면 약이고, 식품이면 식품이지 두 가지가 합쳐진 것은 남한에 와서 처음 들었다. 얼핏 북에서 먹어 봤던 ‘대용식품’이란 이름을 떠올려 봤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대용식품은 대량아사가 발생하던 1990년대 후반에 북한 당국이 아사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펜(PEN) 잡은 자들의 운명 2017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6 펜(PEN) 잡은 자들의 운명   북한에 살 때 몰래 남한 소설을 읽은 적 있다. 어떤 경로를 거쳐 내 손에까지 들어왔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에서 유입된 것만은 확실하다. 모두 단편 소설이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 <이혼 상담소>다. 내용은 이렇다. 한 부부가 이혼 상담소를 개업해 불화를 겪는 부부들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한 맺힌 아이스크림 2017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5 한 맺힌 아이스크림 무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 팥빙수, 코카콜라, 사이다 등은 여름철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품들이다. 북한에 살 때는 무더운 여름날이면 아이스크림, 사이다, 맥주, 주스, 단물(설탕을 탄 물)을 먹고는 했는데, 그 중에도 유독 아이스크림과 단물, 맥주를 좋아했다. 남한에 막 왔을 때 ‘메로나’, ‘돼지바’, ‘누가바’ 등 다양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이 줄인가? 저 줄인가? 2017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4 이 줄인가? 저 줄인가? 직장 내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남한이나 북한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체제가 달라 그 양상과 정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존재감, 경쟁심, 이기심, 편 가르기, 시기와 질투 등으로 힘들어 하는 건 같다. 남한 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 오래전 탈북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꽃 피는 봄이 오면 2017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3 꽃 피는 봄이 오면  남한에는 꽃이 정말 많다. 봄부터 시작해 겨울이 오기까지 언제 어디서든 꽃을 볼 수 있다. 진달래 축제, 벚꽃 축제 등 갖가지 꽃 축제도 줄을 잇는다. 일부러 축제에 가지 않더라도 집밖에만 나서면 사방에 꽃이다. 야외는 야외대로 꽃이 많고 집과 사무실에도 화분에 꽃이 있다. 특이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무대예술 스케일은 북한이 클 수밖에 2017년 3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2 무대예술 스케일은 북한이 클 수밖에     남한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였다. 지역 사회복지관에서 탈북민들에게 연극 관람을 시켜준다는 연락이 왔다. 남한 연극이 어떨지 궁금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대학로에 갔다. 안내를 맡은 복지사의 뒤를 따라갔으나 주변에 극장처럼 보이는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연극 제목이 적혀있는 광고판만 드문드문 보였다. 극장이라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북한엔 함흥냉면이 없다 2017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1 북한엔 함흥냉면이 없다 남북한 음식에 대해 말한다면 한식이라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같다. 주식인 밥과 된장, 간장, 김치, 떡, 찌개, 튀김 등을 먹는 것은 동일하지만 지역마다 조리법이나 음식명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분단이 지속된 결과, 같은 음식을 두고도 이름이 달라 착오가 생기거나 완전히 다른 음식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한 병원, 처음에 의심 많이 했다 2017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90 남한 병원, 처음에 의심 많이 했다 남북한 병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상치료와 무상치료다. 남한에선 병원 문턱만 넘어서면 돈을 내야 하지만 북한은 진료비, 약값 등 일체의 비용이 없다. 지금 북한 병원에 뇌물이 성행하고 장마당에서 약을 구입하는 현상은 경제난으로 생긴 일탈이지 원래 제도가 그런 것은 아니다. 남한이 자본주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노느라 낚고, 먹느라 낚고 2016년 1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9 노느라 낚고, 먹느라 낚고   나는 낚시질로 온종일 시간 보내는 사람을 보면 얼핏 두 가지 생각을 한다. 하나는 “저 사람은 돈도 있고 시간도 많은 사람인가보다.”이고, 다른 하나는 “도박이나 주색잡기에 빠진 사람에게 낚시질을 시키면 다 끊는다던데…”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겠지만 낚시터에 주구장창 앉아 지내는 사람을 보면 시간이 부족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음주운전 천태만상 2016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8 음주운전 천태만상 남한은 일상에서 음주운전에 대해 늘 의식하면서 살아간다. 성인만 되면 거의 다 면허를 취득하고 운전기사가 되는 셈이니 음주운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자동차 대수가 적은 북한에선 음주운전이 전업 운전기사에게나 해당되지만 남한은 다르다.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친구와 술 한 잔 나누자고 해도 음주운전이 걱정돼 싱겁게 맨밥만 먹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불쌍한 당나귀 2016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7 불쌍한 당나귀 남한에서 여러 동물원에 가봤다. 동물의 종류와 개체 수가 북한에 비하면 정말 다양하다. 그 많은 동물을 사육하고 관리하자면 품도 많이 들고 사료도 많이 들 텐데 그것만 봐도 경제력을 엿볼 수 있었다. 동물들은 대개 한가로워 보였다. 배고프지 않아 그런지 까불지도 않고 관람객들을 별로 경계하는 것 같지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해장국을 팔아? 2016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해장국을 팔아?   북한에 살 때 해장국이라는 메뉴가 있는 식당에 가본 기억이 없다. 남한에 와서 처음 식당에서 해장국을 파는 것을 봤다.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시고 다음날 점심 때 일어났는데 친구가 해장국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해장국이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근처에 해장국 잘하는 식당이 있다는 것이다. ‘해장국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흠뻑 젖어도 신났다! 2016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5 흠뻑 젖어도 신났다!    여름 풍경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물과 관계된 것들이다. 분수, 폭포, 워터파크, 해수욕장, 강과 호수, 모두 좋다. 그 중에도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분수에 옷이 젖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저리 좋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 북한에서 어렸을 때 분수를 몹시 좋아했다. 누군가가 땅 밑에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저게 예뻐? 2016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4 저게 예뻐? 요즘 우리 동네 헬스클럽은 겨울에 비해 훨씬 사람이 많다. 여름철에 얇은 옷을 입기 때문에 몸매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아내도 헬스클럽에 나가기 시작했다. 살이 찐다고 아우성인데 나이가 들면 뱃살이 생기기 마련이지 별걸 다 고민한다고 말해줘도 막무가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도 거울 앞에 서는 시간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더울 새가 없다 2016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3 더울 새가 없다   북에 있을 때 겨울은 겨울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싫었다. 겨울이면 여름이 빨리 왔으면 했지만 정작 여름이 되면 더위에 지쳐 겨울이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그나마 내가 살던 고장은 백두산이 가깝고 해발 750m의 고지대다. 모르는 사람은 고지대의 여름이 무턱대고 서늘한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축제, 만발하다 2016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2 축제, 만발하다 남한에는 축제가 정말 많다. 나는 원래 축제라고 하면 어떤 사회정치적인 의미를 띤 굉장한 행사로만 알고 있었다. 그만큼 축제라는 것이 자주 열리는 행사라고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남한에 살다보니 축제가 거의 일상이라고 할 만큼 많았다. 정작 사회정치적인 의미를 띤 축제는 보지 못했다. 물론 그런 것이 있기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디저트가 뭐지? 2016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1 디저트가 뭐지?   남한에 와서 처음에는 디저트가 무슨 말인지 몰랐다. 외래어인데다 북한에서 전혀 써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디저트가 식사 후에 먹는 후식이었다. 남한에선 그것이 평범한 일상이고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밥을 먹고 나면 자연스레 커피를 타거나 과일을 깎는다. 배불리 먹었으면 됐지 또 군것질을 하는 것이 낯설었다.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처음으로 날아 오르던 날 2016년 3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80 처음으로 날아 오르던 날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본 것은 태국 방콕공항에서였다. 압록강을 건너며 시작된 남한행의 마지막 고비였다. 경계심 어린 낯빛으로 방콕공항에 들어섰을 때 불야성을 이룬 공항의 야경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게이트가 뭔지 탑승구가 뭔지도 몰랐고 무작정 안내자가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따라가다 보니 비행기 안이었다. 내가 보아온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밥솥 이야기 2016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9 밥솥 이야기 나는 한 번 얻은 물건을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 어려서 할머니 손에 크면서 배운 결과다. 할머니는 무엇이나 건사해두면 다 쓸 곳이 있다고 궤짝에 넣어두는 분이셨다. 남한에 와 생활한 지 꽤 되는 지금도 여전하다. 그래서 우리 집 베란다는 복잡하다. 며칠 전에도 오래된 밥솥 하나를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물이 물 같지 않던 시절 2016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8 물이 물 같지 않던 시절   일상생활에서 남한이 북한보다 좋은 점을 말하자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물 걱정이 없는 것이 제일 좋다. 물 걱정을 못해본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를 것이다. 아마 남한의 젊은 세대는 물 걱정이라고 하면 느낌이 잘 오지 않을 것이다. 더운물과 찬물이 사시사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크리스마스가 뭐야? 2015년 1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7 크리스마스가 뭐야? 남한에선 세 살 난 애도 다 아는 크리스마스란 말을 북한에서 중학생 시절에 처음 들었다. 당시 20부로 된 탐정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이 성황리에 상영되고 있었다. 6·25전쟁 때 남한에서 활약한 북한 탐정 조직을 그린 내용이었는데 거기서 ‘크리스마스’, ‘성탄절’, ‘부활절’과 같은 기독교 용어가 등장했다. 무슨 뜻인지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불이야! 그 다음엔? 2015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6 불이야! 그 다음엔?   남북한은 화재발생 시 대응수준에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세계적으로 몇 번째쯤 되는지 모르겠지만 남한의 화재대응 시스템은 대단한 것 같다. 소방관들의 신속한 대응도 감탄할 정도다. 곳곳에 소방서들이 잘 배치되어 있고 소방차들도 항시 대기상태다. 119 신고체계도 잘 되어 있고 감시장비들도 많다. 지하철이나 건물 등 모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개는 개 2015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5 개는 개 애완견을 안고 “아이고, 내 새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습다. 애완견이란 이름이 순화되어 그렇지 개는 개일 뿐인데 그걸 내 새끼라니. 그럼 주인이 개를 낳았나? 애완견에게 사람처럼 이름을 지어주고 어루만지고 입까지 맞추는 걸 보면 민망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애완견을 키워보지 못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부터 가졌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돈이 뭐길래! 2015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4 돈이 뭐길래! 최근 롯데가의 분쟁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글로벌 대기업 총수의 가문쯤 되면 뭐가 부족해 저럴까. 한발씩 물러서면 밥 굶게 될까봐 걱정인가. 참 보기 딱하다. 있는 사람들이 더 한다는 말이 그래서 있나 보다. 저런 모습들 때문에 부자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부정적이다. 물론 당사자들이야 나름대로 소신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기상예보? 거기도 여기도… 2015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3 기상예보? 거기도 여기도… 기상예보에 대해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처벌받지 않는 거짓말’이다. 기상예보가 틀렸다고 관련자가 경질됐다는 소식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예보가 틀렸으면 그냥 그러려니 여긴다. 예보가 딱 들어맞을 때보다 틀릴 때가 더 많다. 좀 양보해 봐준다면 비슷하게 맞았으면 맞는 것으로 친다. 그래도 북에 비하면 남쪽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시(詩)야? 암호야? 2015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2 시(詩)야? 암호야?   태국 방콕에서 한국행 항공편에 올랐을 때 부푼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남쪽 작가들이 어떤 글을 쓰고 있을지, 심사와 출판 경로는 어떨지, 궁금증에 속이 화끈 달아올랐다. 표현의 자유를 한껏 만끽하며 짓눌렸던 어깨를 펴고 펜을 달려보겠노라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객기에 가깝던 열기가 식는데 시간이 얼마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진짜 마음대로 먹어도 돼? 2015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1 진짜 마음대로 먹어도 돼? 남한에 흔한 뷔페식당을 북한에 있을 땐 보지 못했다. 북한은 식당이 다양하지 못하다.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에 그런 식당이 있을 리 없다. 뷔페식 음식이 고위급 간부들만 이용하는 전용식당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북한 실정에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뷔페식당이 개업한다면 그날로 망하지 않을까. 가격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북 돌잔치 이모저모 2015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70 남북 돌잔치 이모저모 아이가 태어나 한 해가 되면 돌잔치를 해주는 것은 남북이 같다. 친척들과 이웃, 지인들을 초청하여 아이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함께 즐기는 것도 같다. 아이 앞에 상을 차려놓는 것도 같고, 상 위에 여러 가지 물건을 놓고 무엇을 손에 쥐는가 보면서 부자가 될 팔자라느니, 공부를 잘하겠다느니 이야기하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세종대왕, 부패하고 무능한 착취자? 2015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9 “세종대왕, 부패하고 무능한 착취자?  한국 지폐를 처음 본 것은 탈북 과정에서 태국 난민수용소에 있을 때였다. 난민수용소에 불법체류로 붙잡힌 남한 사람들이 가끔 들어왔는데 그들이 소지한 한국 돈을 보게 됐다. 신기한 마음으로 본 1만원권에 세종대왕의 초상이 있었다. 지폐가 골동품처럼 느껴졌다. ‘지금이 어느 세월인데 케케묵은 옛날의 봉건군주를 지폐에 넣다니.’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여기도 비정상, 저기도 비정상? 2015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7 여기도 비정상, 저기도 비정상? 남한과 북한을 다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은 양쪽 모두 비정상이 호통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점은 있다. 북한은 자유가 없는 곳이어서 그에 맞는 비정상이 더 많고, 남한은 자유가 많은 만큼 비정상이 다양하다. 또 북한에 없거나 적은 것이 남쪽에는 많고, 남한에 없거나 적은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교도소 맞아? 2015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6 교도소 맞아? 얼마 전 아주 색다른 경험을 했다. 교도소 몇 군데를 돌아보게 된 것이다. 방송에서 범죄 뉴스나 교도소 장면이 나오는 영화들을 볼 때면 남한 교도소를 한번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생긴 것이다. 교도소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부쩍 동했다. 언젠가 수원구치소에 면회를 가본적은 있지만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겨울에 뭐 하고 노나? 2014년 1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5 | 겨울에 뭐 하고 노나? 또 겨울이 왔다.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에 갈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시간만 많다면 주말마다 스키장에 가고 싶다. 그래도 지금까진 한해 겨울에 5~6번 정도는 간 것 같다. 아직 얼음낚시를 못해 봤는데 올 겨울엔 그것도 계획에 넣었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하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북한에서 결혼하려면? 2014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4 | 북한에서 결혼하려면? 분단이 오래 지속되다보니 북한의 결혼문화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래부터 같은 민족이므로 다르다고 해봐야 지역 차이였을 뿐인데 서로 다른 체제로 인해 많이 달라졌다. 물론 큰 틀에선 공통점이 더 많다. 연애를 하다 결혼한다든가, 결혼식 날짜를 신랑신부 양가에서 합의한다든가, 혼수품이 오간다든가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김일성 회고록 학습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 2014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3 | “김일성 회고록 학습하는 것과 뭐가 달라요?” 술자리에서 “위하여!”를 외치는 것은 당연지사.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젠 아무렇지 않게 필자도 “위하여!”를 외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소란스럽게 “위하여!”를 외칠까. 그것이 궁금해 물었더니 군부정권 시절의 군대문화가 잔류한 것이라 했다. 민주화가 정착된 지 언젠데 아직도 군대문화가 사회에 남아있다니, 군부정권은 싫었지만 “위하여!”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눈이 네 개였으면 좋겠다” 2014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2 | “눈이 네 개였으면 좋겠다” 남한 도서를 처음 본 것은 태국 난민수용소에 있을 때였다. 한국대사관 직원들과 교민 교회에서 한국 신문과 책들을 들여보내 주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이 가끔 들어왔고 책은 전부 성경과 설교, 간증이 실린 것들이었다. 그러다 남한 사람 한 명이 불법체류자로 들어왔는데 <백범일지>라는 책과 장편소설 <예수 그리스도>를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인스턴트? 먹는 건가?” 2014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1 | “인스턴트? 먹는 건가?”  남한 생활이 처음일 때 인스턴트란 말을 몰라 난처했던 적이 있다. 한 번은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게 됐는데 누군가 “저녁은 인스턴트가 어때?” 하고 물었다. 나는 ‘인스턴트가 뭘까?’ 생각하며 쳐다봤다. 인스턴트? 이런, 또 외래어다. 그게 먹는 건가? 사람들은 김치라면이니, 부대찌개니, 햇반이니, 저 좋은 것을 연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북한 혜산맥주 한 잔 마셔보면… 2014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60 | 북한 혜산맥주 한 잔 마셔보면…  맥주를 무척 좋아한다. 무더운 여름밤 동네 호프집에서 시원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생맥주를 단숨에 반 컵쯤 들이키면 피곤이 일시에 사라지는 짜릿한 느낌, 정말 맥주가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다. 여름철뿐 아니다. 겨울에도 따뜻한 방안에서 맥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실 때도 있지만 뒤끝에 맥주를 마셔야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아프리카노 주세요” 2014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9 | “아프리카노 주세요” 종업원이 무슨 커피를 마시겠는지 묻는 것이었다. ‘무슨 커피라니?’ 당황한 나는 다른 이들과 같은 것을 달라고 해 마신 것이 ‘아메리카노’다. 먹어보니 쓴맛이었다. 그때를 시작해 아는 것이 아메리카노 밖에 없으니 주문할 때마다 아메리카노만 달라고 했다. 북한에서 커피를 마셔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외국에 다녀왔거나 해외 친척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낳아놓기만 해서 되나? 2014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8 | 낳아놓기만 해서 되나?  필자는 북한에 살 때 남한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줄 전혀 몰랐다. 남쪽에 와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았다. 북한처럼 굶는 세상도 아닌데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의 출산율은 223개국 중 218위, 한국 다음 순서로는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북, 연애하는 모습도 달라 2014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7 | 남북, 연애하는 모습도 달라 예로부터 같은 문화전통을 이어온 한민족이지만 분단으로 인해 남녀 간 사랑에서도 남북이 차이를 보인다. 일부 사람들은 북한이 독재사회라고 하니 연애도 못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남한에 비해 제한되는 측면은 있지만 거기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 만큼 연애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진 않는다. 남한보다 자유분방하지 못할

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 꿈이 없는 아이들 2014년 3월호

탈북교사의 생생이야기 15 | 꿈이 없는 아이들 정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TV에서 연예인들의 학창시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스타들의 모교에 찾아가 그들의 옛 담임선생님들을 만나고 학적부를 보는 장면에서 깜짝 놀랐다. 자라면서 그들의 꿈이 변해가는 모습이 학적부에 고스란히 적혀있었다. 북한에서 교사로 일했던 나로서는 한 마디로 ‘아차!’ 하는 순간이었다. 북한에서는 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소치 동계올림픽? 북한엔 수치! 2014년 3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6 | 소치 동계올림픽? 북한엔 수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TV로 지켜보며 황홀경에 빠져 소치에 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번 대회는 88개국에서 온 2,800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해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이 참가한 대회라고 한다. 그런데 이 대회에 북한이 참가하지 못했다. 북한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탈북인 남한사회 청작기 | 아는 거라곤 분, 연지, 눈썹연필뿐… 2014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5 | 아는 거라곤 분, 연지, 눈썹연필뿐… 남한에 온지 언젠데, 나는 아직 화장품 이름을 잘 모른다. 원래 화장품에 관심이 없지만, 때로는 내가 너무 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직도 스킨, 로션이 무엇인지 잘 구별을 못한다. 백화점에 가면 1층에 주로 화장품이 있던데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치곤 한다. 그나마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닭이 된 할머니? 2014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4 | 닭이 된 할머니?  문명수준은 화장실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화장실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아직 외국에 많이 가보지 못했지만 화장실이 한국보다 더 훌륭한 나라가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필자가 본 한국의 화장실은 화장실이라기보다 어떤 문화공간 같은 느낌이 든다. 남한에 처음 왔을 때 화장실이 너무 잘 되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몸은 따뜻한데 마음이 춥다 2013년 1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3 | 몸은 따뜻한데 마음이 춥다 필자가 북녘에 있는 고향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가을 단풍이 지고 찬바람이 불 때부터 이듬해 여름이 시작될 무렵까지 고향 사람들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기상예보에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진다고 나오면 멀리 북쪽 날씨는 영하 30도쯤 될 것이라 짐작해보며 누가 얼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南과 北 여행길 달라도 너~무 달라 2013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2 | 南과 北 여행길 달라도 너~무 달라 교통이 발달하여 세계가 이웃동네가 되어가는 시대다. 비행기로 지구의 반대편에 가는데 하루도 안 걸린다. 거기에 비하면 한반도는 너무나 좁다. 김포공항에서 이륙하는 국내선 항공기를 볼 때면 저것이 높이 올라갔다 곧바로 다시 내려가면 목적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한예의지국? 2013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1 | 남한예의지국? 남한에 갓 왔을 때 내가 본 남한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예의바르고 온화했다. 밝고 따뜻해 보이는 인상에다 북한지역 사투리에 비해 말씨까지 부드럽고, 인사말도 잘하고, 허리도 잘 굽히고, 미안함과 감사함도 잘 표현 했다. 혹시 이 사람들도 싸울 줄 알까, 싸우는 모양새가 어떨까, 호기심이 날 정도였다. 여성들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물난리 나도 뛰쳐나갈 수 없는 사연? 2013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50 | 물난리 나도 뛰쳐나갈 수 없는 사연? 북한에 살 때는 폭우나 태풍이 온다는 기상예보를 접할 때마다 걱정이 태산 같고 불안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단층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많이 불안했다. 기와도 변변치 못하고, 물이 빠질 수 있는 배수시설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천정에서 비가 새고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알쏭달쏭 남북 차번호 2013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9 | 알쏭달쏭 남북 차번호 남한 사회에 새로 정착하는 탈북인들의 눈에는 낯선 모습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동차에 붙어 있는 번호판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과는 전혀 다른 번호판을 보면 무엇을 기준하여 표지를 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거니와 낯선 방식으로 표지된 번호를 기억하기도 어렵다. 북한에서는 자동차 번호를 먼저 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아직도 야구 볼 줄 몰라? 2013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8 | 아직도 야구 볼 줄 몰라? 북한에서 스포츠는 일반인들의 대중문화라기보다 전문 체육인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짙다. 일반인들은 스포츠를 많이 하지 않는다. 체육관, 경기장도 많지 않은 데다 사람들이 먹고 사는 일에만 급급해 체육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교통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일도 육체적으로 하는 손노동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휴대폰, 애증의 물건!” 2013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7 | “휴대폰, 애증의 물건!” 북한에 살 때 휴대폰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휴대폰이란 말도 몰랐다. 하긴 ‘손전화’라는 말은 있었다. 그게 휴대폰이었다. 북한에 장사를 나오는 중국인들은 그것을 ‘따그다’ 혹은 ‘서우지’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들도 북한에 들어올 때 가지고 올 수 없었다. 휴대폰은 몰래 보곤 하던 중국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망치가 가벼우니 못이 솟을 수밖에” 2013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6 | “망치가 가벼우니 못이 솟을 수밖에” 남한은 먹고 살만한 세상이다. 그래서 어디서 생계형 범죄가 있었다는 보도를 들을 때면 다 변명처럼 들린다. 아무리 없어도 굶어죽지 않는 세상이다. 쉽게 무엇을 얻으려니까 그렇다.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지, 뭐가 생계형이냐 하는 생각이다. 범죄와 부정비리가 그치지 않는 가장 큰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탈북인이 보는 북핵사태 2013년 3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5 | 탈북인이 보는 북핵사태 계속되는 북핵문제 논란, 언론에 난무하는 오만가지 해석과 예측, 그 해법에 대한 주장들에 이젠 역증이 날 지경이다. 다 거기서 거기까지다. 답은 뻔한데 마치 퀴즈라도 푸는 것처럼 지면과 시간을 낭비한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 4.9면 어떻고 5.2면 어떻단 말인가.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핵폭탄 위력의 절반이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날마다 명절이요, 날마다 술날” 2013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4 | “날마다 명절이요, 날마다 술날” 남쪽에서 설 명절을 쇠다 보면 명절답지 않다. 재미가 별로다. 왜 그럴까? 문화차이 때문에? 아니면 탈북자가 처한 환경 탓일까? 이 궁리 저 궁리 하다보면 자연히 북한에서 쇠던 설명절과 비교해 보게 된다. 북한에선 설 명절이 가까우면 일찍부터 흥분과 걱정이 앞섰다. 설 명절이면 가족과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그래도 “남조선 꽃제비”는 살만하다? 2013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43 | 그래도 “남조선 꽃제비”는 살만하다? 북한에 살 때 남한이 상당한 정도로 발전했고 생활수준도 높다는 정도는 알았다. 그렇지만 빈부격차가 심하고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생리가 만연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지가 되어 거리를 헤맬 것이라 짐작했다. 북한당국이 늘 그렇게 선전했기에 믿었다. “남조선, 약육강식 자본주의에 온 나라가 거지판?” 외부소식에 목말라 몰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추석이 반갑지 않다 2012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추석이 반갑지 않다 고향에 갈 수 없는 탈북자에게 추석은 반가운 명절이 아니다. 오히려 서럽고 외로운 마음만 더해지는 날이다. 북에 두고 온 선조의 묘소가 걱정되고,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이 추석을 명절답게 보낼 수 없게 한다. 그래서 추석은 기다려지는 명절이 아니라 오히려 비껴갔으면 싶은 명절이다. 필자도 북한에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북한에서 휴가? 한숨만 휴~ 2012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북한에서 휴가? 한숨만 휴~ 북한에서 살 때 휴가를 즐겨본 기억이 별로 없다. 당국에서 정한 정기휴가가 매해 있긴 했지만 정작 휴가를 받자면 쉽지 않았다. 북한에선 근로자의 정기휴가를 연간 14일로 규정했다. 그러나 휴가를 남한에서처럼 여행을 하거나 바닷가 펜션 등에서 즐기기 위해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북한 근로자가 휴가를 받으려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부동산, 뒷동산 아니다” 2012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부동산, 뒷동산 아니다” 북한에는 부동산이란 용어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아는 경우에도 사회주의 경제학 범위에서 알지 자본주의 사회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남한에 새로 입국하는 탈북인들의 경우, 중국에서 상당 기간 체류한 사람들이면 몰라도 북에서 직행한 사람들은 대개 알지 못한다. ‘부동산’이라면 ‘뒷동산’이나 ‘꽃동산’과 어감이 비슷해서 그저 그런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서울,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생지옥?” 2012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서울,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생지옥?” 처음 남한에 입국하던 날,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들어오며 보았던 남쪽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줄지어 달리는 자동차 행렬, 즐비하게 늘어선 아파트 단지들, 잘 포장된 도로와 가로수들, 눈을 뗄 수 없는 멋진 풍경이었다. 특히 인천공항을 나서면서 보았던 파란 소나무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파도소리만 나지, 바다의 노래 들리지 않아” 2012년 3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33 “파도소리만 나지, 바다의 노래 들리지 않아”   남쪽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TV에서 그림 한 편 때문에 떠들썩하는 것을 보았다. 무슨 그림 가격이 수십억이나 되는데 어느 재벌가에서 불법 소지했다느니, 그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됐다느니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해도 가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그림이기에 그렇게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그 많은 인물, 어디 갔는가? 2012년 2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32 그 많은 인물, 어디 갔는가? 최근 북한당국이 김정일의 동상을 세운다는 노동당 정치국 결정내용을 보도했다. 이제 북한은 김일성의 동상에 이어 김정일의 동상까지 난립하는 형국이 됐다. 세계에 북한만큼 동상이 많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남한사회, 훌륭한 인물 평가에 인색? 무릇 동상이란 국가와 민족, 사회발전을 위해 공헌한 인물들의 업적과 넋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31| “우는 척 하느라 죽을 맛” 2012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31|”우는 척 하느라 죽을 맛” 요즘 한반도가 김정일 사망이라는 메가톤급 이슈에 묻혀있다. 언론의 관심이 온통 거기에 쏠려 있다. 그렇다고 북한에 직접 가볼 수도 없는 기자들은 연일 탈북자단체들의 문을 두드리는 데 여념이 없다. 정부에서도 예측하지 못한 김정일의 사망을 북한의 발표가 있기 전에 확인한 것이 그나마 탈북자단체라는 사실에 그들의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짧은 혀 때문에 긴 목 날아가? 2011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30  짧은 혀 때문에 긴 목 날아가?   북한에 있을 때 가장 싫은 것 중의 하나가 지식인들의 위선이었다. 수령과 노동당에 대한 충실성, 주체사상 등 사회주의 이념과 체제에 대한 신념이 누구보다 확고한 것처럼 보이려 했다. 그것은 솔직하지 못한 행위였다. 입으로는 충성심과 이념을 외웠지만 속으로는 북한체제의 한계점과 변화의 필요성을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독재자의 종말과 남한사회 2011년 1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독재자의 종말과 남한사회   독재자는 언젠가는 반드시 종말을 고하고 만다는 사실은 리비아 카다피의 죽음이 다시금 증명해주었다. 총격으로 사망한 카다피 모습을 TV에서 보니 과연 저 인물이 절대 권력으로 국민을 호령하던 독재자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비참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북한의 독재자도 결코 저런 운명을 피해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노동당 간부보다 좋은 차 탄다 2011년 10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28 노동당 간부보다 좋은 차 탄다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 구매를 예약한 새 차가 도착했으니 찾아가라는 전화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걸려 왔다. 추석을 계기로 자동차 값을 할인한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었다. 남한에 온 지 4년 만에 승용차가 벌써 두 번째다. 하지만 첫 번째 차는 중고차였다. 값이 200만원이 좀 넘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놀아도 노는 게 아니다 2011년 9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27 놀아도 노는 게 아니다   남한에 살다보면 탈북자가 보기에 놀라운 일들이 많다.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못살겠다고 투덜거리면서도 꽃구경이요, 휴가요, 하면서 서로 승벽내기라도 하듯 떠난다. 그런 차량들 때문에 도로가 주차장처럼 되어버리는 것도 놀랍고, 일은 저 혼자 다 하는 듯 항상 바쁘다고 아부재기를 치는 사람이 비싼 등산화까지 구입하며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북 술 문화를 말한다 2011년 8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26 남북 술 문화를 말한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다 같이 술자리를 마주하고 보면 나름의 예의와 질서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지방별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딱히 어느 것이 남한과 북한의 음주 문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유행되는 것에 대해 소개할 수 있다. 우선 소주는 북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南과 北, 서로 다른 양성평등 2011년 7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25 南과 北, 서로 다른 양성평등 남녀가 서로 평등해야 한다는 것에는 남과 북 어느 쪽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남쪽에서는 양성평등이라고 표현하고 북쪽에서는 남녀평등이라고 부른다. 양성평등이든 남녀평등이든 모두 좋은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 실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적지 않다.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성문제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북한에도 군가산점 제도가 있는가? 2011년 6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24 북한에도 군가산점 제도가 있는가?   최근 텔레비전에서 군가산점 제도와 관련한 토론을 보았다. 서로가 주장을 굽히지 않는 열 띤 토론은 나름대로 다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제대군인에게 주는 군가산점을 현재의 2%에서 5%로 올리는 문제를 두고 성차별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렇다면 여자도 다 군대에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대북전단을 통해 본 남한 사람들 2011년 5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대북전단을 통해 본 남한 사람들   요즘 탈북자의 대북전단 활동이 남남갈등을 조성시킨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 대북심리전 수단의 하나인 대북전단 활동이 계속되는 경우 임진각을 포격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위협공갈이 있은 후 특히 더하다. 임진각이 위치한 파주시를 비롯한 민통선 지역 주민들과 탈북자 단체, 보수단체들 간의 충돌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것이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남한사회, 북한 민주화에 대한 ‘안일한 기대’ 버려야 2011년 4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22 남한사회, 북한 민주화에 대한 ‘안일한 기대’ 버려야 북에 살 때 본인의 주변에는 때가 되면 북한 변화의 주역으로 나설 의지가 있는 엘리트들이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못하고 입방아만 조심히 찧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가 자기국민을 죽이고 있지만 북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적어도 리비아에는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 탈북자가 바라보는 대한민국 안보 2011년 1월호

탈북인 남한사회 정착기 19 탈북자가 바라보는 대한민국 안보 연평도에 대한 북한의 포격이 감행된 이후 안보의식에 긍정적 변화가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반도가 평화상태가 아닌 휴전상태에 있음을 망각하고 살던 사람들이 그로 인해 정신을 차렸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안보불감증에 걸린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는 데는 천안함 사건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어야 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