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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IPTV | 남북한 언어가 달라진 이유는? 2014년 6월호

Welcome to IPTV 37 | 남북한 언어가 달라진 이유는?

UE_201406_48 언어는 말과 사상을 담는 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병들면 우리 마음도 병들고 나아가 그 언어가 통용되는 사회도 병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단 전에 한글이라는 우리 고유의 글이 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분단국가로 지내면서 우리의 말과 글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이번 수업 시간에는 남북한의 언어 차이의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전개 동영상을 보기 전에 학생들이 북한의 언어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학생들이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통해 북한의 사투리를 들어 본 경험이 있는 터라 북한 말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어 하며, 알고 있는 북한 말을 발표하거나 외래어를 자신들의 말로 모두 바꾸어 부르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남북 서로 다른 언어 정책이 이질성 키워

어린 학생들도 분명하게 느낄 만큼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우리의 언어는 북한의 언어와 매우 달라졌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분단으로 인한 소통의 단절 때문일까? 이는 바로 다른 언어 정책 때문이다.

전개 동영상은 3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동영상은 남북한 언어정책 고찰이다. 앞서 말했지만 전개 동영상을 통해서도 남북한의 언어정책이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말의 어문 규정은 분단되기 전에는 1933년에 제정된 최초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인 한글 맞춤법 통일안과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본(1937년)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분단 이후 달라졌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해 나갔지만 북한은 1966년에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말 다듬기 사업을 추진하며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북한은 언어에서 나타나는 혁명적이지 않은 요소를 정리하고 시대의 요구에 맞게 발전시킨다는 명목으로 문화어 정책을 시행했다. 문화어는 우리의 표준어와 같은 것으로 평양 말을 중심으로 한자어와 외래어는 대중화된 단어들을 제외하고는 한글 고유어로 대체하고 고유어가 없을 때는 풀이말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의 표준어 정책과 북한의 문화어 정책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우리의 표준어는 언어의 자율적 흐름을 중시하는 데 비해 북한의 문화어는 주체사상을 언어에 결합시키는 인위적이고 처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의 표준어는 그 변화나 흐름을 민간이 주도하기 때문에 언어의 변화가 서서히 이루어지는 데 비해 북한의 문화어는 강력한 통제체제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학습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학생들은 중요한 내용은 필기를 해가면서 동영상을 보았다. 재미로 웃어넘기기에는 북한의 언어와 우리의 언어가 다른 점이 너무 많다. 이는 통일한국이 되었을 때도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언어 정책과 우리의 언어 정책을 면밀히 비교·검토 해보는 것은 통일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공부다.

南표준어와 北문화어의 네 가지 차이점

두 번째 동영상은 표준어와 문화어의 차이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표준어와 문화어는 크게 네 가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발음의 차이다. 표준어는 두음법칙과 자음동화를 인정하지만 문화어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이라고 발음하지만 북한은 ‘로동’이라고 발음한다.

둘째, 억양과 어조의 차이다. 북한과 우리나라의 뉴스를 예시로 제시해 북한과 우리나라의 억양과 어조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보여 주었다.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어조에 낮은 억양을 쓰지만 북한은 단어나 어절을 끊어서 단호함을 주고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떨어지는 억양을 써서 강한 느낌을 준다.

셋째, 어휘다. 북한과 우리나라는 같은 어휘라 할지라도 그 뜻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예로 제시된 어휘는 ‘동무’이다. 우리는 친구라는 의미로 이해하지만 북한은 사상이나 이념이 같은 사람을 가리킬 때 동무라는 어휘를 쓴다.

넷째,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래어를 그냥 받아들여 쓰지만 북한은 되도록 고유어로 바꾸어 쓴다. 예로 제시된 것처럼 우리는 ‘노크’를 그냥 노크라고 쓰지만 북한은 ‘손기척’이라고 바꾸어 쓴다.

세 번째 동영상은 우리 영화에 나타난 강원도를 비롯한 사투리였다. 학생들이 많이 본 영화도 나오고, 북한의 방송도 나와 재미있게 보면서 남북한 언어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언어가 다르면 오해가 생길 소지도 많다. 그렇기에 원활한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통일의 주역이 될 학생들이 북한의 언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최형미 / 등원중학교 논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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