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8월 1일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 ‘친구에서 형제로’ 동남아 신성장 동력, 베트남 2011년 8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8

‘친구에서 형제로’ 동남아 신성장 동력,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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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물품들을 운반하는 사람들로 연일 붐비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시장 ⓒ연합뉴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동쪽으로는 통킹만과 남중국해, 남쪽으로 태국만과 인접해 있다. 2010년 말 기준, 베트남 인구는 약 8,900만명으로 한국의 약 2배에 못 미치며, 국토면적은 33.1만㎢로 한국의 약 3.3배다.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오늘의 베트남 경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19세기, 프랑스 지배를 받았고 1940년부터 일본군 지배를 받았으며 1945년 이후 한국처럼 남북으로 분단되었지만 1976년 공산당이 통일한 국가다. 1986년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중국처럼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이 1992년 한국과 수교, 1995년 미국과 수교 및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입, 그리고 2007년에는 WTO에 가입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이 국내 일반기업에게 알려진 것은 국교가 수립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기업들 중, 특히 노동집약적인 기업들은 국내 임금상승에 따라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었고, 가장 유망한 해외시장으로 중국과 함께 베트남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임금이 저렴하면서도 성실하고 유교문화로 인하여 한국과의 정서가 유사하기 때문에, 특히 섬유 및 봉제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입장에서 살펴보면, 시장경제를 시작한 1987년 이후 그동안 갖추어지지 않은 자국 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기본적으로 풍부한 농수산물과 광물자원을 수출하였고,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선진국들의 원조를 받아 외화를 들여올 수 있었다.

민간기업 활성화를 위하여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그 동안 국영기업으로 있던 부분을 민영화하면서 자금을 조달하였고, 경제특구를 조성하여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외국기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러한 베트남의 전략에 한국 기업들이 동참하게 된 것이다.

국민 50% 24세 이하 … 노동력 충분

이제, 베트남 경제에 대한 수치를 인용해 보자. 2010년 기준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8%인데,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까지는 연간 8%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었다. 한국의 연간성장률이 4~5%대라고 이해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2010년 1인당 국민소득이 약 1,100달러로 낮은 편이지만 2006년 약 720달러에 비하면 많이 성장한 것이다. 특히 전체 인구 중 약 50%가 경제활동에 직접 종사하는 인구이며, 24세 이하 젊은 층이 전체 인구의 약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향후 필요한 노동력은 당분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베트남 경제도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주요 공기업 중 주로 배를 제조하는 국영기업인 ‘비나신(Vinashin)’이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갚지 못하자 지난해 연말에는 베트남 경제위기설까지 나돌았다.

이 국영기업이 주요 사업에만 투자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회사를 설립하여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였는데 세계금융위기로 인하여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갚을 능력이 없어진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상호 견제 및 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견제·감시 늘리고, 불필요한 투자 줄여

또 다른 우려도 있다. 2008년 인플레이션이 23.1%로 급증하였는데, 이는 그 동안 자국 내 투자활성화를 위해 화폐를 많이 발행하였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침체로 2009년과 2010년 인플레이션이 다소 안정화되었지만 2011년 초부터 인플레이션 조짐이 심상치 않다. 베트남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하여 통화정책으로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작년 연말부터 급격히 올렸다. 또한 재정정책 중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1991년부터 (한국이 지난 1962년부터 추진한 것처럼) 5개년 사회·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동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달성해 왔다. 최근 2011년부터 추진된 향후 5개년계획을 살펴보면 사회주의 시장경제 개선, 인적자본의 시급한 육성, 인프라 구축이 있다. 동 계획은 세계은행이나 IMF 및 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경제전문가들 자문에 의하여 수립되었다.

즉,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해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는 베트남 경제에 대한 외부 신뢰를 보다 높이게 된다. 또한 베트남은 정부주도로 목표치 달성을 위한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보다도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은 쌀국수를 통하여 전 세계에 먼저 알려진 국가다. 한국도 쌀국수가 이제 익숙해졌다.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관계가 멀어졌지만, 양 국가 간 경제협력 가속화와 베트남인과의 결혼 등 인적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2009년 양 정부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으면서 소위 ‘친구의 나라에서 형제의 나라’로 가까워졌다. 동남아에서 베트남이 주도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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