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8월 1일 0

현장 속으로! | 월곡중학교 “선생님, 북한에도 정말 PC방 있어요?” 2011년 8월호

현장 속으로!

월곡중학교  “선생님, 북한에도 정말 PC방 있어요?”

 

학교는 5~6월에 의례적으로 민족 공동체 의식 함양 혹은 통일 관련 행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그 중에 필자가 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던 것은 ‘나의 주장 말하기 대회’이다. 이 행사는 말하자면 통일과 관련된 주제를 학생들 나름대로 선정해서 자기 주장을 발표하는 형식이다.

학생들이 자료를 얻는 공간은 교과 수업이나 인터넷 혹은 통일부의 사이버통일교육센터 등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5~6년 전만 해도 이 대회의 단골 메뉴는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이었다.

하지만 근년의 주제는 국방과 안보에 대한 내용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학교 통일교육의 현장이 정치적인 현실에 어쩌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대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그나마 참 훌륭한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이 대회는 별로 환영받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상 통일과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 보다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 나름의 주장을 잘 펼칠 만한 학생들을 국어과나 도덕과 수업시간을 통해 선발하고, 대회에 출전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에게 통일, 북한 등은 주된 관심 대상이 아니다.

정치현실에 민감한 통일교육 현장

한편, 대부분의 학교에는 통일교육 담당 교사가 있다. 또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교과도 있다. 그리고 창의적 재량활동 혹은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도 일부 통일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통일교육은 사실상 주된 사업이라기보다는 위에서 시켜서 하는 수동적인 과제의 위치에 머물러 있다. 결국, 통일·북한 문제는 학교 단위에서나 대다수 선생님들에게 주된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현재 학교에서 통일 혹은 북한 문제에 대해 부족하나마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과는 도덕과, 사회과, 국어과 교사 정도이다. 그 가운데서도 부족하나마 교과 시간을 통해 통일교육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교과는 도덕과이다.

하지만, 도덕과에서 조차도 새로운 교육과정 개정 등에 따라 통일교육에 할애되는 시간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일교육을 충분히 실시할 수 있는 기본적 여건에도 현실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흔히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이야기 하듯이, 통일교육의 질은 도덕과를 비롯한 교과 교사들의 질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학교 통일교육은 대체로 위에서 말한 정도의 지점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인 무관심, 이것이 학교 통일교육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현실적 여건 속에서도 통일교육 시범학교 등에서는 학생들 생활 속으로 다가가는 적극적인 통일교육이 이루어져 왔고, 또한 통일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통일교육연구회와 같은 교과연구회 활동으로 학교 안팎에서 주도적인 노력을 하는 선생님들도 매우 많이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찾아가는 학교 통일교육’이나 ‘눈높이 통일교육 전문 강사 양성’, ‘IPTV용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통일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관심과 열정의 확산 체제를 만드는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 교사들에 대한 현재의 연수 체제에 덧붙여 15시간 정도의 단기 사이버연수체제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도 통일교육원에서 주관하는 60시간의 사이버연수를 이수한 적이 있다.

다양한 콘텐츠로 실제 수업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해마다 60시간을 들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특히 변화하는 국제 사회의 현실과 북한 사회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해마다 새로운 콘텐츠의 15시간 연수 정도라면 교사들도 부담 없이 자신의 수업을 위해 충분히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보다 가까이에서 북한과 통일을 바라볼 수 있는 체험 학습의 장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현재도 각 지역의 통일교육센터 등이 이런 체험학습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각급 학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런 공간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서 금강산관광 등이 재개되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면 더욱 좋겠다.

외국을 가보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나라를 잘 알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이나마 경험을 해 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제법 큰 차이가 있다. 필자의 경우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교육청 주관의 금강산관광에 참여한 이후 북한관련 수업시간에 한동안 더 큰 자신감으로 임했던 기억이 있다.

교사 단기 사이버연수 개설 필요

“선생님, 북한에도 정말 PC방이 있어요?”
“선생님, 북한 아이들도 수업 시간에 잘못한 일이 있으면 혼나고 그러나요?”

몇 해 전 북한 단원을 수업하면서 통일부의 사이버통일교육센터 자료를 이용한 적이 있다. 관련 내용을 접하면서 아이들은 위의 질문에서처럼, 자신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부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통일과 북한 단원을 수업할 때 이처럼 학생들의 실생활에 관련되면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 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을 구안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의 대립이 있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통일 교육에 임하고 있는 수많은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의 열정에 평범한 선생님들의 관심이 덧붙여지고, 또 적절한 정책적 지원의 뒷받침 아래에서 그 열정과 관심이 학생들에게 녹아날 때 통일교육은 더욱 굳건히 자리 매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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