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치명적 위협, 북한 SLBM에 대비하라 2016년 2월호
특집 | 북한 4차 핵실험, 한반도 격랑 속으로!
Ⅰ. 북핵, 기술적 진화와 위협평가 …노림수는?
치명적 위협, 북한 SLBM에 대비하라
북한은 2015년 5월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해상사출 시험 장면을 노출시키면서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2016년 들어서는 수소폭탄 실험 시기에 맞추어 SLBM 발사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핵무기의 소형화에도 성공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성능이 검증된 SLBM 보유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과 인도 등 6개국이며 북한이 성공할 경우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이 되면서 군사강국의 반열에 뛰어든다고 할 수 있다.
왜 SLBM을 보유하면 군사강국이라고 할까? 핵무기를 보유하는 모든 국가는 SLBM에 핵 탄두를 장착하여 잠수함에 싣고 다니기 때문이다. 핵무기 운반수단은 세 가지이며 이는 전략 폭격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인데 SLBM이 가장 늦게 개발되면서 전략폭격기와 ICBM은 상대적으로 위협도가 떨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전략폭격기와 ICBM은 비행 중 장시간 위치가 노출되어 중간에 요격되기 쉬운 반면에 SLBM은 잠수함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아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모르며 적의 전략폭격기나 ICBM에 의해 우리 영토를 공격받은 후에도 물속에서 보복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北 2천t 신포급 잠수함에 핵탄두 1발만 탑재해도 치명적
미국의 1만9천t 오하이오급 원자력 잠수함 한 척에 탑재된 핵탄두의 위력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 1,600발의 위력과 맞먹는다면 얼마나 위협적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이 현재 미국이나 러시아 등 강대국과 같이 거대한 원자력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2천t 신포급 잠수함에 핵탄두를 한 발만 탑재하여 바다로 들어가도 이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우리보다 30년 먼저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은 앞선 잠수함 건조기술로 이제 곧 대형 잠수함을 건조하여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탑재하려 할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만 작동하여 그들의 체제가 붕괴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이제는 SLBM의 위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SLBM 탑재 잠수함이 출항하기 전부터 물속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고 추적하는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SLBM 탑재 잠수함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대응방안을 다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SLBM 탑재 잠수함이 잠수함기지 또는 지하함정 대피호에 있을 때는 기존의 킬체인이나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타격 대상에 포함시켜 탐색하고 격파해야 한다. 다시 말해 육상에 있는 핵무기 기지와 같은 위협으로 분류하여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구를 출항하여 물 속에 들어간 SLBM 탑재 잠수함에 대하여는 단기적인 방안과 장기적인 방안으로 구분하여 대비해야한다.
단기적 대응방안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이며 이는 한·미연합 정찰 및 감시자산으로 SLBM 탑재 잠수함의 출항 정보를 상세히 파악하여 우군 감시수단에 전파하고 출항한 잠수함에 대하여는 북한 디젤 잠수함보다 속력 및 수중 지속작전 능력이 우수한 214급 AIP(공기불요추진체계) 탑재 잠수함으로 수중추적 및 감시임무를 감당하게 해야 한다. 또한 수중에서 추적하다가 SLBM 발사징후를 포착할 시에는 현장에서 격침 또는 우리 해역의 대잠 초계세력 및 KAMD 운용부대에 정보를 신속히 전파하여 협동으로 격침시켜야 한다.
北 SLBM 잠수함 출항 전후 구분, 장단기 대비책 세워야
장기적인 방안으로는 단기 방안에 추가하여 수중에서 무제한 기동이 가능한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여 선진국처럼 SLBM 잠수함 출현 예상구역을 상시 초계하다 출항과 동시에 추적 및 감시작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미국이나 러시아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 상대국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추적하는 방안으로 SLBM 위협에 대응하는 방안이 최적이다. 따라서 우리도 원자력 잠수함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 도입은 원자력 정책과 관련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술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채택 시기만 기다리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핵무기는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주장하면서도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하여 잠수함에 탑재하는 원자로 제작기술과 미사일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함정용 원자로는 1963년 개발시험에 착수하여 30년 만에 성공하였고 그 기술로 지금은 심해탐사 잠수정에 소형 원자로를 탑재하여 운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1년 내 잠수함에 원자로를 탑재할 수 있다.
또 SLBM 기술인데, 일본은 2014년 4월 방산수출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한 이후 제일 먼저 미국에 미사일 기술을 수출한 것을 볼 때 이미 모든 기술을 완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도 2020년 잠수함 독자개발 완료 시기에 맞추어 함정용 원자로 개발 기술, 원자로 탑재를 위한 함정 설계 기술 등을 갖추어야 하며 SLBM 제작과 수중발사 기술도 완비해야 한다. 북한이 SLBM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시기에 구체적인 준비 없이 말로만 떠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일본 정도의 기술 수준을 준비해야 한다. 군은 국민의 세금으로 세워둔 파수꾼임을 명심해야 하며 국민들은 자기들을 지켜줄 파수꾼의 손에 싸워 이길 수 있는 무기를 쥐어주어야 한다.
문근식 /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전 해군 잠수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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