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핵탄두 탄도미사일 탑재 능력은? 2016년 2월호
특집 | 북한 4차 핵실험, 한반도 격랑 속으로!
Ⅰ. 북핵, 기술적 진화와 위협평가 … 노림수는?
핵탄두 탄도미사일 탑재 능력은?
북한이 개발된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위력적인 것은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자마자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모두 ‘탄도미사일 방어(BMD : Ballistic Missile Defense)’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이 일본에 했던 것처럼 폭격기로 핵무기를 투하하는 것은 쉬운 방법이나 한국의 방공능력이 워낙 발달되어 한국 영토에 도착하기 전에 요격된다. 탄도미사일에 대비되는 것은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인데, 이것은 등고선을 따라 비행하여 은밀성은 높지만 탑재중량이 작아서 핵무기 운반용으로는 부적절하다. 미래에는 북한이 순항미사일과 야포로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도 만들겠지만 아직 그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핵탄두, 스커드-B/C 탑재 성공? 남한, 사정권에 들어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고려할 때 중요한 사항은 ‘소형화 및 경량화’ 여부다. 발사하려는 탄도미사일의 직경보다 작은 크기로 소형화하고, 적정 탑재중량보다 적은 무게로 경량화해야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즉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핵무기의 소형화 및 경량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북한이 가장 강조하여 선전한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핵무기의 소형화 및 경량화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탑재하고자 하는 미사일의 직경과 탑재중량에 따라서 결정된다. 직경은 크게 상관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대륙간탄도탄(ICBM :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과 같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일수록 탑재중량이 작고, 단거리 탄도미사일일수록 탑재중량이 크다. 국방백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종류와 제원은 아래 표와 같은데, 장거리일수록 탄두중량이 가벼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스커드-B나 스커드-C에 탑재할 정도의 소형화 및 경량화에는 벌써 성공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핵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할 역량을 구비하였으면서도 북한이 ICBM 개발에 집착하는 것은 유사시 미군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화학탄으로 휴전선 지역의 한국군을 마비시킨 후 재래식 전쟁으로 남한을 석권하면서 한국군의 반격에 대해서는 한국 도시들을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미국이 증원할 경우 미국의 도시를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한국을 고립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에게 남한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뉴욕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을 각오하라고 위협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1980년대에 소련제 스커드-B를 역설계하여 자체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이래 대체적으로 스커드미사일 600기, 노동미사일 200기, 기타 미사일 등으로 1,000여 기 정도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는 차량에 탑재된 사거리 3천~4천km의 무수단미사일을 공개하였고,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퍼레이드에서는 사거리 5천km 이상으로 추정되는 차량탑재 신형 미사일인 KN-08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 두 미사일은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성에 의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법, 즉 탄도미사일방어(BMD)다. 이를 위하여 한국은 PAC-2 2개 대대를 구입하여 배치해 두고 있고, 이것이 공격해오는 탄도미사일 몸체를 직격파괴(hit-to-kill)하는 능력이 미흡하여 PAC-3로 개량한다는 계획이며, 이것을 하층방어(lower-tier defense)라고 한다. 다만 PAC-3의 적정 요격고도는 15km이고, 사거리는 20km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국의 주요도시 및 전략표적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4~5개 대대의 PAC-3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중층방어 개념 정립하고 무기 역량 집중해야
나아가 탄도미사일은 마하 5~10 정도로 너무나 빨리 비행하기 때문에 한 번에 요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PAC-3의 경우 요격률이 70% 정도에 불과하고, 따라서 두발을 동시에 쏴서 요격확률을 증대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더욱 효과적인 방법은 하층방어에 앞서 한 번 더 요격하는 것으로, 이것을 상층방어(upper-tier defense)라고 한다. 그래서 미군은 요격고도가 150km 정도 되는 사드(THAAD :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한국에 배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군의 사드 배치 요청을 수용하고, 그 성능을 판단하여 자체적인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유념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서울이 휴전선에서 40km밖에 되지 않아서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도 핵미사일을 후방에서 발사할 것이라 실제 거리는 늘어나지만, 그래도 150km 고도에 도달하기는 어렵다(통상적으로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사거리의 1/4 정도).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상층방어와 하층방어 사이의 고도, 즉 중층방어 개념을 정립하고 자체 개발하는 무기는 그러한 능력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박휘락 /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