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4월 1일

북녘 배낭여행 | 꿈이야? 생시야? 동화 속 세상 같은 금강산 여행 2016년 4월호

북녘 배낭여행 마지막회

꿈이야? 생시야? 동화 속 세상 같은 금강산 여행

 

“금강산 찾아가자. 1만 2천 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얼마나 아름다우면 노래까지 있을까?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아지랑이 일던 따뜻한 봄날, 금강산으로 향했다.

금강산은 우리나라 동해안의 중부, 태백산줄기 북부에 위치해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북한지역 강원도에 속하며 동쪽은 고성군과 통천군 앞바다 알섬, 서쪽은 금강군, 북쪽은 통천군 국섬, 남쪽은 화진포의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산이다. 남북 간의 길이는 60km, 동서 간의 길이는 40km, 면적은 530㎢에 달한다고 한다. 한반도의 명산으로 유명한 금강산에는 그 명성만큼이나 아름다운 명소들이 많다고 한다. 마음 같아선 금강산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이번 여행에서는 몇 곳만 둘러보기로 했다.

만폭동

만폭동

특산식물 금강초롱·금강국수나무, 신비로움 더해

금강산은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크게 외금강지역, 내금강지역, 해금강지역으로 나뉜다고 해서 내금강지역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내금강지역은 금강산 서부지역으로 북한 강원도의 서쪽에 위치한 금강군 내금강리, 단풍리 등의 지역을 포괄하는 곳이다. 이곳은 수많은 폭포와 명소들이 짙은 녹음, 기암절벽들과 조화되어 아름다운 계곡미를 펼쳐 보이는 수려하고 부드러우며 다정다감한 모습이 특징인 지역이라고 한다.

내금강지역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내금강 만폭동에 있는 암자인 보덕암이었다. 도착해 마주한 보덕암은 벼랑 끝에 매달리듯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서있어 내 마음이 다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금방이라도 절벽 밑으로 떨어질까 우려되는 마음과는 달리 보덕암은 고구려 때에 처음 세워지고 1675년에 다시 세워진 조선시대의 암자라고 하여 보기와는 다르게 튼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덕암은 원래 두 채의 건물이었다고 한다. 하나는 현존하는 건물인 보덕굴 앞을 막아 벼랑 벽에 지은 본전이고, 다른 하나는 굴 위에 지었던 판도방이라고 한다. 보덕암 본전은 보덕굴 앞 바위에 의지하면서 높이 20m가 넘는 절벽의 중간에 구리기둥 하나로 받쳐 세운 평면길이 3.35m, 너비 0.85m 크기의 단칸집이었다. 판도방은 과거 보덕암 바위 위의 평평한 곳에 정면 3칸(6.49m), 측면 1칸(3.47m)으로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자리에 보덕굴로 내려가는 층대만 남아있었다. 보덕암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암자였지만 그 기묘한 모습이 인상 깊었고 주변의 자연경치와도 잘 어울려 보였다.

보덕암을 둘러보고 난 후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 위해 만폭동을 따라 걸었다. 만폭동은 내금강지역 금강문으로부터 화룡담까지의 약 2km 구간을 이루는 골짜기이다. 천태만상의 물 세계를 펼치고 있다 하여 ‘만폭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곳은 정말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흘러가며 만든 크고 작은 폭포와 담소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만폭동에는 특산식물인 금강초롱과 금강국수나무(금강인가목)도 있다고 했다. 금강초롱은 1909년, 금강국수나무는 1917년에 금강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산식물이 발견된 산이라니! 금강산이 더욱 신비로운 이미지로 다가왔다.

보덕암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근처의 묘길상을 찾았다. 묘길상은 만폭동 윗골짜기의 높이 40m 벼랑에 새긴 고려시대의 마애불상조각인데 이는 바위에 새긴 북한지역 돌부처 가운데 가장 크고 잘 만들어진 대표작 중의 하나라고 한다. 책상다리를 틀고 앉아 오른손은 위로 쳐들고 왼손은 아래로 내리우고 있는 모습의 묘길상은 높이 15m, 너비는 3.1m인데 그 중 얼굴의 높이는 3.1m, 너비 2.6m이며, 눈의 길이만 해도 1m, 손의 길이 3m, 발 길이 3.2m에 달하는 거대불상이었다. 이 부처상은 웃는 얼굴을 하고 기다란 눈썹, 가늘게 째진 실눈, 유달리 길게 드리워진 큰 귀, 통통한 볼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고려시대 아미타여래조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한다. 본래 이름 또한 아미타여래상이라고 하는데 18세기 말엽 조각 오른쪽 아래에 ‘묘길상’이라고 새긴 후부터 현재처럼 묘길상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금강 총석정

해금강 총석정

수려하고 다정다감한 내금강, 기세차고 웅장한 외금강

내금강지역을 둘러본 후 외금강지역으로 향했다. 외금강지역은 금강산의 동부지역으로 금강산의 주봉을 이루는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중앙연봉과 동해안을 따라 길게 전개되어 있는 해금강까지 이르는 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외금강지역은 수많은 봉우리들과 천태만상의 기암괴석들이 조화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지역으로 기세차고 웅장한 산악미를 뽐내고 있어 내금강지역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외금강지역에서 찾아간 곳은 온정다리에서 구룡연으로 가는 입구의 왼쪽 달걀바위산 산마루에 있는 금강산닭알바위였다. 어느 모로 보나 달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달걀바위’라고 불리는 이 바위를 보자마자 설악산의 흔들바위가 떠올랐다. 흔들바위처럼 산마루에 한쪽 모서리를 붙이고 있어 살짝 밀면 당장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광객 몇 명이 호기롭게 바위를 밀었지만 역시나 꿈쩍 않는 바위를 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금강산의 동부에 있는 명승지, 해금강지역을 찾았다. 해금강지역은 고성군 수원단으로부터 영랑호와 감호, 화진포까지의 외금강 동쪽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와 해안 및 바다절경을 포괄하는 지역으로 넓은 의미에서 통천군의 총석정, 금란굴 등이 있는 명승지들까지 포함시키기도 한다. 금강산의 지맥이 물속으로 뻗어 내리며 기이한 봉우리와 기암괴석을 그대로 바다에 옮겨놓은 해금강에서는 푸른 바다는 물론이고 외금강의 절경과 동해로 흘러드는 남강의 강변경치, 아름다운 호수와 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 내내 상쾌한 숲 내음과 함께 수줍게 피어난 봄꽃과 새싹들, 겨우내 얼었다 녹아 경쾌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맑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함께 해주었다. 고개 돌리는 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던 이번 금강산 여행은 현실세계가 아닌 따뜻한 봄을 그린 동화 속 세상으로 여행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향교골규화목 관람을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여행은 지역을 많이 옮겨 다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 이것저것 많이 볼 수 있었기에 알차고 만족스러웠던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박지혜 / IPA 온라인 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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