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7월 1일

장용훈의 취재수첩 | 北, 무수단 미사일 발사… 파장은? 2016년 7월호

장용훈의 취재수첩

, 무수단 미사일 발사… 파장은?

북한 이 지난 6월 23일 보도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0' 의 시험발사 장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6월 23일 보도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0’ 의 시험발사 장면

북한이 지난 6월 22일 오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BM-25)을 2발 발사, 1발은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했지만 다른 1발은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음날인 6월 23일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동원해 ‘화성-10’의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화성-10’은 무수단 미사일의 북한식 이름으로,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화성-10’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발사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6월 22일 오전에 이뤄졌으며, 그는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천~4천㎞로, 주일 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힌다.

무수단 미사일, 사거리 3~4km 괌 미군기지 사정권

<조선중앙통신>은 “시험발사는 탄도로케트의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됐다.”며 “탄도로케트는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고도 1,413.6㎞까지 상승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면서 ‘최정점고도’를 자세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발사를 성공이라고 규정하는 데는 신중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성공이라고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전 비행능력이 검증돼야 하며 최소 사거리 이상 정상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상각도(45도)가 아닌 고각 발사에 따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의 최소 사거리(500㎞)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만 날아갔기 때문에 무기로서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재돌입 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 기술 보유를 주장했다. 탄도로켓 재진입체는 대기권을 이탈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7천℃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로, 북한의 주장대로 무수단 탄두부의 재진입체 기술이 확보됐다면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의 재진입체 시험발사도 예상된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재진입 기술과 관련, “북한의 발표는 그들의 주장이고 우리는 북한이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분석이나 검증이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3월 15일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탄도로켓 전투부(탄두) 첨두’로 추정되는 사진과 방열시험을 하는 사진을 공개한 적은 있다.

만약 북한의 주장대로 재진입 기술을 보유했다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에 무수단 미사일을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재진입 속도도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때보다 훨씬 빨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재진입 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무수단 미사일보다 훨씬 재진입 속도가 빠른 ICBM 재진입 기술에도 진전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엔 안보리, 언론성명 채택 강력히 규탄한다

한편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정부는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 비서실장,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1차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하고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지난 6월 23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던 안보리는 이날 15개 이사국의 동의를 거쳐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언론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의 ‘심각한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 등은 거리에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못 하도록 하고 있다.

성명은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핵무기 운반 시스템 개발에 기여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개탄한 뒤 북한이 주민 생활은 외면하고 자원을 탄도미사일 개발에 활용하는 데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안보리 결의를 지키라고 북한에 촉구했으며, 이전의 결의에 부합되게 북한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엔 회원국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전히 이행하도록 두 배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2270호 결의안 이행보고서를 빨리 제출해 달라고 재촉했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언론성명이 나오기는 올해 들어 7번째로 언론성명은 결의안과 의장성명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15개 이사국이 단결된 목소리를 단호하게 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장용훈 /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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