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10월 1일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 SNU 통일학교, 멘토가 있어 가능했던 실험 2016년 10월호

새로운 실험 우리가 통일이다!’ 8

 SNU 통일학교, 멘토가 있어 가능했던 실험

지난해 10월 17일 SNU 통일학교의 멘토와 중학생이 체육 수업 시간에 서울대 농구장에서 2인3각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SNU 통일학교의 멘토와 중학생이 체육 수업 시간에 서울대 농구장에서 2인3각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통일학교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서울대학교 대학생 멘토들의 따뜻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학교 초등 꿈날개반과 중등 꿈누리반에는 각각 여섯 개의 모둠이 있었고 각 모둠에는 대학생 멘토들이 배정되었다.

12명의 멘토들은 학생들과 함께 앉아서 모든 수업을 들었다.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학생들과 더 가까워지고 학생들의 학습적 요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습을 도왔다. 수업 중에는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었으며, 학습 멘토링 시간에는 공부법을 가르쳐주었다. 일부 멘토들은 인천광역시, 경기도 성남시, 서울의 강서구 등 거리가 먼 곳에서 서울대학교로 오는 학생들의 교통 도우미가 되어서 등교와 하교를 함께 하였다.

통일학교의 멘토 모집을 위하여 서울대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서울대학교에서는 통일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남북한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SNU 통일학교’를 개최합니다. 교실 환경을 통하여 ‘남북한 사람의 통합’이 이루어질 SNU 통일학교에 도움을 줄 멘토를 다음과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그 결과 너무 많은 대학생들이 신청을 해서 놀랐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서 통일학교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지원하였던 통일교육연구센터의 연구원들과 함께 대학생들의 지원서를 열심히 읽었다. 너무 훌륭한 학생들이 많아서 누구를 선발하여야 할지 정말 많은 고민과 논의를 하였다. 대학생 멘토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통일학교에 지원하였으며, 멘토로 참여한 이후의 마음은 어땠는지 직접 쓴 글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 글은 두 대학생의 지원 동기다.

나도 탈북자 남북 학생 문화적 이질감 해소하고 싶어

“저는 북한에서 17년 동안 살다가 탈북해서 현재 서울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탈북 대학생입니다. 한국의 교육방법이나 내용이 북한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탈북 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잘 알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처음 고등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생들만 쓰는 외래어와 은어를 이해하지 못 한 적도 있고 수업 시간에는 같은 이론을 다른 방식, 다른 용어로 가르쳐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점을 먼저 경험하고 잘 극복한 선배인 저는 탈북 청소년들이 문화적 이질감에 의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통일학교 참여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김순선, 가명, 23세)

“누군가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을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통일학교를 통해서 남한 학생과 탈북 학생이라는 학생 집단에 대한 이해의 경험을 갖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 상 남한 학생과 탈북 학생의 만남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언제나 마찰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교육자의 ‘탈북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남한 학생과 탈북 학생의 바람직한 만남’에 대한 고민과 경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에게 바로 그러한 기회이며, 이를 통해 교육자로서 ‘더 나은’ 자질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이현우, 24세)

김순선 멘토는 누구보다도 탈북 학생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상황, 학습의 어려움, 사회관계의 필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으며, 따뜻한 마음으로 통일학교 학생들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현우 멘토는 그 누구보다도 가슴이 따뜻한 교사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교사 임용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그가 꼭 합격해서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는 교사가 되길 바란다.

통일학교 멘토 대학생, ‘사람 통일된 대한민국 경험하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통일학교를 마치고 대학생 멘토가 쓴 글 중의 일부다. “통일학교는 ‘탈북자’라는 존재에 대한 저의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두 명의 남한 학생과 두 명의 탈북 학생을 맡아서 활동하였지만 만약 처음에 저희 조에 두 명의 탈북 학생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졸업식 때까지도 제가 탈북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들도 우리와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너무나도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서정빈, 20세)

통일학교를 마친 후 서정빈 멘토를 포함한 12명의 멘토들이 탈북자에 대한 인식과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은 통일학교 학생들에게는 ‘멘토 선생님’이었지만, 통일학교의 학생들에게서 너무나 소중한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통일학교 교실의 모습은 우리가 희망하는 통일된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 멘토들은 그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하여 통일학교에서 ‘사람 통일’이 된 대한민국을 경험하였다. 바쁜 대학 생활 중에도 토요일마다 통일학교에서 봉사한 대학생 멘토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성춘 / 서울대 통일교육연구센터장(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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