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 “빠른 통일보다 바른 통일 만들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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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포럼 1주년
“빠른 통일보다 바른 통일 만들어 나갈 것”
평화문제연구소(이사장 신영석)가 주관하고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서울사무소 대표 베른하르트 젤리거)이 협력해 지난 2015년 12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출범한 통일한국포럼(회장 손재식)이 창립 1주년을 맞아 지난 11월 2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7차 포럼 및 제26차 한·독 워크숍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손재식 통일한국포럼 회장은 개회사에서 “과거 독일은 지금의 한반도보다 외부적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통일 위업을 이룩했고 이후에도 어려운 과정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 지금은 유럽연합(EU)의 통합을 위해 선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우리는 독일을 통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협조로 지난 1년간 값진 길을 걸어온 통일한국포럼이 성공적인 독일 사례 등을 토대로 활발하게 토론하는 장으로 기능하여 우리 사회에 건설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한국포럼, 보수–진보 소통과 건설적 통일논의 시도”
이어 신영균 통일한국포럼 명예회장의 기념사가 진행됐다. 조건식 전 통일부 차관의 대독으로 전한 기념사를 통해 신 명예회장은 “통일은 언제나 멈출 수 없는 우리의 여망이고 그 여망을 위해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을 때라는 인식을 망각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변할 수 없는 요구”라면서 “지난 1년간 통일한국포럼은 이러한 국민적 통일 열망에 부응하고자 6차에 걸쳐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의 여러 현안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통일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시도하였다.”고 평가했다.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의 축사도 이어졌다. 동 대사관의 올리버 슈페어링 정무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아우어 대사는 “통일한국포럼이 창립 1주년을 맞은 지금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북한의 연쇄적인 무력시위 등으로 한반도 국제관계의 긴장 국면이 최악으로 치닫은 상황”이라면서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고 통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지만, 통일에 대한 열망을 이어가고 있는 통일한국포럼이 보다 활발한 활동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백군기 통일한국포럼 고문도 축사를 통해 “최근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안보적 도발로 인해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통일한국포럼을 통해서 전 국민적 지혜를 모은다면 지금의 위기도 기회로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인택 “미국 신 행정부와 긴밀한 대북공조 구축해야”
개회식에 이어 제35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현인택 고려대 교수의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현 전 장관은 “북한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 행정부의 교체기를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며 “북핵이 현실화되느냐 아니냐의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지금 (북한은) 이러한 호기를 절대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조만간 새로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의 신 행정부를 테스트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 전 장관은 한국 정부와 트럼프 신 행정부가 형성해나갈 대북정책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철저히 공조해야 하고, 지금의 대북 압박정책 외에는 북핵 문제를 풀 마땅한 수단이 없는 만큼 우리 정부는 효율적인 대북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 포기의 길로 나오도록 미국의 신 행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8~9p)
현 전 장관의 기조강연이 끝나고 제26차 한·독워크숍이 독일 국경박물관장을 초청한 가운데 ‘독일통일 26년과 동서독 국경박물관이 가지는 의미’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연사로 나선 독일 포인트 알파 국경박물관의 리카르다 슈타인바흐 관장은 “예전 미군 관측소였던 ‘포인트 알파’의 역사는 냉전과 독일 분단의 역사인 동시에 이 장소를 보존하기 위해 싸웠던 헤센 주와 튀링엔 주 주민들의 끊임없는 참여와 용기를 보여준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포인트 알파가 현재와 같은 형태의 기념비적 박물관으로 탈바꿈하는 것은 간단치 않았다.”고 전하면서 “동독의 경계시설과 마찬가지로 철거될 위기에 처했지만 많은 사람들과 지역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보존이 가능하였다.”고 밝혔다. 뒤이어 독일 뫼들라로이트 국경박물관의 로베르트 레베게른 관장 역시 “지역 주민들은 시설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함으로써 그 역사와 교훈을 전해야만 한다고 믿었다.”면서 “오늘날 독일의 국경박물관은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배움의 장소인 동시에 분단 시기 희생자들의 운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알리고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전했다.(관련기사 28~33p)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통일한국포럼 1주년을 기념해 지난 6차에 걸쳐 추진해 온 포럼의 주제와 발표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시연되었으며, 회원들을 위한 추대장 수여식도 이어져 은평구청장을 역임한 노재동 평화문제연구소 고문이 포럼 회원을 대표해 손재식 통일한국포럼 회장으로부터 추대장을 수여받았다. 수여식 이후 통일한국포럼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발전 방향에 대해 회원 간 제언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신진 평화문제연구소장은 “지난 1년은 북한의 리더십 균열과 잇따른 도발로 국가적 위기였다.”면서도 “이러한 상황에서 외교·안보의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적 문제를 토론하고 중론을 모았다는 것이 성공적으로 평가할만한 포럼의 1년”이라고 말했다. 손선홍 전 외교부 본부대사 역시 “지금까지 시의적절한 주제 선정으로 인해 포럼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듯이 앞으로도 좋은 주제를 선정하여 정부가 날카롭게 현안을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토론의 장으로 기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동 고문은 “성공적인 포럼으로 자리매김한 지난 1년”이라면서도 “이러한 효과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도록 재정적인 부분에서 대내외의 도움이 절실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위기 극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지혜 긴요”
공식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며 통일한국포럼의 산파 역할을 했던 평화문제연구소의 신영석 이사장이 폐회사를 통해 “국내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 시국이 잘 정돈되고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가 긴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신 이사장은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단의 비극을 더 이상 후세대에게 물려줄 수 없기 때문에 역사적 의지를 갖고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기해 출범시킨 것이 바로 통일한국포럼”이라면서 “앞으로도 포럼은 국민들에게 ‘빠른 통일’이 아니라 ‘바른 통일’의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성시현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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