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 – Movie | 북한 보안원과 남한 형사의 아주 특별한 팀웍 2017년 3월호
Uni – Movie <공조>
북한 보안원과 남한 형사의 아주 특별한 팀웍
요즘 영화 <공조>의 열기가 뜨겁다. 뻔한 스토리에 뻔한 전개라는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영화 <공조>에는 예측불가나 반전이 없다. 이를 영화용어로 ‘클리셰(Cliché)’라고 부르는데, 뻔하다는 단점과 함께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객은 예측불가의 극적 반전도 좋아하지만 자신이 아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편안함도 선호한다. 특히 요즘같이 국내외적 정세가 흉흉한 시기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편안함이 영화 <공조>의 인기에 한 몫 한 듯싶다.
이 영화에서는 두 배우를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한 명은 당연히 현빈이다. 과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엄청난 인기를 뒤로 하고 해병대에 입대할 때만 해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꽃미남 배우가 최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시기에 군입대를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연예계의 통설 때문이었다. 어느 덧 전역을 하고 다시 얼굴을 보인 것은 영화 <역린>을 통해서다. 앳된 꽃미남의 이미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영화 <공조>에서 완숙한 ‘아저씨’의 모습을 선보였다. 사실 과거 인기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최승현이나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아이돌 그룹 신화의 문정현의 킬러 연기는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현빈 역시 예전에 지금의 역할을 맡았다면 비슷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보다 완숙해진 모습으로 부족한 2%를 채우고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이 영화에서 현빈은 대부분의 위험한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을 정도로 몸 사리지 않는 투혼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꽃미남’ 이미지 벗은 주연 … 완숙한 연기 돋보여
현빈과 유해진의 조화가 단연 돋보이지만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또 다른 사람은 김주혁이다. 인민보안성 대좌 차기성역으로 등장해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깨방정’ 이미지를 벗고 묵직한 중년의 대령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도 인민군 대위로 열연했던 그는 영화 <공조>에서도 유창한(?) 북한 사투리를 구사했다. 영화 <적과의 동침>은 필자가 과거에 이 코너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데, 코미디물로 분류되지만 눈물을 적시며 보게 되는 전쟁휴먼극으로 일람을 권하는 추천영화다. 이 영화에서 김주혁은 유창한 북한말로 호기롭게 “인민들이 보고 있지 않네? 똑바로 걸으라우!”라고 명령하던 인민군 대위 김정웅 역할을 맡았다. 영화 <공조> 초반부에 아내와 림철령이 아련하게 마주보며 죽어가는 장면은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정웅(김주혁 분)과 설희(정려원 분)가 마지막을 맞이하는 장면을 오마주(hommage)한 듯한 장면이다.
필자는 영화 <공조>를 통해 최근 분단영화의 몇 가지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는 분단영화에 등장하는 북한 배역 배우들의 ‘꽃미남화’ 현상이다. <의형제>의 강동원, <베를린>의 하정우,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김수현, <용의자>의 공유 등이 그렇다. 모두 ‘수트 핏(suit fit)’이 훌륭한 배우들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 요원이 우리 요원들보다 강하게 묘사된다는 점이다. 모두 일당백의 크레이브 마가류 근접전투 액션의 마스터로 그려진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나 스케일이 점차 블록버스터급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아마도 ‘북한’이나 ‘통일’이라는 소재가 상업영화의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항상 강조하지만 이러한 ‘상업성’과 ‘메시지’의 비율이 적절히 조화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상업성(재미)의 과잉은 왜곡된 인식을 전파시킬 수 있고 메시지의 과잉 역시 관객의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다. ‘꽃미남’이 아닌 ‘꽃중년’ 아저씨들 주연의 또 다른 분단영화 <공작>이 크랭크인됐다는 소식이다.
POINT
영화 <공조>는 전형적인 버디무비다. <투캅스>나 <리셀웨폰> 등 다른 성격의 2인이 한조가 되어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림철령(현빈 분)과 강진태(유해진 분)의 조합이 그렇다. 둘 간의 갈등과 화합은 지극히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이미 예측할 수 있듯이 림철령은 강인한 북한 보안원 장교이고 강진태는 허술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남한 형사다.
영화는 구성 부분에서 과거 영화들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곳곳에 다른 영화들의 흔적이 발견된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남북한이 사법공조를 구축해서 범인을 수사한다고 하는 설정이다. 몇 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극중에서 림철령의 계급이 인민보안원 소좌인데 반해 파트너인 강진태의 계급은 경사나 경위라는 점은 공조수사의 기본에서 벗어나고 있다. 계급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차기성 대좌(김주혁 분)가 북한 당국에 등을 돌리고 동판을 빼돌리게 되는 동기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고 영화적이다.
서유석 /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