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반복되는 北 도발에도 평화의 길은 있다” 2017년 8월호
특집 | 레드라인 넘는 북한, 대북정책 ‘주도권’은?
“반복되는 北 도발에도 평화의 길은 있다”
평화문제연구소(이사장 신영석)가 주관하고 독일 한스자이델재단(서울사무소 대표 베른하르트 젤리거)이 협력해 지난 2015년 12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출범한 통일한국포럼(회장 손재식)이 “北 ICBM 도발, 대북정책 주도권 확보 방안은?”을 대주제로 지난 7월 2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홍은동)에서 제1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손재식 통일한국포럼 회장은 개회사에서 “북핵 문제는 국가의 존망과 사활에 관련된 지극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결코 환상을 가지거나 낙관해서는 안 되며 과거의 실패를 거울 삼아 현명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대화와 억지 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면서 “정세 변화에 얼마나 유연성 있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정환 북한연구소 이사장은 축사에서 “현재의 북핵 문제가 국가적 위기라는 것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자유와 평화 그리고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일치된 생각만 있다면 바깥 정세가 아무리 어려워도 충분히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北 ‘화성 14형’ ICBM, 알래스카·하와이 타격 가능”
본회의가 시작되며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이 좌장으로 사회를 맡아 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교수는 “지난 7월 4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 14형’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표준핵탄두 기준으로 사거리 성능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는 타격이 가능하겠지만 미국 본토를 타격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사거리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장 교수는 “미사일이 무기체계로서 실전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최소 5~10회 시험발사를 통해 관련 통계 데이터를 확보하여 기술 안정화를 도모하고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제한 가운데 “현재 북한의 ‘화성 14형’ ICBM은 아직 1, 2단의 엔진 성능 및 단분리 등을 검증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1차적으로 사거리를 확보하였으나 신뢰성, 안정성, 재진입 기술 능력 및 정밀도 등을 획득하여 핵미사일로서 운용 성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신석호 동아일보 국제부장이 “국제사회 대응과 우리의 대북정책 주도권 확보 방안은?”의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토론에 나섰다.
우선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 상황에서 대북지원이나 민간교류 제안보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직접 겨냥한 선제적 메시지가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느끼는 안보우려와 위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우선 제기한 7월 27일 DMZ 적대행위 중단을 조건 없이 추진하고 과거 6·15와 10·4선언 등에서 합의내용에 담긴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 등 남북 간 군사안보 문제를 제기하여 자신감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북한 문제 해결의 주도권은 현 국제정세 속에서는 운전자보다 조정자의 역할을 할 때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제재강화에 무게를 두어야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협상의 틀을 만들어 주변국과 조율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매개로 한 협상은 여전히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방안”이라면서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주장해온 중국은 ‘모라토리엄–협상’ 옵션을 적극 지지할 것이고, 미국 또한 다른 정책수단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든다면 ‘모라토리엄–협상’으로 상황을 관리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 지속하되 불필요한 北 자극 안돼”
또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수적인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관련한 한·미 공동성명의 문구에 대해 우리의 폭넓은 해석과 달리 미국은 핵·미사일 위협보다는 장기적인 평화통일에 국한하여 해석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문제의 적극적 행위자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는바, 이를 위해 ‘남북 간 대화채널 복원’, ‘소통 및 신뢰구축을 위한 대북특사 파견’, ‘여건 성숙에 따른 정상회담 추진’ 등을 고려하는 동시에 한·중관계 개선을 통한 중국의 지지와 역할 견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는 서로 연계되어 있고 북한은 핵문제를 더욱 중요시한다”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접근이 실현가능한지 자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 교수는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도 필요 없다”면서 “먼저 핵문제의 출구로서 대화를 통한 북핵 해법을 계속 제시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강력한 제재를 통한 압박을 계속해야 하며 그 외의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석호 동아일보 국제부장는 “핵·미사일을 가져야 한다는 북한의 내부 정치적 논리의 정당성을 허물 필요가 있고 따라서 대화에 조급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이 먼저 대화를 청하고 나설 때까지 현재 국면에서는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면서 무시하는 것이 수”라고 밝혔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통일한국포럼의 협력기관인 독일 한스자이델 재단의 베른하르트 젤리거 서울사무소 대표의 폐회사가 이어졌다. 김영수 동 재단 서울사무소 사무국장이 젤리거 대표의 폐회사를 대독한 가운데 “지금의 안보적 위기가 극복되어 발전된 통일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하루 빨리 남북이 화해의 국면으로 들어서 통일을 향해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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