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WHY? | 한반도 전개 미국 전략자산 대해부 2017년 10월호
글로벌포커스 WHY?
한반도 전개 미국 전략자산 대해부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지난 2015년 10월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
미국 정부는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해 전략자산을 한국에 순환 배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략자산(Strategic Asset)은 적국 후방의 군사기지나 산업시설, 대도시를 공격하는 무기를 뜻한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과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각종 미사일의 시험발사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국에 배치될 경우 김정은과 북한의 지휘부에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어느 정도 억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국에 순환 배치하면 압도적인 전력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제타격까지 감행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배치를 추진하는 전략자산은 F-22와 F-35B 스텔스 전투기들이다. 미국 정부는 두 스텔스 전투기를 경기 오산기지와 전북 군산기지에 3∼6개월씩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워게임 144:0 격추기록, 현존 세계 최강 전투기 F-22
우선 F-22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F-22는 모의 공중전에서 F-15, F-16, F/A-18 등 여타 전투기들과 공중전을 펼쳐 무려 144대 0이라는 경이적인 격추 기록을 수립했다. 공중전에서 격추된 것으로 판정받은 상대 전투기 조종사들은 자신들이 피격된 줄도 몰랐다고 밝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F-22는 최대 속도가 마하 2.5 이상, 작전 반경은 2,177㎞, 항속거리는 3,219㎞나 된다. 길이 18.9m, 너비 13.6m, 높이 5.1m이며, 자체 중량 19.7t, 최대이륙중량은 38t이다. F-22는 적의 레이더 추적을 쉽게 회피할 수 있다.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최대 250㎞ 떨어진 곳에 있는 직경 1m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유사시 북한 지역 깊숙이 침투해 핵과 미사일 기지, 김정은 특각(별장) 등 핵심 지휘소 등을 제거할 수 있다.
F-22는 1,000파운드(450kg)급 합동정밀직격탄(GBU-32, JDAM) 2발과 사거리 110㎞의 소형 정밀폭탄(SDB, GBU-39) 8발 등을 장착하고 있는데, GBU-32로 웬만한 지하시설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 F-22는 핵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공대공 무기로는 AIM-120 레이저 유도 미사일과 AIM-9 적외선 열추적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미국은 F-22의 생산단가가 1대당 3억 6,100만 달러(약 4,088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187대만 도입했다. F-22는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 2016년 2월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한동안 배치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12대씩 모두 24대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F-22는 2시간이면 북한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오산기지에서 평양까지 10여 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F-35는 공군용 F-35A, 해병대용 F-35B, 해군용 F-35C 등 세 종류가 있다. 길이 15.37m, 높이 5.28m, 날개폭 10.65m로 다소 뚱뚱한(?) 체형을 가졌다. 항속거리는 2,222㎞, 작전 반경은 1,100km, 최대속도는 마하 1.6이다. 연료와 무기를 싣지 않은 순수 자체 중량은 13.3t이며 최대이륙중량은 31.8t이다. 추력이 가장 좋다는 말을 들어온 엔진을 장착한 F-35는 전방에 대해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발휘한다. 탑재하는 무장은 25mm 기관포 1문, AIM-120과 AIM-9, JDAM, SDB 등 폭탄, AGM-158 JASSM(합동 공대지 장거리미사일) 등이 있다.
F-35는 APG-81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하여 통합광학센서인 전자광학조준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접근하는 미사일이나 공중 목표물에 대한 식별 및 위치를 파악하는 6개의 적외선 센서로 구성된 분산형 개구장치인 AN/AAQ-37 DAS(Distributed Aperture System)는 F-22에도 없는 최첨단 장비다. 또 AN/APG-81 레이더는 공대지 전투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각종 센서 융합을 이용한 전자전 감시능력을 갖춘 조종사의 HMDS(헬밋 탑재형 디스플레이 시스템)도 있다. F-35는 공중전에서도 HMDS를 통해 기수를 적기로 향하지 않아도 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다.
F-35B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종료를 앞둔 지난 8월 31일 B-1B 전략 폭격기와 함께 한국 공군의 F-15K와 연합해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김정은의 지하벙커를 정밀 타격하는 것을 가정한 공대지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현재 일본 이와쿠니 해병기지에 F-35B 16대를 배치하고 있다. 특히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F-35B는 대형 와스프(WASP)급 강습상륙함에 탑재할 수 있다. F-35B를 실은 WASP급 강습상륙함은 북한의 해안 가까이 침투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미국은 괌에 전략자산인 전략폭격기 B-1B, B-52, B-2 등 ‘3종 세트’를 배치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시나리오가 거론될 때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전략자산은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B-1B 전략폭격기다. 최대 속도가 마하
1.2(시속 1,335㎞)인 B-1B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평양 상공까지 2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MK-84, MK-82, JDAM, LJDAM(레이저합동직격탄), AGM-158 JASSM 등 최대 56t의 재래식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최근 괌에 배치된 B-1B가 명령이 떨어질 경우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파이트 투나잇은 태평양사령부의 슬로건으로 오늘밤 당장 전투가 벌어져도 승리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뜻한다. B-1B는 지난 5월 말부터 최근까지 모두 12차례 한반도에 출동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가정해 전술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B-1B는 핵폭탄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핵무기 감축을 위한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따라 B-1B의 핵무장 능력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반면 B-52와 B-2는 핵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하늘의 요새’로 불리는 B-52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한다. 최대상승고도가 16.8㎞인 B-52는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폭탄 최대탑재량이 31t에 달해 ‘융단 폭격’을 할 수 있다. 특히 핵을 장착할 수 있는 사거리 2,500㎞인 AGM-86 공중발사 순항미사일(ALCM)과 사거리 3,000㎞의 AGM-129 ALCM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목표물 타격 정확도가 100m 이내다. 이들 미사일의 폭발력은 200kt(1kt는 다이너마이트 1,000t)에 달한다.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1945년 떨어진 핵폭탄(15~22㏏)에 비해 엄청난 파괴력이 있다. 게다가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GBU-57MOP)를 탑재하고 있다. GBU-57은 61m 철근 콘크리트를 뚫을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속도(시속 957㎞)가 느리기 때문에 레이더에 포착될 수 있어 적 지휘부가 피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화염과 분노’ 경고, ‘저승사자’ B-2 염두에 둔 것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폭격기는 ‘하늘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B-2다. 길이 20m, 폭 52m, 무게 71t으로 전투기보다 훨씬 크지만 스텔스 성능으로 레이더에는 거의 포착되지 않는다. 속도는 마하 0.9이며, 최대 비행고도 15km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최대 항속거리는 1만 1,100㎞로 중간급유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복귀할 수 있다. ‘W’자 모양의 독특한 외관 때문에 ‘검은 가오리’로도 불리는 B-2는 1대당 가격이 20억 달러(약 2조 2,650억 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때문에 20대만 운용되고 있다. AGM-86과 AGM-129 ALCM 등 핵무기와 GBU-57 등 폭탄 23t을 적재할 수 있다.
특히 B-2는 B61-11 핵폭탄 16발을 장착하고 있다. B61-11은 지하 관통형으로 북한의 지하시설을 무력화하기에 적합하다. B61-11의 최대폭발력은 340kt로 지하 100m에 있는 벙커를 파괴할 수 있다. B-2는 2013년 3월 독수리연습의 일환으로 미주리 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와 훈련용 폭탄을 서해상 적도 사격장에 투하하고 돌아간 적이 있다. 당시 김정은은 B-2 출격 소식에 놀라 한밤중에 최고사령부 작전 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미사일 부대들에 사격대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B-2는 북한 핵 시설이나 미사일 기지, 평양의 주석궁 등을 타격 목표로 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은 바로 B-2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이 B-2를 출격시킬 것이 분명하다.
미국이 그동안 한반도에 가장 빈번하게 출동시킨 전략자산은 핵항공모함이다. 미국은 현재 제7함대에 로널드 레이건 핵항모를 배치하고 있다. 레이건호의 모항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다. 2003년 취역한 레이건호는 미국이 보유한 항모들 가운데 가장 신형이다. 미국 제40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레이건호는 ‘바다를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레이건 호는 길이 333m, 높이 63m, 만재배수량 10만1,000t, 갑판 면적이 1,800㎡로 축구장의 세 배에 달한다. 원자로 2기를 갖추고 있어 한 번 연료를 채우면 20년 이상 운항이 가능하다. 주력전투기인 F/A-18E/F 수퍼호넷, F/A-18C 호넷,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S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승조원은 5,400여 명이나 되고 시속 30노트(55㎞)로 움직이며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C도 앞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미국은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 한반도 주변 해역에 레이건호와 또 다른 핵항모인 칼빈슨호를 동시에 전개해 공동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두 척의 핵항모를 출동시킬 방침이다. 특히 레이건호가 이끄는 항모 전단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7척과 티콘데로가급 순양함 3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함정은 모두 이지스 전투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반경 수백㎞에 걸쳐 모든 공중·수상·수중 상황을 파악하고 함대공·함대함 미사일로 상대방 전력을 무력화하는 시스템이다. 하늘을 날아오는 탄도·대함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전력도 갖추고 있다.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90발까지 실을 수 있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은 시속 880㎞로 날며 사거리는 1,250~2,500㎞다. 450㎏의 재래식 탄두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은 또 핵추진 잠수함인 오하이오급을 비롯해 버지니아급과 로스엔젤레스급 잠수함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들은 모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상상하기는 싫지만, 만약 미국이 이런 전략자산들을 북한에 총동원하게 되면 결과는 어떨까. 초토화가 확실하다.
이장훈 /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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