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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동북아 대결구도 지속 … ‘안미경중’식 희망적 사고 버려야 2017년 10월호

특집 | 북한 6차 핵실험 … 우리의 안보, 원점에서 다시 본다

동북아 대결구도 지속 … 안미경중식 희망적 사고 버려야

 

지난 8월 16일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중국 인민해방군 하이청 공군기지에서 쑹푸쉬안 북부전구사령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

지난 8월 16일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중국 인민해방군 하이청 공군기지에서 쑹푸쉬안 북부전구사령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

지난 8월 17일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은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국가주석, 쑹푸쉬안 북부전구 사령관(한반도 담당), 판창룽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을 모두 만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 논의를 가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모두 이구동성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정치적 타협만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군사적 방안은 절대옵션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중국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선제(예방)타격, 외과수술식 타격은 대규모 전쟁 발발과 막대한 인명 손실을 야기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당분간 북한 핵·미사일 상황 악화와 도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더욱이 G2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핵문제는 단지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역내 미중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어 한·미·일 3국과의 입장 차이와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수차례 중국의 핵심이익의 침해 상황(북한 정권 불안정 및 붕괴)에 대해 절대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 만큼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같은 과도한 대북제재 동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은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자살행위인 만큼 결국 대화와 협상만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 주장하며 한·미·일 3국에게 과거 10년간 실패한 대북제재와 압박 정책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상을 통한 새로운 해결 방안을 촉구해 나갈 것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6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방미 당시 제의했던 북한 핵·미사일 발사 중단 및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 방안이 현재 중국이 제시하고 있는 쌍중단(雙中斷) 해법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보다 주도적이고 책임 있는 역할 발휘를 요구하고 있다.

, “현실적 해법은 결국 쌍중단·쌍궤병행뿐

유엔 대북제재 결의 제2375호 통과 이후 중국은 이에 발맞춰 한·미·일 등 주변국들에게 기존에 중국이 제시한 쌍중단 및 쌍궤병행(雙軌竝行) 이행을 적극 촉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은 이번에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한 만큼 한·미·일 3국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핵문제 해결 차원에서 이에 적극 호응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9월 3일 중국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BRICs) 회의에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쌍중단과 쌍궤병행이 가장 실현가능성 높은 방안이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8월 12일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을 유지하는데 공동의 이익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쌍중단과 쌍궤병행 참여를 촉구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이 북·미 간 적대적 대결관계에서 발현된 것으로 보고 있어 한국과 미국이 적대적인 대북 인식을 전환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며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이상 북핵문제 해결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신 냉전이 도래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물론 연이은 핵실험과 ICBM, IRBM 미사일 도발로 인해 중국 내에서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악화되었으나 미·중 패권경쟁 가속화, 사드 배치 문제,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국 동맹 강화 등으로 인해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냉정한 현실이다.

한편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이후 중국은 만약 한·미·일 3국이 강력한 대북제재 차원에서 중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조치를 시행할 경우 중국 역시 이에 맞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것이 현실화 될 경우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서 중국과의 협력 및 공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한·미·일 3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구실로 중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를 취하는 것은 동북3성 경제는 물론, 자국에 대한 주권 침범으로 인식하고 있어 자칫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상 시도 없이 압박만? ·, 국제공조 이탈할 수도

향후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적 도발과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동북아 역내국 간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입장 차이와 함께 이로 인한 대결적 구도가 형성됨으로써 한반도 안보 정세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험성 및 미·중관계의 구조적 문제점 등에 대해 일방적이고 희망적 사고가 아닌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G2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핵문제는 동·남중국해, 대만 문제 등과 같은 미·중 패권경쟁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어 해결 방안을 놓고 한·미·일 대 중·러의 입장 차이와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대북제재와 압박이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더욱 악화시켰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어 북한과의 진지한 대화와 협상 시도 없이 지속적인 대북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나간다면 북핵문제 해결을 놓고 상당한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적인 대립 상황 속에서 대북제재 반발로 인한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ICBM 발사가 발생하고 다시금 초강경 대북제재 결의안을 추진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결의안 이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의 ‘안미경중(安美經中)’ 혹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식의 희망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북 및 대중전략 수립이 절실한 때이다. 아울러 북한에 향후 핵실험 및 ICBM 발사를 강행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응징과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음을 보다 정확하게 인식시킴과 동시에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차원의 역내 안보협력 체계 구축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재흥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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