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북한 6차 핵실험, 위력과 의미는? 2017년 10월호
특집 | 북한 6차 핵실험 … 우리의 안보, 원점에서 다시 본다
북한 6차 핵실험, 위력과 의미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이 발생한 지난 9월 3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
핵폭탄은 크게 원자탄과 수소탄으로 나눌 수 있다. 원자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이용한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의 중심에는 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돈다.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원자핵은 커서 중성자로 쪼개기가 쉽다. 원자핵이 쪼개질 때 중성자가 튀어나와 이웃 핵을 때려 또 쪼개진다. 이런 일이 1억분의 1초에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핵분열 연쇄반응이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100만분의 1초 동안 핵분열을 계속하면 질량이 조금 줄어든다. 줄어든 질량은 광속의 제곱으로 곱해져 엄청난 양의 힘이 나오며 이는 곧 섬광과 위력으로 바뀐다. 온도는 1억℃까지 오른다.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을 천천히, 조금씩 나오도록 한 뒤 그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수소탄은 원자탄을 기폭장치로 이용한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1차로 핵분열을 해 고온·고압을 만들면 2차로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플라즈마 상태에서 서로 뭉치면서 핵융합이 일어난다. 원자탄이 핵을 쪼개는 것이라면 수소탄은 핵을 뭉친다. 두 개의 핵이 합쳐진 뒤의 무게는 그 이전 개개의 합보다 작아진다. 그 차이만큼 힘이 나온다. 수소탄은 열핵폭탄이나 핵융합탄이라고도 한다.
수소탄은 원자탄보다 훨씬 강력하다. 위력은 통상적으로 재래식 폭탄인 삼질화톨루엔 TNT 화력으로 견준다. 기본적으로 원자탄의 파괴력이 킬로톤(1kt=TNT 1,000t) 단위라면 수소탄은 1,000배, 즉 메가톤(1Mt=TNT 100만t) 단위다. 증강탄은 원자탄과 수소탄 가운데 있다. 우리에게 빛과 힘을 보내주는 태양에서는 바로 수소탄의 원리인 핵융합이 영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핵반응에서는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에 생태계를 망가뜨린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처음으로 떨어진 원자탄은 우라늄이었고, 8월 9일 나가사키에 터진 원자탄은 플루토늄이었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순식간에 거대한 버섯구름이 생기면서 폭풍, 화염, 방사선을 동반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이때 생성된 방사성 물질은 낙진(落塵)으로 주변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킨다.
北 6차 핵실험, 50~200kt 수준 … 역대 최강 위력
증강탄은 우라늄, 플루토늄 등 핵분열로 위력을 얻는 원자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핵분열 과정에서 핵융합 반응을 이용하는 폭탄이고, 수소탄은 원자탄을 기폭제로 하는 1단계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핵분열 뒤 2단계 중수소와 삼중수소 핵융합을 일으킴으로써 그 위력을 크게 늘린 것을 말한다. 여기에 마지막 3단계 우라늄 핵분열을 더하면 더 강력한 폭탄이 된다.
북한이 지난 9월 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행한 제6차 핵실험은 지난 실험과 비교해 최강 위력으로 추정되었다. 수반한 지진규모는 제5차에 비해 5~6배 높아 기상청의 종파 분석의 경우 5.7을 기록하였고, 노르웨이 지진연구소 측정에 따르면 5.8,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6.3이다.
지진규모가 5.7이라면 50kt, 6.3이라면 200kt이 넘는 수준이다. 핵보유국들이 실제로 보유한 수소탄은 100kt급이 주류인 상황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제6차 핵실험에서 터뜨린 핵폭탄의 위력을 최소 50kt로 추정했다. 이는 히로시마 15kt와 나가사키 21kt 원자탄보다 최소 3배 강한 위력이다. 이 정도 위력이면 얼마의 사상자를 낼까? 히로시마의 경우 폭심에서 반지름 1.6km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11km 이내에는 불바다가 일었다. 폭발로 총 7만~15만 명이 즉사하거나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나가사키에선 4만~8만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4년 미국 민간단체 천연자원보호협회는 북한이 15kt 핵폭탄을 서울 상공에서 터뜨리면 62만~122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같은 해 미국의 국방위협감소국은 서울 상공에서 100kt의 핵탄두가 터지면 31만 명이 즉사하는 등 모두 63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즉 이번 북한이 실험한 핵무기는 도시 하나를 완전히 날려버릴 수 있는 거대폭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아직 미진하더라도 북한이 제시한 정보를 종합하면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핵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문턱을 훌쩍 넘었다. 괄목상대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역대 핵실험 비교
핵 EMP로 활용 시 전자장비 및 시설 초토화된다
북한의 최근 발표를 보면 “위력을 조절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북한이 제6차 핵실험한 풍계리는 150kt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북한이 이 정도 위력이 나오도록 실험을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사실상 미국이 주류로 운영하는 수소탄에 도달했다고 보인다. 제6차 핵실험에 활용된 핵탄두가 서울에 떨어진다면 500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 애초에 한국과 재래식 전력에 밀리자 핵개발에 전력한 결과다. 북한이 앞으로 고농축 우라늄 등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 위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술 더 떠 지난 9월 3일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핵무기의 전자기파동, 즉 EMP 활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에게 핵 EMP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매력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우선 핵무기 사용에 따른 비난을 덜 받을 수도 있다. 어렵사리 대기권에 재진입 할 필요도 없이 핵무기를 150km 이상 고공에서 터뜨릴 경우 고고도지역방어체계, 즉 사드 요격도 피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핵 EMP가 사용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세계 최고수준 정보사회인 남한은 북한에 비해 전자기파 공격에 훨씬 취약하다. 속리산 상공 100km에서 이번에 북한이 터뜨린 핵무기 위력과 비슷한 100kt, 즉 10만t 급 핵탄두를 터뜨리면 남한은 물론 주변국 일대까지 일체의 통신, 전기, 전자 장비와 시설에 고깔 모양의 초대형 초강력 번개가 떨어져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된다. 대한민국이 하루 아침에 조선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한편 이번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서 주목되는 것은 기폭장치의 고도화 부분으로 핵무기 개발이 최종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이후 북한의 도발을 종합하면 북한은 수소탄을 탑재한 ICBM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핵무기의 실전배치와 대량생산에 전력할 것이므로 도발의 강도와 위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번 실험의 폭발력, 기술력 등을 종합해 볼 때 위력이 조금 떨어지는 수소탄이거나 웬만한 증강탄, 또는 고도화된 원자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증강탄에 필요한 충분한 핵물질과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제5차 실험을 통해 핵분열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다. 또한 2단계 핵융합에 필요한 삼중수소도 5MW 흑연원자로를 이용해 제조할 수 있으며, 삼중수소 제조에 필요한 리튬6 또한 북한에 대량 매장되어 있는 상황이다.
냉전 초기 소련이 수소탄 대량생산 직전 증강탄 실험을 실시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증폭기술은 수소탄 보유의 전 단계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 제4차 실험 당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을 정확히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이번 핵실험 직후 “핵융합 기술력을 통한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자세한 기술적 성과를 과시한 것도 주목해야한다.
하지만 북한이 다량으로 보유한 고농축우라늄 40~200kg으로도 이번과 유사한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 미국이 수소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최종 결론을 유보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완벽한 과학적 검증은 영구히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검증을 위한 현장측정을 할 수도 없고, 방사성 물질 포집을 통한 분석에도 한계가 있다. 낙타가 바늘귀를 뚫고 가는 것만큼 힘든 작업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제5차에 이어 이번에도 핵실험 시설의 안전과 차단 능력에 대해 상당히 강조했기 때문에 설사 과학적 확증을 할 수는 없을지라도 핵융합 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이번 핵실험을 기술적 차원에서 증강탄이라 가정할 수 있다. 다만 통상 핵무기를 1세대 원자탄, 2세대 수소탄, 3세대 중성자탄으로 나누고 이를 범용하고 있는 점, 그리고 수소탄을 보유한 나라들의 탄두 위력이 대부분 Mt 급인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의 이번 실험은 소형 수소탄 실험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핵무력 완성 최종단계 … 본격적인 핵탄두 생산 돌입할 것”
여하튼 이번 북한 제6차 핵실험의 최대 의미는 북한의 핵무력이 최종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으로 기술적 차원에서는 더 이상의 핵실험이 불필요하다. 따라서 북핵 고도화 단계 중 핵탄두 기폭장치 부문 목표는 사실상 달성한 것으로 보면 된다. 다만 북한이 보유하고 있을 값비싼 삼중수소의 반감기가 12년으로 짧기 때문에 전략적 도발이 필요한 경우 이번과 같은 핵실험을 한두 차례 더 강행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기존 지하 핵실험장 여건상 북한이 Mt 급 수소탄 실험을 할 수 없고 해상이나 공중 핵실험도 난망하다. 핵무기 특성상 실험 없는 핵탄두의 전력화는 달성될 수 없으므로 결국 북한은 이번 실험으로 핵탄두 기폭제 고도화를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북한 핵 고도화의 또 다른 축인 탄도탄 발사체의 고도화도 조만간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집중적인 실험을 통해 고출력 엔진 성능, 단분리 기술, 고체연료의 실전활용 능력, 이동식 발사대의 안정성, 기동성, 은폐성 등 다양한 기술의 향상을 시도해 다종화된 탄도탄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 탄두 재진입 기술, 유도 및 통제 능력 등 몇 가지 분야의 기술적 부문만 보완하면 탄도탄 고도화도 마무리될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의 핵 고도화 완성 예상시점은 기존 2022년에서 2020년으로, 다시 2018년으로 급속히 앞당겨지고 있다. 또한 향후 북한이 핵무기 보유체계를 증강탄인 소형 수소탄 중심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핵실험 성공으로 북한은 더 적은 핵물질로 훨씬 위력적인 핵무기를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증강탄은 원자탄에 비해 소형화, 경량화가 용이하므로 ICBM용 소형 수소탄 완성은 곧 북한이 보유한 모든 탄도탄에 핵무기가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기준 무기급 플루토늄을 약 19~48kg, 고농축우라늄은 570kg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 10월 기준 북한은 플루토늄 31~64kg, 고농축우라늄은 약 1,130kg까지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표준형 원자탄 제작에 5kg 플루토늄과 25kg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것이지만 15kg 정도의 고농축 우라늄이라면 위력 50kt 정도의 소형 수소탄을 용이하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북한이 2018년부터 핵무기를 전부 증강탄이나 수소탄으로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 경 북한은 원자탄 최대 88개, 소형 수소탄 최대 46개, 도합 최대 134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비공개 핵물질 생산시설이 있다는 것과 생산된 핵물질 전량을 핵무기화 했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므로 실제 보유량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표준형 원자탄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과 이번 핵실험으로 수소탄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은 지금까지 확보한 핵물질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핵탄두 생산에 착수해 핵무기 수를 단기간에 늘이고자 할 것이다.
서균렬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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