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분단을 넘는다, 평화를 안는다 2018년 4월호
북리뷰
분단을 넘는다, 평화를 안는다
이동훈 / 본지기자
남북한의 통일은 상이한 이념과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 왔던 사람들이 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따라서 분단시대 한국의 통일교육은 기존의 방식, 즉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주입식으로 강요하고, 북한 사회의 비참한 실상에 집중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확산에 중점을 둔 구태적 인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교육은 남과 북이 공존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 역량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통일된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선입견을 극복할 ‘반(反)편견 역량’을 비롯해 ‘상호문화의 이해’와 ‘갈등해결의 역량’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통일교육 방향의 총체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통일교육을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관련,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기행, 분단을 넘어서」는 주목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는 최악의 분쟁기를 거치며 폭력과 응징의 악순환을 걸었던 북아일랜드의 역사적 배경을 프롤로그에 설명하면서, 이를 중단하기 위한 사회적 고민과 노력의 발현이 교육현장에서 집적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한다. 민주적 포용성과 평화공존 문화의 확대, 사회·정치적 종파분리주의 극복과 평등주의에 기반한 교육을 지향해 나가는 북아일랜드 통합교육의 모델이 지금의 분단 한반도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지 반문하고 있다.
실제로 저자는 본지인 월간 <통일한국>에 ‘분단 70년 특별기획 시리즈 : 통일교육, 공존의 패러다임으로!’라는 제목으로 지난 2015년 6월호부터 10개월간 북아일랜드 통합교육 사례와 의미를 소개한 바 있다. 나뉘어졌으니 합쳐야 하고 합치면 더 큰 기회가 열린다는 식으로, 통일의 경제편익 강조와 대박을 향해 가자는 독려와 혹시 모를 충격에 대비해 항아리에 돈을 모으며 준비해야 한다는 통일지상주의적 통일교육의 거센 바람 속에 진행된, 작지만 큰 프로젝트였다.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기행, 분단을 넘어서」는 <통일한국> 분단 70년 특별기획 시리즈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평화롭게 공존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 건강하게 통합하는 과정이 어떤 모습으로 한국의 통일교육 현장에 반영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일언론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예비 언론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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