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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생각 | 역사적 대전환 시기, 평화를 향한 국민적 의지 다져야 2018년 7월호

발행인의 생각

역사적 대전환 시기

평화를 향한 국민적 의지 다져야

신영석 /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 월간 <통일한국> 발행인

사랑하는 국내외 독자 여러분. 항상 월간 <통일한국>을 아껴주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는 문턱에서 모두 평안하시고 소원하는 일도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를 열며 시작된 남북 화해의 모멘텀이 분단 이후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최대의 기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흐름은 탄력이 붙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의 정상 간 만남을 가졌습니다.

특히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핵심으로 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고 현재까지 남북은 고위급회담과 군사회담,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선언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긴밀한 협의와 전향적 조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미 정상의 만남, 마지막 남은 냉전의 해체 의미

실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의 수준이 아닌 ‘격변’을 맞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 간 만남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새로운 양국관계 수립 및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및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의 즉각적인 송환과 전쟁포로 및 실종자 유해발굴을 약속했습니다.

독자 여러분. 북·미 정상의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이벤트가 아닙니다. 적대적 관계 속에서 수십년간 서로 대립하고 반목해온 국가가 서로를 향한 데탕트의 장막을 처음으로 열어낸 것이자 지구 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의 해체를 의미하는 일대 사건입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환경을 넘어 국제적 질서를 근본부터 뒤바꿀 정도의 세계사적 의미가 담긴 만남입니다.

물론 북·미정상회담 직후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비핵화 이슈와 관련하여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만 이뤘다는 평가 아래 세부적인 방법이나 조치 내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결여된 합의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날짜가 못박힌 정상회담의 압박 속에서 합의의 접점을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한 북·미 협상의 실무진이었지만 결국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고 정상 간 만남에서 포괄적 합의의 결과만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으며 세부적 이행 방안을 두고 향후 양측 사이에서 벌어질 후속협상의 난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의견을 내비치며 국내외적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한·미동맹 근간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 모든 관계의 출발점은 신뢰입니다. 과거 북·미 사이에 이뤄진 여러 합의들이 어떻게 좌초되었습니까? 문구의 표현 하나, 배경 상황에 대한 해석 한 줄에 이견이 노출되고 이를 중심으로 이상 기류가 번지면 이행의 조치와 책임 전가를 둘러싼 공방을 거듭하다 그대로 주저앉았던 사례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간 북·미의 합의는 상호호혜를 향한 신뢰의 기반 위에 있지 못했고, 이것이 양국 사이에 도출되었던 수많은 약속의 뿌리를 흔들었으며, 결국 불신과 대결의 장으로 회귀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갔던 것입니다.

·미 신뢰구축, 평화통일 향한 한국 여정에 긍정적 조건

이러한 의미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의 공동합의문 전문 마지막에 “상호 신뢰구축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제시되지 않아 이행 구속력이 부재한 원론적 합의일 뿐이라는 평가와 앞으로 이어질 후속협상 국면이 결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깊은 전망 속에서도, 적대적 관계의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신뢰구축을 향한 첫발을 조심스레 떼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향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을 향한 우리의 긴 노정에 분명 긍정적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상호 신뢰를 향한 동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미 양국 공히 후속협상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한 구체적이고 신속한 조치들을 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한반도 평화의 대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이제는 총론을 넘어 세부적인 차원에서 북한과 미국은 물론 기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세밀하고 섬세한 조율을 이뤄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개인과 집단 차원의 유불리를 떨쳐내고 한반도 명운을 결정짓는 역사적 순간에서 평화와 통일을 향한 국민적 의지와 열망을 하나로 모아내는 것에 우리 국민 모두의 역량을 쏟아야 할 시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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