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숲으로 통일미래 품다 | 평안남도 상서리 양묘장, 북한 산림복구의 가능성 보다 2018년 9월호
건강한 숲으로 통일미래 품다 2 | 평안남도 상서리 양묘장 사업 경험
평안남도 상서리 양묘장
북한 산림복구의 가능성 보다
최현아 /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 수석연구원

북한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대동학술림 내 양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묘목(2016년 7월) ⓒ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2년 4월 ‘국토관리 총동원운동 열성자 대회’ 담화에서 토지관리 사업과 더불어 산림조성과 보호관리 사업을 철저히 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2022년 안에 북한의 모든 산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후 2014년 11월 중앙양묘장을 현지지도한 이후 “온 나라를 수림화, 원림화하기 위한 강령적인 과업”을 제시하였으며 “전후 복구건설 시기 온 나라가 떨쳐나 재더미를 털고 일떠선 것처럼 산림복구를 자연과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되여 산림복구전투를 벌일 것”을 촉구하였다. 이때부터 북한에서 ‘산림복구전투’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며, 산림복원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시작하였다. 북한의 산림복구전투 1단계 사업 기간은 2015년부터 2017년으로 한스자이델재단(HSF)이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조림 사업과 비슷한 시기다.
평안남도 대동학술림 중심으로 조림 시범 사업 추진해
한스자이델재단의 경우 2012년부터 북한 산림 관련 사업을 준비하여 2014년 9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평양 순안국제공항으로부터 약 20여 km 떨어진 평안남도 대동군 상서리 대동학술림을 중심으로 조림 시범 사업을 진행하였다. 시범 사업지로 지정되기 전 2012년 4월 방문했을 당시에는 토양의 상태가 매우 건조하게 보였으며, 양묘장의 경우에도 현대화 되지 않은 상태였다(32쪽 사진). 양묘장에 필요한 전기와 관개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며, 약 500m 떨어진 하천과 주변 작은 우물에서 인력으로 물을 길러와 관수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조림 시범 사업 대상지의 토지피복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해상도가 30m인 Landsat1)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감독분류법(Supervised)과 무감독분류법(Unsupervised)이 결합된 혼성분류법(Hybrid supervised)을 바탕으로 산림(Forest), 농경지(Cropland), 수역(Water), 주거지(Village)의 4가지 토지피복으로 분류하여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조림 시범 사업 대상지의 산림면적은 1989년 전 대상지 면적의 54%를 차지하였으나, 2012년 43%로 줄어들었고, 주로 주거지 주변에 있는 산림이 감소하여 농경지와 주거지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주거지가 있는 마을 인근지역에서 경작지 개간 등으로 산림을 훼손하여 땔감용 나무를 벌채하면서 산림 훼손이 증가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4년 9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되면서 조림 시범 사업 대상지 주변의 산림훼손을 막고, 벌채가 아닌 산림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주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국토환경보호성(MoELP) 산하 산림과학원 산림경영학연구소(Forest Management Research Institute)와 함께 대동학술림의 현대화 방식과 묘목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장비, 수종 선택 등에 대해 검토하였다.
조림 현대화 방식부터 수종까지 북한 담당자가 직접 진행
이때 북한 현지 담당자가 직접 사업 기간 동안 연간 조림계획을 세웠으며, 필요한 수종의 양과 대상지 관련 계획을 세웠다. 조림수종 선택 시에도 북한 현지 담당자가 결정하였으며, 단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과실수가 포함되어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주었다. 일례로 2016년에는 단나무(아로니아) 1t을 수확하여 지역 주민과 분배했는데 이러한 성과는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북한 언론에 산림복구전투의 성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
또한 조림 시범 사업과 함께 임농복합경영(agroforestry)에 필요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정 간격으로 묘목을 심고 묘목 사이에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작물과 채소 등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낙엽송을 키우는 양묘장 주변에 옥수수를 심어 양묘에 필요한 그늘을 제공하고 수확물은 상서리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업 기간 동안 종자와 묘목, 비료, 휴대용 토양분석기, 용수 공급을 위한 관수설비인 양수 펌프(water pump), 그늘막 등을 지원하여 실제 대동학술림 경영 과정에서 현지 담당자가 양묘장을 직접 관리 및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그 예로 휴대용 토양분석기를 이용한 토양 분석 결과, 계절별 조림계획 및 현황, 필요한 정보 등을 포함한 분기별 보고서와 연간 보고서가 현지 담당자에 의해 작성되어 사업 파트너기관인 국토환경보호성(MoELP)과 한스자이델재단에 전달되었다. 이렇게 전달받은 자료를 다시 산림 전문가와 공유하여 관련 의견을 전달 받아 북한 현지 담당자의 양묘장 관리·경영에 대해 교차확인하였다.
대동학술림 토양분석 자료를 검토한 산림전문가는 대동학술림 토양의 경우 수목이 생장하기에 적당한 양분 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의견을 주었다. 국내 산림토양 평균 이화학성, 조경설계 기준 등과 비교해 봤을 때 대동학술림 토양산도(pH)는 대부분 수목생육 적정범위인 5.5∼6.5pH 범위에 있으며 질소, 인, 칼륨 등도 수목생장 적정범위에 있다는 의견을 주었다.
이외에도 현지 담당자의 양묘 관련 능력 배양을 위해 국외 산림전문가가 직접 방문하여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였다. 한스자이델재단은 대동학술림 관리·경영을 통해 습득한 현장 경험을 북한 산림전문가와 공유할 수 있도록 양묘 관련 서적 출판을 지원하였다. 대표적으로 「양묘장일군참고서」, 「나모기르기기술문답집」, 「원림록화에 리용되는 수종이 좋은 나무들」 등으로 국토환경보호성(MoELP)을 통하여 북한 산림전문가에게 배포하였다.
한스자이델재단은 북한 현지 담당자가 양묘장을 포함한 대동학술림 주변 조림 사업을 계획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였으며, 국외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산림 관련 지식과 능력배양을 함께 지원하였다. 그 결과 사업 초기와 다르게 현대화된 양묘장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도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다. 2012년 당시 아무것도 없던 황량한 땅에 2017년 현대화된 양묘장과 양묘장 주변 나무가 심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2014년 당시 나무가 없던 대동학술림 주변 산과 언덕 등에도 적지 않은 나무가 심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임농복합경영 중심의 협력과 담당자 역량강화 집중해야
한편 2018년 7월 4일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이 개최되었으며, 첫 번째로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경영 등 산림조성과 보호 관련 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현재 UN의 대북제재 아래에서 양묘장 현대화를 위한 개발협력 사업이 이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스 자이델재단의 사업에서 진행하였듯 북한 현지 전문가가 직접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장비 목록, 묘목과 종자 등을 전달 받은 다음 UN 대북제재 결의에 부합되는 산림협력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UN 안보리 결의의 규정상 예외적으로 허용되기 때문에 남북 산림협력 중에서도 임농복합경영을 위한 과실수 위주의 종자와 묘목을 지원하고, 북한 현지 전문가의 능력배양을 중심으로 먼저 진행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서는 북한 현지 전문가의 능력배양을 위한 산림교육센터 설립 지원 경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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