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 연해주, 한인들의 치열한 도전정신과 꿈을 안은 땅 2018년 12월호
포커스 | 2018 재외동포 세미나 및 제23차 통일한국포럼
연해주
한인들의 치열한 도전정신과
꿈을 안은 땅
알렉세이 쿠쉬니르 / 블라디보스토크시 국제협력부장
제23차 통일한국포럼(회장 손재식)이 11월 21~24일 3박4일 간 러시아 연해주에서 개최되었다. 2015년 포럼 창립 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된 이번 포럼은 21일 고려인들과의 간담회(우수리스크), 22일 동북아 환경협력 세미나(아르춈시), 23일 통일한국포럼(블라디보스토크시) 등의 회의와 함께 이 지역에서 펼쳐졌던 한인들의 개척 정신과 치열했던 항일운동의 자취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이중 11월 23일 30여 명의 포럼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블라디보스토크 시청에서 “러시아의 극동개발전략과 남·북·러 협력방향”을 주제로 제23차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날 포럼은 블라디보스토크시 알렉세이 쿠쉬니르 국제협력국장의 특별강연과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되었다.
쿠쉬니르 국장은 “연해주 지역의 한·러관계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용으로 연해주 한·러 관계를 설명, 이 지역을 찾은 포럼 회원들에게 150여 년 우리 근대사를 주마등처럼 훑게 하였다. 쿠쉬니르 국장의 특강과 포럼 회원들의 질의응답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인들의 연해주 지역 이주는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 한인들의 이주는 농사를 지을 땅의 부족과 가뭄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었다. 한인 이주자들은 봄이 되면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으로 옷가지만 가지고 이주한 까닭에 대체로 조·러 접경지역에 마을을 조성하였다. 이들을 비교하면 당시 일본인은 큰 도시에, 중국인은 연해주 전체에 분포하였다.
중국인은 대부분 불법 거주가 많았고, 한인들은 러시아 정부와 밀접하게 협력하고 러시아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당시 연해주는 땅이 넓었으나 사람이 부족해 군대 급식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농사를 짓고,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다른 아시아계 이주자들처럼 한인들도 자신들의 마을을 형성했으며, 이 한인촌이 지금의 포그라니치나야 거리로 중국인 마을과 인접했다. 한인들의 극동 이주는 매우 평화롭고, 자발적이었다. 농민이나 노동자뿐 아니라 일본의 한국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정치적 이주자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한인의 연해주 이주, 러시아에도 도움되었다”
현대에 와서 1990년 9월 30일 한·러수교가 이루어지고, 경제협력, 정부부처 간 협력, 군사협력,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 문화교류 등 50개 이상의 협약이 체결되었다. 2014년 1월부터는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어 모든 종류의 여권 소지자가 상호 60일 이내 체류가 가능하였다. 연방정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한·러 간 교역량은 190억달러로 2016년 대비 27%가 상승했으며, 한국으로의 수출은 120억달러, 수입은 6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인적교류에 있어서도 급속도로 발전해 매년 100명 이상의 러시아 과학자와 교사, 학생들이 한국에서 연수를 하고, 한국인들도 러시아연방 예산으로 공부를 하거나 상당수가 자비로 연수하고 있다. 러시아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25만명의 한국인들이 방문했는데 이는 2016년 대비 57% 증가한 숫자다. 또한 23만명의 러시아인이 한국을 방문, 2016년 대비 16% 증가를 보였다.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여 2016년 5만명, 2017년 10만명, 올해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러분은 중국 관광객이 얼마나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현재 약 36만명이 되는데 아마도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에 비해 한국은 매년 2배가 증가하고 있으며, 아마도 2년 후면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은 주로 50대 이상의 단체 관광객인데, 한국 관광객은 개별, 가족, 청년들이 많고, 대체로 작은 규모의 단체 여행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거리에서 한 손에 핸드폰을 쥐고, 한 손에는 쇼핑백 든 여성을 보면 대부분 한국 관광객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매년 동방경제포럼이 열린다. 지난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였다. 올해 평양에서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두 지도자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회담하기를 기대해 보았다. 연해주 주민의 한 사람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누구보다 고대하는 입장으로, 몇 년 전 북한이 로켓 발사 실험을 할 때부터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는지를 줄곧 지켜보고 있다.
지금 한반도는 안정화 과정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회담 프로세스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올해 9월 12일 푸틴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에서 이낙연 총리와 회담을 가졌으며, 이에 대한 접근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한반도 안정화 과정, 블라디보스토크 역할 기대해”
블라디보스토크의 지리적 위치는 논쟁이 필요 없는 경쟁우위에 있으며, 이는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기반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요 과제는 아태 지역에서 발생되는 대다수 화물을 러시아를 경유하도록 하고, 중국, 한국, 일본 등의 화물이 복합운송 서비스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수송되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는 몇 년에 걸쳐 한국, 북한과 3자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는 한반도 철도를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사업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전을 위한 가스관 건설 등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현재 아태 지역의 관광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아태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도시로 아태 지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시간은 3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19세기 건축물들이 원형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린스키극장의 극동지부가 개관되었고, 가까운 미래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러시아 박물관이 연합할 박물관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국가급 프로젝트를 실현하게 되면 도급업체나 하도급업체로 참여해야 할 중소기업들이 동원될 것이다. 따라서 블라디보스토크는 교통, 물류 중심지뿐만 아니라 금융의 중심지로서도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블라디보스토크가 남북한이 통일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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