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식 전달보다 놀이·문화 접목하여 자연스럽게 2014년 3월호
기획 | 통일교육, 현장과 소통이 답이다!
지식 전달보다 놀이·문화 접목하여 자연스럽게

통일교육 시범학교인 서울동일초등학교에서는 열린 ‘통일작품 전시회’. 전시회는 그동안 이루어진 통일교육의 구체적인 결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통일 한국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기회가 되었다.
분단 70여 년을 앞둔 현 시점에서 우리의 현실은 통일이 실현돼야 할 과제에도 불구하고 분단 상황을 주어진 현실로 수용하는 분위기가 팽배되어 있다. 우리의 분단현실과 우리를 둘러싼 국제환경은 통일달성이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요한 과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통일달성은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위협 등 분단구조의 불안정에 따른 국가발전의 장애를 극복하고 자국의 안보확보와 경제실리 추구를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제환경에서 필요한 과제이다.
마음으로 받아들일 미래지향 통일교육 추진
통일은 우리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소극적·부정적인 통일인식이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닐 정도로 무관심의 영역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대내외 환경은 통일을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되는 과제로써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있으며 이런 시점에서 정부는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통일준비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마련돼야 하며 막대한 비용 충당의 재원마련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열망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통일은 제도와 영토통합만이 아닌 사람의 통합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사람의 통합 즉 마음의 통합을 위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민들이 통일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통일교육의 추진은 통일기반 구축차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통일교육은 분단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한 명칭과 내용의 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행해져왔다. 그 결과 통일교육은 양적으로 확대된 한편 균형적·객관적인 자료 개발·보급 등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을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 제고를 위한 노력 등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통일교육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국민들의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통일인식을 향상시키는데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은 통일교육이 양적 확대와 질적 발전이 있다 해도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과 의식변화 등에 부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분단 70년을 맞아 국민들은 통일을 민족사적 당위성보다는 현실적인 필요성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으나 통일교육은 이런 국민의 의식변화와 감성에 따르지 못한 채 형식적·일방적인 내용과 방식의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통일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은 일반 성인에 비해 통일·북한인식이 부정적이며 통일문제를 현실적이고 개인 실리위주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학교통일교육은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이 행해지고 있다. 게다가 입시교육에 따른 학교통일교육의 여건 미비로 통일교육은 청소년들의 부정적인 통일인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한 통일교육은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통일교육 추진에 중점을 두고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미래지향적 통일교육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국민들의 통일의식수준과 관심에 부합되는 콘텐츠개발과 함께 시스템을 개편하여 통일교육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 콘텐츠 개발은 감성적 접근을 통해 국민들이 통일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국민들에게 통일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속에 지닌 의미를 알게 함으로써 통일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새롭게 공동체 구성에 따른 공동체의식과 가치함양을 위한 민주시민교육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미래지향적 통일교육의 또 다른 추진계획은 국민 소통 중심의 창조적인 콘텐츠 개발과 함께 STP 전략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재설계하는 것이다. STP 전략은 교육대상자를 Segment(분류)하고 이들에 Targeting(중점)을 둔 Positioning(방식 수립)을 하는 것으로 교육대상자의 특성을 고려, 그들의 관심과 수준 등에 부합되는 맞춤형의 교육내용과 방식 등을 설계하는 것이다.
STP전략에 따른 맞춤형 교육 설계
한편 이와 같은 국민들의 흥미와 공감을 유발하는 통일교육의 콘텐츠 개발과 교육과정의 설계 등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의 통일교육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청소년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통일교육의 내용과 방식에 있으나 무엇보다 통일교육시간의 절대적 부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행 학교 교육과정이 입시위주의 편성에 ‘집중이수제’, ‘선택교과제’ 등의 운영으로 학교통일교육의 비중은 점차 약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일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통일교육은 교육부와의 협력을 통해 학교현장에서의 통일교육 시간 확보와 같은 지원 내실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의 시간 확보를 위해 학교 통일교육의 실태를 조사 한 후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예컨대 교육부와 협업을 통해 올해 중학교 대상의 ‘자유학기제’ 시행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자유학기제’는 보다 체계적으로 통일교육을 할 수 있어 중학생들이 통일문제를 그들 삶과의 관련지어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진로탐색, 동아리지원, 캠프) 등이 가능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흥미와 공감을 유발하는 통일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통일문제가 그들의 관심영역인 진로와 진학 등과 연관성 있음을 인식시키는 교육 내용을 그들의 흥미를 돋우는 체험·참여형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소통중심의 미래지향적 통일교육은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학생들의 공감대 형성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지원 등을 주요 추진계획으로 삼고 있다.
학교통일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추진 계획은 지난해 처음 실시된 ‘통일교육 주간(5월 마지막 주)’행사를 확대 추진하는 방안이다. ‘통일교육 주간’을 통일교육지원법 개정 등을 통해 법제화하는 한편 일선학교 대상 계기수업, 학부모 통일캠프, 장차관 통일교사 등 기존 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문화예술계 인사 초청행사, DMZ 현장견학 등 체험 프로그램 운영하고, 통일교육 관련 방송 프로그램 방영 등 신규프로그램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통일교육 주간’행사의 추진확대는 학교통일교육의 활성화만이 아닌 전 사회적인 통일문화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통일의 필요성 등을 집중 홍보하는 등 통일친화적인 공동체 구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또한 통일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통일교육의 확산을 위해 지원 재단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분단에서 통일까지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으로 발굴, 보존하기 위한 지원재단으로, 가칭 ‘평화통일교육·역사재단’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재단은 단기적으로는 교육 콘텐츠 개발, 체험 프로그램 운영, 실태조사 등을 담당하고 장기적으로는 분단사 기록의 종합적 발굴 및 체계적 관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가칭 ‘평화통일교육·역사재단’ 설립도 검토
이상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통일교육의 추진계획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교육 대상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쌍방향적인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 특히 학교현장에서의 통일교육이 학생들의 감성과 공감을 유인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능한 교과단원의 내용을 지식위주의 전달보다는 놀이와 문화를 접목하여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통일단원의 교과내용을 관련 영상물(가능한 5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통해 이해시키고 통일 관련 주제를 다룬 영화나 노래 등의 대중문화예술 속에서 통일문제를 현실성 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통일교육 주간과 같은 시기의 계기별 수업시간에는 음악·연극·토크콘서트 등 문화적 접근의 ‘통일캠프’ 와 ‘청소년 통일문화 경연대회’ 등과 같은 다양한 통일문화공연 등을 통해 통일문제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경 /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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